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결벽증인 그놈Ⅱ''''''딩동 딩동.''“누구세요?”''“나다.”''“문 열렸어. 들어와라.”''근무하는 토요일이라서 하루 종일 근무를 하고 퇴근하려고 하던 그녀를 그가 어디론가 끌고 가기 시작했다. 어디를 가는 거냐고 그렇게 목청껏 외쳤건만 말이 없다. 가다가 꽃집에 들르더니 화려한 꽃다발을 한 다발 만들고 어떤 아파트 앞에 차를 세웠다. 그런데 그가 초인종을 누르자 어디에선가 많이 듣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더니 따뜻한 목소리로 말을 하는 그를 보며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사람도 이렇게 따뜻하게 말할 줄 아는 사람이구나! 이렇게 활짝 웃을 줄 아는 사람이구나!! 무엇이 그의 웃음을 앗아간 건지는 모르지만 이 사람도 행복을 아는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에 맴돌았다. 요즘 그와 함께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그의 새로운 면을 보게 된다. 물론 자신에게는 여전히 못된 대마왕시끼처럼 말하고 행동하지만 그게 자신을 사랑하지 않아서 라는 것도 알고 있지만 함께 시간을 보내면 보낼수록 그를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 저 왔어요.”''“그래. 우리 산호 왔니?”''“네. 어머니 건강 하셨죠? 이 꽃 받으세요.”''“너무나 예쁘구나. 그런데 이 녀석아 왜 이렇게 오랜만에 왔어?”''“조금 바빴어요.”''“왜 이렇게 얼굴이 말랐어? 너 요즘 밥 잘 안 먹고 다니는구나?”''“아니에요. 어머니가 해주는 밥을 못 먹어서 그래요.”''“녀석.”''휠체어에 앉아 계신 분은 그렇게 그를 편안한 곳으로 이끌어 주는 듯해 보였다. 그러다 문득 주위를 그제야 둘러보았다는 듯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미소가 너무나 따뜻해서 아무리 마음이 악한 사람이라도 금세 마음이 풀어 질것만 같았다. ''“아, 어머니 저랑 약혼할 여자예요.”''“그래? 애들한테 얘기는 많이 들었어요. 어서 와요.”''“안녕하세요. 최은경 이라고 합니다.”''“은경 씨 어서 와요.”''“네. 안녕하세요. 사장님”''그들이 인사를 나누고 있는데 주방에서 현미가 거실로 나왔다. ''“은경 씨 나도 있어요.”''“어? 최 대리님.”''“최 대리님은 무슨 그냥 언니라고 불러요.”''“언, 니요?”''“그럼요. 은경 씨가 나보다 한살 어리잖아요.”''“네. 언니.”''“거실에서 말씀들 나누세요. 민석 씨는 국 간 좀 봐줘.”''“어? 어 그래.”''현미는 민석의 팔을 끌고서 주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거실로 들어가서 앉자꾸나.”''“네. 어머니.”''산호는 웃는 얼굴로 어머니의 휠체어를 밀고서 거실로 들어가 탁자에 맞춰서 휠체어를 멈췄다. ''“은경 씨라고 했나요? 앉아요.”''“네. 저, 말씀 낮추세요.”''“그래도 초면인데.”''“어머니 괜찮아요. 저랑 약혼하면 어머니한테 며느리인데 그냥 낮추셔도 되요.”''“그래? 하하하, 그럼 그럴까?”''“네.”''그들은 기분 좋게 미소 지으며 자리에 앉았다. 어머니는 그녀를 한참 동안이나 뚫어질 듯이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 눈길은 너무나 편안했다. 어색하지도 않았고 불편하지도 않았다. 친어머니인 것처럼 아주 오래전부터 알았던 분처럼 그렇게 그녀의 가슴속에 따뜻함으로 자리를 잡아갔다. 한참을 바라만 보시던 어머니께서 말씀을 시작하셨다. ''“내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어머니.”''그가 짤막하게 외치며 인상을 찡그렸다. ''“녀석, 알았다.”''“그냥 편하게 말씀하세요.”''“그래. 산호는 내가 뒤늦게 얻은 아들이야. 그래서 무엇보다도 귀해. 이 세상의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녀석이야. 저 녀석 항상 외로워하는 모습 보면서 마음도 많이 아파. 은경 이한테 내가 부탁하고 싶은 건 산호 저 녀석 믿어 주라는 거 저 녀석이 어떤 일을 한다고 해도 끝까지 믿어 주고 함께 해주라는 것 사랑의 터는 믿음이니까. 그것만 부탁할게.”''“네. 그렇게 할게요.”''“그래. 그거 하나면 됐어.”''그의 어머니 휠체어가 움직이더니 그녀에게 다가와 손을 따뜻하게 꼭 붙잡아 주셨다. 눈물을 글썽이시는 어머니의 손을 따뜻하게 꼭 잡아 드리며 그녀는 따뜻하게 웃어 드렸다. 그때 현미의 밝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두들 식사 하세요. 어머니 식사 하셔야죠.”''“그래. 모두들 저녁 먹자꾸나.”''그들은 웃으며 주방으로 향했고 주방에는 먹음직한 음식들이 한상 가득 차려져 있었다. ''“우와, 이거 모두 현미 씨가 한거예요?”''“아니요. 어머님이 하셨죠.”''“아니다. 현미가 다 하고 난 옆에서 잔일만 거들었어.”''“너 이거 보고 뭐 느끼는 거 없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