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빨리 어깨 너머를 힐끗 살핀 리는 급히 계단을 내려와 바로 들어갔다. 어두운 바 안엔 점심 시간에 한잔하려는 사람들이 많아 매우 혼잡했다. 폴은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남자들 틈에서 폴을 찾아 주위를 둘러볼 수 있을 만큼 키가 크지 않았다. 양복 입은 남자들 사이를 뚫고 지나가느라 리는 신경이 바짝 곤두섰다. 남자들이 자기를 알아볼까 봐 두려웠다. 다행스럽게도 저 쪽 구석에서 폴의 금빛 머리가 보였다.'그녀가 가까이 다가가자 키 크고 매력적이며 세련된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의 마음은 자랑스러움으로 가득 찼다.'"이렇게 늦게 오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