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까지만 해도 맑았던 하늘에 30분 전부터 빗줄기가 가늘게 내리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 에서도 굉음을 내며 스피드 자랑이 한창인 레이싱 카(racing car)는 멋지게 서킷(circuit, 자동차나 오토바이 따위의 경주용 환상도로)을 미끄러지듯 달렸다.'“감독님! 어떻게 할까요? 하늘을 보니까, 비가 쉽사리 그칠 것 같진 않은데…… 박서웅 선수에게 그만 피트(Pit, 차량기지)로 들어오라고 할까요?”'멜빵바지와 야구모자가 잘 어울리는 자그마한 여자가 자신보다 배는 클 법한 남자를 목이 꺾이도록 올려다봤다.'“흐-음. ……아무래도 그래야겠지? 비는 더 이상 굵어질 것 같진 않지만, 그렇다고 무리해서 달리는 것도 안 좋을 테니까. 노면이 미끄러워서 자칫 잘못했다가 사고라도 나면 안 될 테니 들어오라고 하는 게 낫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