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가출''''''유안대륙의 중심부에 자리 잡은 아유국. 그곳은 축복의 땅이었다. 아유국 삼면으로 크고 맑은 강이 여럿 흘렀고 아유국을 감싸는 두개의 산 강림산과 멸괴산이 있었다. 강림산과 멸괴산으로부터 신선한 정기를 받고 두 산의 도움으로 오랜 세월을 살아온 아유국인들은 두 산을 수호산으로 모시며 특별히 했다. 아유국은 수호산의 기운을 받아 추위와 더위를 피했고 평화로이 발전해 나갈 수 있었다. 더욱이 가까운 강에서 끌어온 물로 수담을 설치해 농사에 활용했다. 자연의 비옥한 토지와 인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해마다 풍농을 이루었고 나라는 부유해져 갔다. 아유국은 비옥하고 풍요로운 자연을 근간으로 많은 발전을 이루어 나갔다. 유안대륙의 중심이라는 위치적 유리에 물질의 풍요를 더해 유안대륙 최강의 국가로 오랜 세월 군림해 왔다. 아유국의 최강기는 전대왕인 아소융 시대였다. ''아소융의 전에도 그같이 완전한 최강기는 없었고 아소융의 후에도 어쩌면 아유국이 멸망하는 그 날까지 그보다 더한 시대는 맛볼 수 없을 것이라 확신했다. 아소융은 국력에 모든 것을 쏟아 부은 위인이었다. 타고난 재주는 무한한 도전과 연구를 통해 아유국의 국력으로 결실을 맺었다. 아유국인은 주변국인 청무국과 명악국에 비해 체구가 작고 근력이 부족한 점을 극복할 만한 무언가를 만들었던 것이다. 그것은 ‘검’과 ‘창’이었다. 유안대륙에 흘러들어 모든 국가와 부족에서 사용하는 무기들이 모두 아유국에서 비롯되었다.'' 융의 시대가 가고 다가온 새로운 시대는 황제가 아닌 왕으로서였다. 황제의 나라, 유안대륙 최고로 군림하던 아유국이 왕의 나라, 주변강국의 힘에 억압받는 약소국으로 전락했던 것이다. 그러나 아유국인들의 삶에는 그다지 변화가 없었다. 여전히 아유국은 풍요로웠고 아름다웠다. 변화는 왕궁에만 그것도 여린 여인에게만 닥쳤는지도 모르겠다.''''''하루의 반 이상이 해가 들고 따뜻한 바람이 부는 나날이 이어졌다. 날이 좋아서인지 순수하고 아름다운 작은 것들이 생명을 터뜨렸다. 하루가 다르게 산과 들에 꽃이 피고, 새싹이 돋고, 강물은 더욱 푸르러 지고 있었다. 과일과 곡식은 풍성하고 사람들의 마음이 너그러우니 들리는 것은 웃음소리고, 보이는 것은 평화뿐이었다. 웃음소리도 잦아들고 평화마저 보이지 않는 시간이 돌아왔다. 세상엔 온통 어둑어둑한 땅거미가 내려앉았다. 어둠 속에 웃음과 평화가 묻혀 있는 진한 새벽. 오로지 보이는 것은 녹색의 번뜩이는 두 눈동자뿐이다. 오로지 들리는 것은 사그락사그락, 바람에 흔들리는 잎사귀 소리뿐이다. 살금살금. ''“쉬이. 조용해, 야옹아.” ''조심스레 옮기는 걸음이 신중하다. 번뜩이는 눈을 한 짐승에게 소리 안 나게 속삭이는 여린 음성이 들리고, 커다란 방문이 열린다. 고운 흰 잠옷차림의 소녀가 방문을 나선다. 주위를 살핀 소녀는 익숙하게 걸음을 옮겼다. 긴 복도를 따라 몇몇의 사내들이 보이는 곳을 피하고, 잠시 쉬고 다시 걷고를 해 나갔다. 어느덧 또다시 커다란 문이 보였다. 좀 전의 것보다 더욱 크고 단단해 보이는 문에는 아름다운 여인과 건장한 사내들이 새겨있었다. 나무로 된 큰 문을 돌아 귀퉁이의 작은 문을 열었다. 열린 문을 통해 푸른빛이 스며들었다. 그 빛을 보자 소녀는 작은 웃음을 머금고 걸음을 재촉했다. 늘 뛰어노는 정원에 다다르자 걸음을 늦춘다.''“얏호, 이제 자유라고. 진정한 자유.”''허공으로 뛰어 오르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소녀와 함께 누런 짐승도 같이 기뻐한다. 땅을 박차고 올라 빈 하늘을 손으로 휘휘 저으며 기뻐하는 소녀였다. 소녀가 뛰며 조금, 조금씩 몸이 돌아 처음 뛴 곳과는 다른 방향에서 멈추고 소녀의 웃음도 멈춘다. 소녀의 눈에 들어온 곳은 방금 벗어난 곳이었다.'''''''■ 2. 사냥감이 된 여인''■ 3. 요물''■ 4. 상처를 낸 자가 상처를 입다''■ 5. 늘 내 것인 여인''■ 6. 외로움의 끝''■ 7. 속심''■ 8. 귀환''■ 9. 선물''■ 10. 월향 혹은 월화공주 ''■ 11. 여인의 운명''■ 12. 잊혀진 기억 ''■ 13. 감춰진 마음 ''■ 14. 귀한 사람 ''■ 15. 이별 ''■ 16. 믿을 수 없는 일''■ 17. 죄''■ 18. 영원한 아침''■ 19. 에필로그 - 용서 ' '■ 20. 그랬던 그가 - 외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