영안 트인 망나니 대사형으로 전생했다 07권
영안 트인 망나니 대사형으로 전생했다 07권
영안 트인 망나니 대사형으로 전생했다
07
폭파중
영안 트인 망나니 대사형으로 전생했다 07권
차례
제151장. 어쩐지 신경이 좀 쓰입니다.
제152장. 뭐 어떻느냐?
제153장. 무림의 연호에는 천하제일인의 이름표가 붙는다.
제154장. 그래, 그래야지.
제155장. 이유를 모르면 의미가 없잖아.
제156장. 그래, 무척이나.
제157장. 척 봐도 잘 지내지 못하는 것 같구려.
제158장. 그렇다 해도 가볼 가치는 있지
제159장. 자세한 설명 고맙소
제160장. 만날 수 있을 것이오…분명.
제161장. 이만큼이나 있는 데도 부족합니까?
제162장. 결백하다면 웃통을 까 보아라.
제163장. 지금 중요한 것은 그런 게 아니오.
제164장. 어디 이것도 한 번 피해봐라.
제165장. 불사소혼공[不死消魂功].
제166장. 즐겁지 않느냐?
제167장. 살수 업계에도 양심이란 게 있어야지.
제168장. 사람 죽는 거 처음 보냐?
제169장. 지금부터 몇 가지 질문을 할 것이요.
제170장. 집에 가자.
제171장. ……석기린 본인이 맞소?
제172장. 왜 나를 도와주는 것이요?
제173장. 암, 알고 말고.
제174장. 전세가 바뀐 것 같군.
제175장. 거기서 보고 있어라.
영안 트인 망나니 대사형으로 전생했다 07권
제151장. 어쩐지 신경이 좀 쓰입니다.
무언가 빠져있다.
그런 건 봉성이 지적해 주지 않아도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전생의 마제 주일혼도 그랬으니까.
소림의 무공을 배우면 항상 그러했다.
아무리 형과 식, 공력의 운용법을 정교하게 따라해도 무언가 알맹이가 비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물론 구파일방이나 오대세가의 극상승 무학도 보고 베끼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기는 매한가지였다.
아무리 나라도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 명가와 명문의 숨겨진 가르침과 공부를 모두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림의 무공을 베끼는 건 여느 명문과 명가의 무공보다 더 큰 부족함이 있었다.
“그래서 뭐인 것 같습니까?”
“음?”
“그래서 제 소림무공에서 뭐가 부족한 것 같냐는 말입니다?”
“흠…….”
내 질문에 잠시 앓는 소리를 내던 봉성이 씩 미소 짓더니 말했다.
“그건 스스로 알아내야지.”
“에휴.”
마제 시절 만난 소림의 장문인이자 칠성의 한 명인 금강신승[金剛神僧]도 그랬다.
배워보라 해서 신나서 배웠더니 알맹이가 없다고 말했고.
그래서 뭐 때문에 그런 것 같냐고 물으면 저리 애매모호하게 답했다.
하여간 땡중들 사람 골려 먹는 게 그리 재밌는지.
물론 그들이 왜 말로 설명해 주지 않는 건지는 안다.
말로 설명해 주는 것만으로 아는 것이라면 이미 진작에 알았겠지.
즉, 이 문제는 다른 누가 아니라 내가 직접 깨우쳐야 하는 문제라는 말이다.
그런 문제에서 타인의 조언은 오히려 편견을 심어줘 고찰에 방해가 될 뿐이다.
다만 아무리 궁리해 봐도 전생의 마제는 답을 찾지 못했다.
그렇기에 괜한 허송세월 하지 않고 아예 소림 무공에는 관심을 두지 않으려 했던 것이다.
“뭐 일단은 이거면 됐겠지, 나머지 무공은 차근차근 가르쳐 주마 나는 가서 제자 놈을 불러올 테니 기다리고 있거라.”
어차피 하루아침에 해결될 일도 아니었기에 봉성은 자신의 제자를 불러오기로 했다.
애초에 내가 소림의 무공을 배우는 건 덤 같은 것이고 진짜 약속은 그의 제자를 봐주는 쪽이었다.
그렇게 봉성이 데려온 것은 아직 이십 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체격 좋은 훤칠한 젊은이였다.
“인사해라 이 녀석이 바로 소림에 백 년 만에 나온 용문제자[龍門弟子]이자 내 마지막 제자인 마선위다.”
“아미타불.”
염불을 외운 마선위가 고개를 살짝 숙였다.
마선위, 강유란이 사랑해 마지않는 그 님이었다.
확실히 그녀가 좋아 죽을 만큼 인물도 훤칠하고 키도 크다.
소림의 제자지만 속가제자인 덕에 머리카락도 단정하게 틀어 정리했을 뿐, 민머리가 아니었으니 미남이라 부르기 부족함이 없었다.
다만 한 가지 신경 쓰이는 것은 그의 전신에서 느껴지는 어떤 분위기였다.
“…….”
초조함.
용문제자라는 거창한 직함을 달고 있으면서도 마선위에게는 초조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동시에 그 초조한 분위기와는 별개로 그의 태도는 오만하기 그지 없었다.
마선위는 대놓고 내 모습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불만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스승님, 이 자는 누구인지….”
