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서곡

“여기가 확실한 거예요?”

“맞아.”

“왜, 안 오는 거죠?”

이곳은 미래도시 대영국이다. 그 안에 속한 소만시 특검경 비밀위 요원들은 오늘도 잠복근무 중이다.

“……마약을 하기 위한 파티가 열리는 게 정말 사실일까요?”

“화려해 보이는 사람들도 결핍이 있을 테지.”

“그렇게 다 가진 사람들이 대체 뭐가 부족해서.”

돈과 명예로 가려진 불순물들은 밤이 되면 들끓었다.

“뭐, 어쨌든 출처는 확실해.”

“그 정도예요? 요즘 같은 인력 고갈 시대에 밤중 잠복까지 하니까.”

화려한 밤 조명 사이에 숨은 악인들은 언제나 존재했다.

“이런 때이니까 아주 절실하고 정확하지. 선하의 전달이니까.”

“그렇다면.”

“……저기 봐.”

“오, 정말이네, 그래도 연예인이긴 연예인이다. 멋있네.”

“멋있으면 뭐하냐?”

지독히 악한 늪은 먹잇감을 놓아주지 않는다.

“문지기들도 사라지려고 하네, 슬슬 우리도 준비해 볼까?”

“네, 알겠습니다.”

사람의 선한 마음을 어지럽히는 사람을 찾아내야만 했다.

“냄새도 지나치지 마.”

“스쳐도 잡겠습니다.”

“이 순간만큼은 네가 내 파트너라서 아주 좋아.”

“충성.”

그것이 불현듯 스치는 느낌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

“틀림없네.”

“바로 알아봐 주시다니. 역시 회장님이십니다.”

의심과 놀라움으로 수많은 봉투를 보는 사람들은 미소를 지었다.

“노 회장님 말씀처럼, 정말 알짜배기들만 모여 있네.”

“좋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잘생긴 오빠가 가져온 우리 아가들 상태가 엄청나!”

“아닙니다. 김미미 배우님.”

특히 가운데 앉아 있던 노 회장의 목소리는 타인들보다 떨렸다.

“자네는 대체 이렇게 훌륭한 상품을 대체 어디에서?”

“회장님, 그건.”

“나도 불문율을 어기고 싶지는 않아. 회장과의 인연이 하루이틀도 아니고.”  

그는 약을 사거나 판매하는 출처 확인을 하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건 너무 최상이야.”

“회장님의 호출에는 앞으로 즉각 상품을 준비해 드리는 것으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오래전 수입과 수출 유통 시장에 보따리상으로 자리를 잡아 현재의 모든 유통업에 손이 닿아 있는 C 조직의 능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역시 그녀가 가장 아끼는 부하야. 자네는 볼 때마다 나를 놀라게 하는군.”

하지만 그것은 C 조직이 고품질의 약시장까지 진출하여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만들어 가는 덫 임을 그 누구도 몰랐다. 

“감사합니다. 곧 파티에 초대된 손님들이 도착할 시간이니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벌써 그렇게 되었군.”

그곳에서 수완이 좋은 젊은 사업가 용재는 자신의 가면에 그림 붓으로 친절을 그려내는 신사다움을 추구했다.

“감상하느라 시간이 흐르는 줄도 몰랐네.”

“그러게, 다시 봐도 끝내주니까.”

“저희가 초대한 가수 진유 씨의 노래도 여흥에 보탬이 되시기를.”

가려진 그의 가면 속 어두움으로 쾌락을 숭배하는 영혼을 재물로 삼키는 것과도 같았다.

***

“와.”

“……흐아.”

용재가 떠난 공간은 사람들의 흐트려진 몸이 나뒹굴기 시작했다.

“완전 좋아.”

“미치겠네.”

나른하고 큭큭 웃음소리와 남녀의 끈적한 움직임도 점차 농도가 진해지고 있었다.

“끝내줘.”

“이리 와봐.”

“흐흐.”

그 어느 누구도 이성의 브레이크를 제대로 작동시키지 못했다.

“옷이 갑갑해.”

“내가 벗겨 줄까?”

“응.”

마치 쾌락과 향락의 본능만이 온통 이들을 지배하는 것 같았다.

“이제 시원하지?”

“그럼 이것도 기억해 봐. 이다음에는 뭘까요?”

“……윽.”

최고의 행복을 맛보는 사람들처럼 말이다.

“아, 정말 이미 영업이 끝났다니까요!”

“어이쿠, 정말 실례합니다.”

그때였다.

“무슨 일이야?”

“실장님! 아니 갑자기 들어오셔서.”

“죄송합니다만, 오늘 영업은 끝났습니다.”

꼭꼭 숨겨진 곳에서 벌어진 파티를 비밀리에 돕던 직원들은 당황했다.

“네, 알고 있습니다.”

“알고 있는데 들어오시다니, 누구신지.”

“경찰입니다.”

“……!”

경찰이 나타난 것이다.

“저희가 오늘은 확인해야 할 제보가 하나 있어서 말입니다.”

“아, 네에.” 

“이렇게 조사 허가서를 들고 왔지요.”

“……자, 잠시만.”

한눈에 보기에도 평범한 부서의 사람들이 아님을 알아차렸다.

“저희가 시간이 없어서요, 둘러보기만 하겠습니다.”  

그렇기에 그들의 수색을 말리지 못하고 있었다.

“……이게 무슨.”

“이봐요, 정신 좀 차려 봐요.”

“…….”

“내 말 들려요?”

“…….”

이미 부서진 영혼을 구하고 싶어 하는 그들의 진심을 당해내지 못했다.

“벌써 자리를 이탈한 사람들도 있는 것 같은데요?”

“흔적만 있어?”

“멀리는 못 갔을 것 같지만, 쓰러진 사람들이 더 위급해 보이기는 하네요.”

“와, 여기는 완전히 아예 기절한 거야?”

“그 사람은 숨은 붙어 있어?”

“……아니요,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눈을 감은 채 자신이 죽어 가는지도 모르는 그들의 의식을 재차 확인했다.

“의료 팀은?”

“여기 왔습니다!”

“그럼 우리는 도망자들을 찾으러 가자.”

“수고하십시오!”

“잘 부탁합니다.”

잘못된 선택으로 꺼져 가는 생명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

“쫓아오는 사람 없지?”

“그런 것 같아…… 윽.”

“이 미친놈아, 그 여자만 유인하면 되는 거라며!”

“아니, 이거 좀 놔, 나도 억울하다고.”

황홀함의 시간 속에 또 다른 이득을 챙겨 도망친 두 남자가 주변을 살폈다.

“너무 늦었잖아.”

“죄, 죄송합니다. 닥터.”

“저렇게 많은 경찰들이 들이닥친다고 안 했잖아.”

“철저히 준비했다고 했는데.”

자신들의 욕심을 그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불안함에 날이 서 있었다.

“잡담은 그만. 용재가 지시한 일에만 집중하도록.”

“네.”

“알았어. 닥터.”

하지만 그들은 다시 훗날 보장된 튼튼한 울타리를 생각하며 천천히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