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날씨. 따사로운 햇볕이 내리쬐는 하늘에는 꽃눈이 하염없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후두둑 떨어질 것 같은 만개한 벚꽃을 매달고 있는 가지들. 그 아래를 지친 발걸음으로 걷고 있던 서하는 오늘도 허탕을 쳐서 가슴이 답답했다. 올해로 벌써 열셋이나 먹어 버린 탓인지 벌이가 시원찮았다.'항상 같은 구역을 맴돌던 동생 서아는 원장의 협박에 어쩔 수 없이 다른 구역으로 나가야 했다. 걸으면 걸을수록 느려지는 발걸음을 재촉하며 서둘러 고아원으로 향했다. 벗어나야 하는데…… 겉모습으로는 평화롭기 그지없는 저곳의 실상을 폭로해야 하는데…… 힘없는 작은 소녀는 그럴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