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안 트인 망나니 대사형으로 전생했다 04권
영안 트인 망나니 대사형으로 전생했다 04권
영안 트인 망나니 대사형으로 전생했다
04
폭파중
영안 트인 망나니 대사형으로 전생했다 04권
차례
제76장. 호북의 사파를 통일한다.
제77장. 내가 좀 늦었군.
제78장. 덤벼봐라.
제79장. 환영하지.
제80장. 애초에 그러라고 모인 자리다.
제81장. 하여 내게 비책이 있다.
제82장. 얄미워서 그런다 왜?
제83장. 보표가 힘을 숨김
제84장. 잘 안들리오!
제85장. 싫다면?
제86장. 들고 튑시다.
제87장. …스스럼없이 이름만 부르지 마라.
제88장. 하오문 놈들은 이래야지.
제89장. 보물이 있는 곳에는 혈풍이 분다.
제90장. 네 스승이란 사람은 누구냐?
제91장. 어디 이것도 막아보거라.
제92장. 소수[素手]
제93장. 알고 있었다는 말이다.
제94장. 그걸 또 믿네.
제95장. 가서 네 원대로 날뛰어봐라.
제96장. 식상한 이야기지만….
제97장. 당신 도대체 누구야?
제98장. 뭐가 볼품없다는 거요?
제99장. 죽여달라는 건가?
제100장. 붙어.
영안 트인 망나니 대사형으로 전생했다 04권
제76장. 호북의 사파를 통일한다.
권마의 두 손에 선풍이 인다.
가끔 허당스러운 모습을 보여 잊기 십상이나, 권마는 권마다.
마도의 초고수로 권성의 호를 코앞에 둔 무림의 초강자.
그녀가 마음만 먹는다면, 구정물과 구룡회 떨거지들을 다진 고깃더미로 바꾸는 데는 채 일각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내 입장에서는 그것을 굳이 말릴 이유는 없다.
하지만, 나는 구태여 그 사이에 끼어들었다.
“말리려는 거냐?”
권마가 눈살을 찌푸리며 묻는다.
나는 고개만 까딱여 조금만 참으라 신호했다.
솔직히 그녀가 내 말을 들어줄까 의문이었다.
정식으로 구배를 올리지도 않았고 스승이라 부르지도 않는다.
어디까지나 무공을 배우고 가르치는 건조한 사이.
무시하고 저들을 쳐죽인다 해도 할 말은 없다.
“…….”
하지만 다행히도 권마는 내 부탁을 들어주었다.
그러는 사이.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된 구정물이 더러운 말을 연이어 입에 담았다.
“호오, 팔다리도 길고 늘씬한 것이 제법 봐줄 만하구나, 사검문주 네놈의 여자냐?”
“…….”
“흐흐흐, 제법 취향이 좋구나, 기분이다! 네놈이 저지른 무례는 팔 하나 정도는 잘라야 용서할 수 있는 것이지만, 거기 그 계집을 넘기면 고개를 숙이는 것만으로 용서해 주마.”
“…….”
“어떠냐? 제법 좋은 제안이 아니더냐?”
이정도면 충분하다.
“참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불쾌했다.”
하지만 네 부탁이니 참았다.
뒷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 의미는 충분히 전해졌다.
그렇게나 스승 행세를 하고 싶은 걸까?
얌전히 내 부탁을 들어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다.
“무례하구나! 감히 내 스승님에게 그런 망발을 하다니!”
“음?”
내가 자신을 스승이라 칭한 것에 놀란 건지, 권마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뜬다.
“군사부일체! 군주와 스승과 부모는 하나나 다름없는 법! 네놈이 내 스승을 욕보였으니, 그것은 곧 내 부모를 욕보인 것과 같다!”
구정물의 헛소리를 내버려둔 건, 모두 명분 만들기를 위해서였다.
구룡회의 산하에 들어갈 생각은 없다.
하지만 저놈들 하는 꼬라지를 보면 ‘싫어.’라고 답한다고 ‘그래.’ 하고 곱게 넘어갈 리가 없다.
