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P 1. 이상한 아르바이트''' ''''늦었다! ''1시가 인터뷰라고 했는데 1시를 넘은지는 벌써 오래전이었다. 하지만 그건 내가 게을러서도, 무책임해서도 아니다. 다만 내가 방향치에 길치이기 때문이라고나 할까? 지도를 들고 있긴 했지만 그건 그저 종이 쪼가리에 불과했다. ''게다가 이 동네는 가게도 안보이고 사람 그림자조차 구경하기가 힘들어 길을 물을 수도 없었다. 마지막 수단으로 지나가는 승용차 앞으로 달려들어 겨우 길을 물었다. 운전기사 뒤에서 느긋하게 앉아있던 사모님의 황당한 표정이란······. ''덕분에 겨우 찾았다. 이 주소가 맞다면 저기 저 꼭대기에 서 있는 무진장하게 큰 집이 바로 내가 찾는 그 집이었다. 있는 힘을 다해 달려갔다. 아무리 강철 체력, 믿는 건 건강뿐이라지만 한여름 뙤약볕에서 1시간 이상을 헤매고 가파른 경사길을 달리자니 복날 멍멍이처럼 혀를 내밀고 헥헥 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원래 이렇게 추잡스럽게 필사적인 캐릭터는 물론 아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서울대(물론 여기서 서울대란 서울에 있는 대학의 줄임말이지만)의 성격 쿨한 얼짱이라고나 할까? 혹자들은 이 얼짱의 줄임말을 얼굴 짱나, 얼굴 짱커라고 하지만 그건 뭐 개인적인 판단에 맡기겠다. 그런 내가 이토록 필사적인 이유는 신용불량자 대량생산 시대에 발맞춰 나 역시 카드 빚 때문이었다. 명품 몇 개를 오빠의 카드로 좍좍 긁어댔더니 백만원이 넘는 청구서가 날아든 것이다. 오빠한테는 방학때 아르바이트 해서 갚겠다고 큰소리 쳤지만 경기침체다 청년실업이다 하는 이 때에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더 어려웠다. 오빠는 날이면 날마다 카드빚 갚으라고 독촉 해댔고, 최후통첩을 보내오길 나의 채무를 부친에게 받아내겠다는 것이었다. 만일 이 사실이 부친께 알려진다면 난 명품으로 죽도록 두들겨 맞고, 머리를 홀라당 깎여 골방에 갇힐 것이 뻔했다. 우리 부친의 잔인무도한 인간성으로 보아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것이다. ''그러던 차에 교수님의 아르바이트 권유를 듣는 순간 내 귓가에는 헨델의 메시아가 울려퍼졌다. 할렐루야! 게다가 굉장한 고액의 아르바이트가 아닌가? ''할렐루야! 할렐루야! 할렐루우야! '내게 선택의 여지는 물론 없었다.'''''''■ STEP2. 두 배의 조건' '■ STEP3. 비밀의 방 ''■ STEP4. 선의의 거짓말 ''■ STEP5. 뜻밖의 장례식 ''■ STEP6. 예지몽 ''■ STEP7. 어제의 적이 오늘은 동지? ''■ STEP8. 꼭 토요일이라야 돼? ''■ STEP9. 공주같은 너도 좋아 ''■ STEP10. 마법이 풀리는 12시''■ STEP11. 찾아줘서 고마워 ''■ STEP12. 은오의 사촌''■ STEP13. 그 여름의 매미 ''■ STEP14. 고도를 기다리며 ''■ STEP15. 혼자 큰 아이 ''■ STEP16. 행복한 기다림 ''■ STEP17. 마이 퍼니 발렌타인 ''■ STEP18. 사랑인 줄 이제 알았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