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은 술집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아래 푸르스름한 조명이 그를 맞았다. 친구들이 이미 와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여어, 이형아! 인마, 여기다, 여기!"'대학 동창 중 한 명이 그를 알아보고 바 저쪽에서 손을 흔들었다.'"이야, 자식! 이게 얼마 만이냐?"'"귀국한 지 두 달이 다 되어가는데 이제야 코빼기 내밀기냐?"'섭섭한 듯 투덜거리는 친구들과 악수를 나누며 이형이 말했다.'"그렇게 됐다. 잘들 지냈지?"'군에 간 친구가 첫 휴가라도 나온 것처럼 반가워하는 친구들에 비해 덤덤한 태도로 인사하며 이형은 자리에 앉았다.'"넌 여전하구나. 아직 결혼 전이라며?"'건배를 하며 술을 한잔씩 마신 뒤, 이형의 바로 옆에 앉은 친구 녀석이 물었다.'"쭉쭉 빵빵 금발 미녀라도 하나 꿰차고 들어올 줄 알았는데, 왜 아직 혼자야?"'"하하하, 그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