싸움을 피할 수 없다면 정당한 명문을 만들어 두는 게 이득이었다.
단기적으로든 장기적으로든.
“굳이 권주를 무시하고 벌주를 택하는구나.”
머리가 돌인지 권주 벌주 구분도 못하는 구정물이 제 부하들에게 눈짓했다.
대충 해석하자면 ‘저 건방진 놈을 썰어버리고 계집을 내 앞으로 끌고 와라’라는 뜻이겠지.
스윽, 척
양벽호와 사검문도들이 내 앞을 막아선다.
양벽호는 그렇다치고 일반 사검문도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게 의외였다.
까놓고 말하자면 그들에게 나는. 어느 날 대가리를 쳐죽이고 문파를 먹은 명목상의 문주에 불과하니까.
하긴, 생각해보면 문파 공금을 음주가무에 꼬라박는 홍견추 보다는.
있는 듯 없는 듯 가끔 와서 상태만 보고 가는 내가 더 좋게 보일 수도 있겠다.
최소한 공금 싸들고 가서 홍루에 들이부어대진 않으니까.
다만 지금 그들의 도움은 필요 없었다.
“됐다, 나와라.”
“하지만….”
“저따위 피라미들은 나 혼자 충분해.”
양벽호와 사검문도들을 물리고 앞으로 나섰다.
아무래도 아침 수련 시간에 불려 나와 몸이 찌부둥한 상황이다.
딱 좋은 몸풀기였다.
스윽
검을 뽑으려는 순간.
“풍련무로 상대해라.”
권마가 끼어들었다.
뭘 귀찮게 굳이 라는 뜻으로 돌아보자 권마가 뻔뻔한 얼굴로 말했다.
“스승의 명이다.”
젠장!
이 양반 은근히 이런 쪽에서 머리가 좋다.
명분 만들기를 위해 권마를 스승이라 칭한 걸 역으로 이용해 반항할 수 없게 만들다니.
그 와중에 권마의 얼굴이 조금 뿌듯해 보이는 게 더 열받는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먼저 빌미를 제공한 건 나다.
지금은 장단에 맞춰 줄 수 밖에.
“예이 예이, 스승님의 명이니 어련하시겠습니까.”
나는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 풍련무의 자세를 잡았다.
“하! 건방진놈이로구나!”
“아주 회를 떠주마!”
“죽여!”
구정물의 부하들이 앞으로 나선다.
구정물은 구룡회주의 장자.
즉, 회의 정통 후계자다.
그리고 저들은 그 후계자의 호위.
후계자를 호위하는 자들이라 그런지 하나하나 기세가 제법 날카로웠다.
뭐, 딱 그 정도였지만 말이다.
탓!
가볍게 몸을 날려 가장 앞에서 달려오던 녀석의 안면에 주먹을 날렸다.
“크헉!”
얼굴이 뒤로 젖혀지며, 우드득 부러진 이가 허공으로 튀어오른다.
이어서 손바닥으로 놈의 가슴팍을 때린다.
풍련무로 만들어진 약한 선풍이 손바닥에서 터져나와 놈의 몸을 뒤로 날린다.
“큭!?”
“둘러 싸!”
날아오는 아군을 받아주기는커녕 냉큼 피한 구룡회 놈들이 일제히 나를 둘러싼다.
지체없이 포위가 가장 두터운 곳으로 뛰어든다.
그 모습에 모여 있던 구룡회 놈들이 당황한다.
원래 이런 원진을 짜는 놈들은 두터운 곳에 있을수록 방심하기 마련이다.
그 방심을 역이용했다.
“어억!?”
“마, 막아!”
역시나, 당황해서 반응이 늦다.
주먹을 휘감은 선풍을 날카롭게 가다듬어 내지른다.
후웅!
권풍, 아니 선풍이 권로를 향해 쏘아진다.
퍼억!
“커헉!”
허공을 격해 날아간 선풍이 구룡회 놈들의 몸을 두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