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그렇게 바라보면 안 돼. 나나 그 놈이나 벗겨보면 다 같은 놈이거든. 날 무슨 백마 탄 기사쯤으로 생각하고 있나본데 제발 그러지마. 어지간히 진정이 된 것 같으니 옷을 입어. 집으로 데려다 줄게.”'재준이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대답 없이 그를 바라보기만 했다. 이제 문을 열고 나서면 그와는 끝일 것이다. 가까이 바라 볼 수도 없을 것이고, 그의 담배 냄새를 맡을 수도 없을 것이다.'싫었다. 그건 정말로 싫었다. 충동적으로 그녀는 까치발을 하고 그의 턱에 입을 맞추었다.''“이게 무슨 뜻이지?”'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이번에는 그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어느새 이성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짝사랑에 미친 여자의 본능만이 남아있었다.''“진정해. 그리고 이러지마, 난 사람이라고, 돌부처가 아냐.”''“내가 싫어요?”''“싫냐고? 솔직히 그렇진 않아. 좀 더 솔직 하자면 말이지…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면 아가씬 뒤로 안 돌아보고 달아나 버릴걸? 하지만 지금은 타이밍이 좀 그렇잖아? 나중에 후회할 일은 아예 시작하지 않는 게 좋아. 내가 제 정신일 때 그만해. 공주님.”''“날 어떻게 생각해도 좋아요. 하지만 난 원하는 게 뭔지도 모르는 철부지는 아니에요.”''“그래? 그럼 원하는 게 뭐지?”''“당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