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첫 키스하던 날''''''밤 9시 32분.''강미화는 호텔 로비의 벽시계를 42분 째 쳐다보고 있었다. 의자에 엉덩이가 붙어 버렸는지 마음과는 달리 좀체 일어서지지가 않았다. 이런 데서 만나자고 한 그 놈의 저의가 도무지 의심스러워 객실로 올라갈 엄두가 나질 않는 것이었다.'' ‘흑심을 품고 있을지 몰라. 날 겁탈하려는…….’''미화는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그 생각으로 진저리를 쳤다.''분위기 좋은 카페나 레스토랑이 얼마나 많은데, 왜 하필 호텔방이야. 엉큼한 자식. 상습범인지 몰라. 자신을 만나고자 하는 여자들을 일단 시험에 빠뜨리고 그것이 늪인지도 모르고 제 발로 자기 홈그라운드로 걸어 들어오면 손쉽게 유혹할 수 있다는 고단수적인 발상일 거야. 그런 놈이라면 여자를 어떻게 유혹하는지에 대해 훤하게 터득하고 있겠지. 여자보다 여자를 잘 아는 놈일 테니까. ''오, 맙소사! 그런 놈을 어떻게 단 둘만의 공간에서 마주한단 말인가. 눈빛 하나 몸짓 하나도 늑대적인 수법의 연장선상일 텐데 말이지. 자고로 바람둥이 놈들은 무조건 상종을 하지 말아야 뒤탈이 없는 법이다. 혼이 나가버리면 놈이 좋아져 버린다고 하지 않는가. 만난 시간과는 아무 상관없이 말이다. 더군다나 사방이 밀폐된 거나 다름없는 호텔방이었다. 소리 질러도 도와 줄 사람이 없는 곳인 것이다.''하지만 겁이 난다고 해서 피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놈을 섭외하지 않으면 목에 깁스한 놈 마냥 뻣뻣하고 오만한 28살짜리 광고주에게 개망신을 당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다. 물론 사고를 친 것은 그녀 쪽이었다. 대책없이 광고 한 건 물어보겠다고 난리 댄스를 쳤으니까. 그것도 잘난 척 굴며 큰 소리로 뻥뻥 친 거였다.''쟁쟁한 광고쟁이들이 저마다 며칠 밤을 세서 작성해 온 기안들을 비웃듯이 즉흥적으로 생각해 낸 자신의 아이디어가 최고인양 입에 거품을 물고 밀어붙이려고 했었다. 요컨대, 변비가 주는 불결한 느낌을 요즘 최고 인기 상종가를 때리고 있는 꽃미남 톱 탤런트를 출연시켜 완화 내지는 상쇄해 보자는 제안이었다. 인물 중시의 광고 효과가 딱인 제품이라면서 말이다. 그러자 광고주를 비롯한 모든 참석자들이 뜨악한 표정을 지으며 상식도 없는 계집애라도 되는 듯이 쳐다보는 거였다. 열을 안 받을 강미화가 아니었다. 아무리 불결한 이미지의 광고라도 돈을 준다는 데 왜 출연하지 않겠냐고 되러 뜨악한 표정을 지어 보이면서 최고 인기 탤런트를 섭외할 자신이 있으니 섭외 걱정이랑 접으시라고, 믿는 구석 하나 없이 무턱대고, 아니 비웃는 그들에게 한방 먹이고 보자는 심사로, 일부터 저질러 놓고 본 것이었다. 그들 입장에서 보면 그야말로 오도망정을 떤 거였다.'''''''2. 억만 금짜리 생일 선물''3. 두 남자 사이에 끼다!''4. 동거를 한다면?''5. 끌리면 오라.''6. 고백 그리고 청혼''7. 선택은 운명이다''8. 사랑은 함께 하는 거야''9. 연인의 길''10. 레몬사탕처럼 달콤한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