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는 절대로 쓸 수 없다고 버티더니, 무슨 심경의 변화라도 있었나? 어쨌든 그동안 수고 했네.]'시끄럽고 요란한 음악에 몸을 맡겨 춤을 추다 보니 어느새 한 남자가 노골적으로 접근해 왔다. 순간 정강이를 확 걷어차려던 예민은 그만두기로 했다. 이미 그녀는 정숙한 국어 선생님이 아니었다. 결국 스스로 사표를 내고 말 것을, 예민은 그동안 거센 파도 같은 소문을 참으며 지냈던 일이 억울했다. 차라리 남자 여럿 후리고 다닌다는 소문을 사실대로 만들고야 말리라! 그러니 먼저 접근한 남자를 찰 이유가 없다. 은근슬쩍 몸을 더듬는 것이 불쾌하지만, 이미 예민은 원나잇 스탠드까지 결심하고 이곳에 발을 들여 놓았다. 그녀의 긍정적인 반응에 남자는 더욱 밀착해 춤을 추기 시작했고, 정신을 차렸을 때 예민은 남자와 함께 나이트클럽을 나오고 있었다.'“어디로 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