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뉴욕. 브로드웨이''싸늘한 가을바람이 불어대는 밖과 달리 스튜디오 안은 머리위에서 지글거리는 조명과 열띤 촬영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었다. 상반신은 누드에 팬티밴드가 드러날 정도로 헐렁한 팬츠차림을 했지만 드러난 살갗엔 반짝이는 땀방울이 흐르고 있었다.''이태양. 이곳에선 헬리어스라 불리고 있었다. 그는 새로 뉴욕에서 출간될 맨즈 잡지의 표지용 스틸 촬영 중이었다.''유망한 슈퍼모델인 세이카와 함께 일하는 게 처음이 아닌데도 오늘따라 일이 진척은 없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너무 피곤했다. 그와 같은 차림으로 실오라기 하나 안 걸친 상체와 골반아래에 걸린 손바닥만한 스커트를 입은 세이카가 의아한 얼굴로 태양을 쳐다보았다.''그 답지 않게 초보자용 실수를 계속 내고 있었다.'자꾸 굳어지는 표정 때문에 촬영이 지연되자 카메라맨인 쟈크가 불만을 토로했다.''[헬리. 오늘 왜 그래? 세이카와 다정하게 좀 더 달라붙어.]''[미안해요. 쟈크. 세이카 미안. 너무 더워서인지 컨디션이 안 좋아요. 잠깐만 시간을 주세요.]''땀이 가득 맺힌 얼굴로 태양은 손을 들어 촬영을 중지시켰다.''[그래? 그럼 커피한잔씩만 마시고 다시 하자고. 헬리. 요새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일이 많은 건 알지만 그래도 몸 관리에 신경을 써. 헬리만큼 좋은 모델 찾기 힘든데 다른 사람 생각해서라도 조심해.]''[고마워요. 몸은 좋은데 오늘 아침 일어나고 나서 자꾸 기분이 쳐지네요.]'[헬리. 어디 아픈 거 아니에요?]''웨이브 진 금발에 인형처럼 오밀조밀 생긴 세이카가 안부를 걱정하며 태양의 이마에 손을 얹었다. 그러나 곧 표시 안 나게 움직인 그의 손에 의해 내려졌다. 세이카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있지만 그에겐 다른 여자에게 한눈팔 여유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