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일에 미친 아버지에 못 이겨 어머니가 집을 나갔다. 하지만 여전히 일에 미친 아버지는 어린 아들을 혼자 내버려두었다. 다행히 돈은 풍족했기에 아이는 별 탈 없이 자랄 수 있었고, 아버지처럼 되지는 않겠다며 삐딱선을 타는 남자 아이의 흔해 빠진 이야기. '“영우 형, 저 여자 괜찮지 않아?”'“어디?”'느릿한 동작으로 시선을 돌린 남자의 눈에 한 여자가 들어왔다. 눈에 확 띨 만큼 예쁘기도 했지만, 남자가 시선을 고정 시킨 이유는 따로 있었다. 완전한 격리. 그녀는 많은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전혀 다른 공간에 있는 듯 묘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혼자 술을 마시고 있는 게 그랬으며, 그녀 주위에 아무도 다가서지 않는 게 그랬다. '끼이익. '술에 취해 흔들리는 몸을 지탱하기 위해 테이블을 밀며 걸음을 옮긴 남자가 천천히 2층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무도 그에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남자도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았다. 그의 눈에는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녀만이 담겨 있을 뿐이었다. '“난 영우, 넌?”'“오늘 잘 곳이 필요해.”'“당장 호텔 잡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