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5년 5월.''짜디짠 소금물이 쉴새없이 얼굴에 부딪혀 왔다. 사방에서 거친 파도가 은빛 포말을 일으키며 뾰족뾰족하게 늘어선 바위들 쪽으로 그의 보트를 밀어내려 했다. 하지만 그는 단호하게 눈을 부라리며 힘껏 노를 저었다. 팔과 어깨가 끊어져 버릴 것처럼 아팠어도 굳세게 보트의 균형을 유지시켰다. 그리고 혼신의 힘을 실은 괴성을 내지르며 높이 솟은 바위틈 사이를 통과하였다. 고개 숙여 낮은 아치형의 바위 밑을 지나치자 마침내 뻥 뚫린 동굴 입구가 모습을 드러냈다. '저 멀리 달빛 그윽한 바다 위에 그의 동료들이 탄 일곱 척의 배가 닻을 내린 채 기다리고 있었다. '칠흑같이 어두운 화강암 동굴. 그 안에서 그는 팔뚝으로 이마의 땀을 닦아내며 천천히 숨을 골랐다. 그 후에야 횃불 하나를 밝혔다. 이제 찍찍거리며 머리 위로 날아다니는 박쥐들을 제외하고 그의 침입을 알아챌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보트를 뭍으로 끌어올린 다음 단단한 땅으로 훌쩍 뛰어내렸다. '‘15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