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의 관계는 3권 (완결)
 
우리 부부의 관계는 3권 (완결)
우리 부부의 관계는 3권 (완결)
- 목 차 -


19. 레너드의 비밀
20. 바로 너구나!
21. 세실리아와 타미안
22. 소풍 그리고
23. 내게 너무 아름다운 그녀
24.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
25. 조심조심 또 조심
26. 인과응보
외전 1. 그날의 진실
외전 2. 유모의 필요성
우리 부부의 관계는 3권 (완결)
19. 레너드의 비밀



그때였다.

쑤욱!

가라앉기만 하던 메리엇의 몸이 순간 위로 튀어 올랐다.

축 처진 메리엇을 누군가 밑에서 받쳐 들고 물 위로 밀어낸 것이다.

하얗다 못해 파란 핏줄까지 보이는 창백한 얼굴의 메리엇이 물 밖으로 선명하게 보였다.

그리고 호수 밑에서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으며 물 밖으로 힘차게 팔을 젓는 남자의 얼굴도 보였다.

알브레이트 공작?

어디서 나타났는지 알브레이트 공작이 물에 빠진 메리엇을 건져냈다.

이럴 수가!

벨루아는 자신의 계획이 어그러지자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하지만 막을 수도 없어 뱃머리에서 안절부절못할 뿐이었다.

메리엇을 안고 있던 공작이 벨루아가 탄 배를 잡았다.

배 위에 있던 시종이 얼른 그들을 잡아 올렸다.

공작은 거친 호흡을 삼키며 메리엇을 배 바닥에 눕혔다.

그녀의 입술은 파랗게 질려 있었고 산 사람의 얼굴이 아니었다.

메리엇의 파리한 얼굴을 본 벨루아는 그제서야 안심했다.

어쩌면 메리엇은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

제발 죽었으면 좋겠다.

벨루아는 열심히 잔인한 기도를 했다.

공작은 몇 번 메리엇을 흔들어보더니 의식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깊이 숨을 들이쉬고 그녀의 입에 대고 숨을 불어 넣기를 반복했다.

심장 부근을 규칙적으로 누르고 입에 숨을 불어 넣고 그녀를 살리기 위한 시도가 계속됐다.

그러나 메리엇은 조금의 반응도 없었다.

순간 공작의 눈이 돌아갔다.

몸을 부들부들 떨며 그는 메리엇을 흔들어 깨우려고 하고 있었다.

“메리엇, 메리엇! 정신 차려 봐요. 이대로 죽으면 안 돼! 날 두고 가면 안 돼요. 메리엇!”

흔들고 부르고 숨을 불어 넣고 절규하고 다시 숨을 불어 넣고 흔들고.

미친 사람처럼 그는 소리를 지르며 공작 부인을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공작의 애처로운 몸부림을 사람들이 가슴 아프게 지켜보았다.

그들의 마음도 한결같았다.

제발 저들에게 더 이상 불행이 오지 않기를.

제발 깨어나기를.

저렇게 기다리는 사람에게 돌아오기를.

“메리엇! 메리엇! 당신이 없으면 나도 살 수 없어요! 메리엇!”

제발… 살아 숨쉬기를 사람들이 간절히 바라고 바랐다.

모든 이의 간절한 바람이 이루어진 것일까?

쿨럭!

작게 물기를 토하며 메리엇의 숨결이 간신히 돌아왔다.

가까이 배를 대고 지켜보던 사람들도 멀리서 서서 그들을 지켜보던 모든 사람들도,

이 정적 속에 들리는 그녀의 한 가닥 숨소리를 같이 기뻐했다.

살았다, 그녀가 살았어!

환호와 함께 사람들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공작은 안심할 수 없었다. 그는 옆에서 떨고만 있는 시종을 향해 배를 얼른 선착장으로 대라는 명을 내렸다.

시종은 정신없이 노를 저어 배를 선착장에 댔고 공작은 바로 메리엇을 안아 들고 궁으로 뛰었다.

메리엇의 몸이 너무 찼다.

입술도 파랗다 못해 검게 변했고 몸이 사시나무 떨듯 떨리고 있었다.

“따뜻한 물을 준비해. 어서!”

공작의 명에 시종들이 쏜살같이 뛰어 시녀들에게 따뜻한 물을 준비하라 전했다.

시녀들이 가장 가까운 손님방 욕조에 따뜻한 물을 부어대기 시작했다.

정신없이 물을 붓고 있을 때 부인을 안은 공작이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욕조를 보자 공작은 얼른 손을 한 번 넣어보고 부인을 안은 채 욕조 안으로 들어갔다.

커다란 남자가 물속에 들어가자 엄청난 물보라가 일었다.

주변의 시녀들이 놀라 뒤로 물러서자 공작이 소리쳤다.

“모두들 나가 있어. 내 아내는 내가 직접 돌볼 것이니. 가서 내 시종에게 우리의 옷가지를 준비해 오라고나 전해.”

귀부인의 목욕 시중은 시녀들이 들어야 하는데 공작의 명이니 그저 멍하니 모두 욕실 밖으로 나왔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욕실 안에는 공작 부인을 가슴에 깊이 품고 있는 공작밖에 없었다.

그는 따뜻한 물을 열심히 그녀의 머리에 어깨에 부어대며 그녀를 꼭 끌어안았다.

조금 전 의식이 돌아온 것을 보았지만 아직도 안심하긴 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