“허허, 기뻐하거라 내가 너의 수양을 위해 특별히 모신 고수분이다.”
“아무리 봐도 제 또래로 보입니다만….”
“허허, 네 눈이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실력이 무척 뛰어나고, 무엇보다 너처럼 다양한 무공을 사용하는데 능한 자이니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
마선위의 얼굴에 불만의 빛이 어린다.
나이가 한참 차이 나는 스승을 상대로 꽤나 무례한 태도였다.
지금 그의 행동은 나는 물론이고, 나를 데려온 제 스승인 봉성마저 업신여기는 행위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태도에도 불구하고 절절매는 건 오히려 봉성이었다.
나를 상대로 보여주던 분위기와는 달리 아무래도 봉성은 엄격한 스승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하긴, 그럴만도 한가?
봉성은 마선위를 자신의 마지막 제자라고 했다.
게다가 둘 사이의 나이 차이도 엄청났다.
봉성에게 있어 마선위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귀여운 손자 같은 제자겠지.
자식을 보았다면 제 중손자뻘인 마지막 제자에게 도무지 엄하게 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런 봉성의 안일함이 더욱 마선위를 안하무인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나는 그제야 봉성이 무엇을 위해 나에게 제자의 교육을 맡겼는지 눈치챘다.
“말이 많군.”
“방금 시주께서 뭐라 말하신 건지?”
마선위가 차가운 목소리로 되묻는다.
“말이 많다고 했다, 내 실력이 의심스러우면 애꿎은 스승에게 어린애마냥 볼멘소리 하지 말고 직접 확인해 보거라, 네놈이 배울 게 있는 상대인지 아닌지.”
“…….”
내 도발에 마선위가 차가운 논으로 쏘아본다.
그리고 연무장 한쪽에 세워진 봉을 들고 와 자세를 잡았다.
“좋소, 어디 떠드는 만큼 실력이 뛰어난지 직접 확인해 보겠소. 바라건대 나를 실망시키지 않길 바라오.”
“입으로 떠드는 건 누가 못할까?”
“뭐라?”
“왜 내가 못 할 말 했나? 용문제자랍시고 만용이 지나치구나, 소림이라는 우물이 아무리 깊어도 결국 우물에 불과한 것을, 그 우물에서 조막만 한 성취를 이뤘다고 오만방자하게 구는 게 창피하지도 않느냐?”
“이, 이…!”
내 적나라한 비난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는 마선위.
나는 그의 모습을 일별하고 봉성을 곁눈질했다.
그가 고맙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역시나.
그가 내게 맡기고 싶었던 건 다양한 무공을 적절히 구사하는 방법 따위가 아니었다.
이른 나이에 이룬 큰 성취로 오만방자해진 제자의 콧대를 꺾어주길 바란 것이었다.
아무래도 소림 무공을 공부하며 헤매느라 짜증이 치밀어 오른 상태다.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젊은 놈의 콧대를 꺾으면 이 짜증도 좀 가라앉겠지.
“어디 잘난 척 떠든 만큼 실력이 있는지 확인해 보겠소.”
그리 말하며 단단한 자세로 버티고 서는 마선위.
나는 그를 보며 고개를 내저었다.
“고수가 하수를 먼저 공격해서 쓰나. 삼 초 양보해 주마.”
“이익!”
그 한마디에 이성의 끈이 끊긴 듯 마선위가 내게 달려들었다.
봉성과 마찬가지로 무상대능력[無上大能力]의 공력을 휘감은 마선위의 봉이 소림곤법천종을 전개했다.
소림곤법천종은 소야차[小夜叉] 육로와 대야차[大夜叉] 육로 배곤[排棍] 삼로 무정세와 천사[穿梭] 일로 무정세의 총 네 개의 투로로 이루어져 있다.
소야차 육로가 입문용 기본기고 대야차 육로부터 소림곤법천종의 진신이라 할 수 있다.
배곤 삼로 무정세는 완숙에 이른 수련자를 위한 절기이고 마지막 천사 일로 무정세는 소림곤법천종의 최후 절초였다.
그중 마선위가 펼친 것은 대야차 육로였다.
빠르면서 강한 소림 특유의 강맹함을 담은 대야차 육로가 정면에서 짓쳐 들어온다.
그것을 무영유령보를 펼쳐 피하며 역으로 파고들었다.
봉이나 창 같은 무기를 상대할 때 명심할 점은 결코 공격을 옆으로 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내가 옆으로 피한 뒤 다음 자세를 취하는 것 보다 상대가 뻗은 봉을 회수하고 다시 지르는 쪽이 더 빠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창이나 봉의 공격은 뒤로 피하거나 혹은 역으로 파고드는 게 정석 중의 정석이었고 나 역시 그렇게 했다.
그 순간 마선위의 봉이 바깥으로 돌며 내 몸을 밀어내려 했다.
란나찰[?拿?]
창술의 기본이지만 동시에 봉술의 극의다.
오만방자한 태도와는 별개로 봉술의 기본을 잘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밀어내는 봉을 피해 거리를 벌리는 순간 마선위의 봉이 일변했다.
소림 특유의 정적이고 우직한 봉법이 아니라 동적이며 폭발적인 힘을 뿜어내는 봉법으로 형태를 바꾼 것이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건 개방의 타구봉법[打狗棒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