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뭐라고요?”''“다음 주 주말에 너의 약혼식이 있을 거라고.”''“엄마!”''채영은 뒤통수 한대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세상에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한번도 만나보지 않은, 매번 매스컴에 오르락내리락 하는 천하의 바람둥이 놈팡이 녀석과 약혼을 하라는 말은 채영에게는 차라리 죽으라는 말 보다 더 독으로 들렸다.''“나보고 그 놈팡이 녀석하고 약혼을 하라고? 엄마 지금 제 정신으로 하는 소리야?”''“너, 혹시라도 네 아빠 앞에서 싫다고 하면 벼락 떨어진다. 잔소리 말고 저녁에 약속 잡아놨으니깐 만나 봐.”''“싫어! 지금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조금 바람 끼가 있기는 하지만 그만하면 얼굴도 잘 생겼고, 나이에 비해 능력도 있고 뭘 더 바라니?”''“능력은 무슨! 사장 아들이랍시고 자리하나 차지하고 있는 거겠지.”''“하여튼 너 7시다. 알겠어?”''자기 말만하고 사무실을 빠져 나가는 엄마가 채영은 너무나 야속했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처럼 심란할 때에 얼굴밖에 모르는 남자와 약혼을 하라는 말에 채영은 더욱 심란해졌다. 그동안 결혼에 관해서는 아무 말도 없었던 분들이 왜 갑자기 그런 바람둥이와 약혼을 하라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