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깊이 잠들은 깜깜한 어둠 속. 다섯 살쯤 된 어린 여자아이가 좀 전까지 깊은 잠에 빠져있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빠른 속도로, 두 눈을 번쩍 뜬 순간과 거의 동시에 자신을 감싸고 있던 이불을 젖히고 일어나 소리 없이 움직였다. 아이가 조심성 없이 철컥 소리를 내며 방문을 열었지만 함께 잠들었던 아이의 부모는 미동도 없이 잠들어 있었다. 아이는 몽유병이라도 걸린 사람처럼 정확하고 신속하게 거실을 지나 주방 옆 작은 방문을 열었다.'“언니?”'아이가 들어선 방안에선 작은 물방울들이 터지는 것 같은 요상한 소리들이 울리고 있었다.'“포로롱…. 포로롱….”'“어? 너무 예쁘다. 칫. 언니 혼자 놀고. 미워.”'십대로 보이는 한 소녀가 두 무릎을 꿇고 양 손을 벌리고 있었고 그 두 손바닥 사이의 허공중에 반짝이는 솜뭉치 같은 것들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여자아이가 소녀 곁으로 다가오자 반짝거리던 알 수 없는 물체들이 툭 터지며 발광하여 어두운 방안을 순식간에 환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