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리언은 이미 모든 감정을 초월한 상태였다.''그녀는 옷장을 열고 서랍 안을 마구 뒤졌다. 마침내 찾아낸 가위를 손에 들고 한 움큼의 머리를 막 자르려고 할 때, 문이 벌컥 열리며 제이콥이 쳐들어왔다. 그는 번개처럼 다가와 손에서 가위를 쳐냈다.''"이렇게 유치하게 행동할 줄 알았어야 했는데."'그의 얼굴은 분노로 경직되어 있었다.''질리언은 생각할 여지도 없이 그의 뺨을 세게 때렸다.'"지옥에나 떨어져 버려요. 내게서 손뗐잖아요. 안 그래요?"''제이콥은 질리언의 손목을 잡고 거칠게 비틀어 그녀를 그의 앞에 무릎 꿇게 만들었다. 그의 눈길은 칼처럼 매서웠다.'"머리를 자르기만 해봐. 맹세코 뼈마디가 욱신거리도록 패줄 테니까."''"그래, 때려 봐요. 그래서 기분이 나아진다면 어디 때려 보라고요."'그를 마주 노려보는 그녀의 눈빛 또한 제정신이 아닌 사람 같았다.''갑자기 그의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졌다.'"그래야 할지도 모르지! 그래, 그러면 기분이 나아질지도. 질리언, 약 좀 그만 올려. 이 정도로 충분하니까 말이야!"'그냥 하는 위협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