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결혼식 당일.

이모와 숙모는 새벽부터 루이를 데리고 미용실로 향했다.

꾸벅꾸벅 졸고 있는 그녀의 작은 머리를 잡고, 화장을 하고 드레스를 입혔다.

인조 속눈썹을 두 겹으로 붙여도 앳된 티가 줄줄 흘렀다. 이마에 보송보송한 잔머리는 스프레이를 뿌려도 꼿꼿하게 제자리를 지켰다.

배고프다며 칭얼거리는 입에 김밥을 넣어주었더니 냠냠 맛있게도 먹는다.

밥이 들어가니? 물어보고 싶은 걸 몇 번이나 꾹꾹 눌러 참는 숙모의 얼굴을 보며 루이는 사과 주스를 한 모금 마셨다.

제 결혼식인지 남의 결혼식인지도 모르는 철딱서니 없는 신부를 보며 이모는 깊은 근심에 한숨을 내쉬었다.

“루이야. 밥이 넘어가니?”

“맛있다. 역시 이모가 싼 김밥이 제일 맛있어. 소풍 갈 때만 싸는 김밥을 결혼식 하는 날도 먹네? 히히. 좋다. 담에 결혼식 또 하게 되면 그 때도 꼭 김밥 싸 줘. 오이 말고 시금치 넣고.”

“시금치 넣으면 금방 쉬어. 천천히 먹어. 체할라.”

“아빠는?”

“먼저 예식장으로 출발 하셨어. 하객들이 한 시간 전부터 몰려들어서 정신이 하나도 없으시더라.”

먹던 걸 잠시 멈춘 루이는 들릴 듯 말 듯 작은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오늘… 신랑도 오나?”

루이의 질문에 숙모와 이모가 어이없는 웃음을 터트렸다.

“왜? 결혼식장에 신랑이 안 나타날까봐 걱정 돼?”

“걱정은 무슨… 굳이 나랑 결혼할 이유가 있나 싶어서. 다른 여자들도 많을 텐데….”

속눈썹을 내리깔고 우물쭈물 대답하는 루이에게 이모가 물었다.

“그러는 넌? 도망 안 가도 괜찮겠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이모가 데리고 어디 멀리 가줄테니까 말만 해.”

이모의 말에 루이는 얼른 손을 내저었다.

“결혼은 나 혼자만의 행사가 아니잖아. 오늘을 위해 애쓴 사람들, 벌써 결혼식장에 도착한 사람들 이렇게나 많은데 내가 확 엎어버릴 수는 없지.”

“허이구. 열녀 났네.”

“이모. 나 교정기에 김 꼈어?”

이 하고 입을 벌려 보이는 루이의 치아 교정기 사이에 하얀 밥풀이 듬성듬성 끼어있었다.

이모는 근심 가득한 마음에 겨우 미소를 지으며 빈 도시락을 정리했다.

“다 먹었으면 이 닦고 와. 립스틱은 다시 발라야겠다.”

으리으리한 호텔에서 열리는 예식은 천여 명 이상의 하객을 수용하는 거대한 행사였다.

F&M 유일한 상속자 김하울의 결혼식은 재계에서 큰 이슈가 되었다. 너도 나도 탐내던 사돈 자리를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차지한 집안이 어느 집안인가 궁금해서라도 엄청난 하객들이 몰려왔다.

상견례를 한 지 딱 한 달 만이었다.

나에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모를 정도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머리를 올리고, 화관을 쓰고, 부케를 들었다. 신부 대기실에 앉아 있는 이 순간이 꿈인지 생시인지 구별이 되지 않았다.

호흡이 가빠지고 심박이 빨라지고, 부케를 쥐고 있는 손바닥에 땀이 찼다.

신부 대기실 앞에서 힐끔 거리는 사람들은 온통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신랑 얼굴도 가물가물 하다. 상견례 때 한 번, 드레스 피팅 때 한 번 보았다.

신랑의 얼굴을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얼핏 보아도 잘 빠진 눈썹이며, 우뚝 솟은 콧대, 매끄럽게 올라간 입 꼬리가 보통 인물은 아니었다.

물론 제대로 보지도 못했지만 말이다.

그렇게 잘난 사람이 별 볼일 없는 나와 결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밤새 생각해봐도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신부인 루이는 이제 겨우 열아홉이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학교를 1년 늦게 들어가는 바람에 고등학교 2학년이었다.

친구들과 수다 떨며 화창한 가을날을 즐기고 있어야 할 그녀가 어째서 신랑이 나타나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가득 안은 채 주말 아침 신부 대기실에 앉아 있는 건지, 수많은 하객 중 그 내막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신부 입장을 할 때까지 신랑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예정대로 결혼식이 진행되는 걸 보면 신랑이 무사히 결혼식장에 도착한 모양이었다.

친정아버지인 단태호가 루이를 데리러 들어왔다.

딸의 얼굴을 애써 외면한 이유는 눈시울이 붉어지는 걸 참기 위해서였다.

‘루이야. 네가 싫다면 지금이라도 괜찮다. 아빠가 이 결혼 어떻게 해서든 막아볼게. 응?’

지난 밤 단태호는 딸의 손을 잡고 아직 늦지 않았다며 근심 어린 눈으로 루이를 보았다.

널 이렇게 보내려고 그동안 그렇게 온 정성 다해 키운 게 아니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그 때 그 녀석을 모질게 때려서라도 정신 차리게 했어야 했는데….

어쩌지 못할 후회들만 밀려왔다.

아들을 부탁한다는 친구의 유언을 지키지 못한 죗값을 치르는 것이라 생각한 단태호는 그 밤 결국 눈물을 터트렸다.

오히려 루이는 무덤덤하게 아빠를 달랬다.

“아빠는 무슨…. 결혼이 장난도 아니고. 이제 와서 안 한다고 할 수는 없잖아요. 누가 보면 야수한테 시집가는 줄 알겠네. 난 정말 괜찮다니까.”

“하울이 그 놈이 너한테 손 끝 하나라도 댔다가는 내가 가만 안 있을 테니 넌 아무 걱정 말거라.”

“아빠나 걱정 말아요. 딸내미 시집보내면서 10년은 늙은 것 같아. 이렇게 좋은 날. 웃어야지.”

이제라도 그 녀석을 지켜낼 수 있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를 안고 근본을 믿어보기로 했다.

녀석의 뿌리는 아직 썩지 않았다.

루이는 아빠의 팔에 팔짱을 끼고 결혼 행진곡에 맞추어 천천히 입장했다.

수많은 하객들의 시선이 신부에게 쏠렸다.

단아하고 청초한 자태에 눈이 부셨다.

열아홉 소녀에게 순백의 드레스는 그야말로 천상의 날개였다.

슈트를 빼입고 서 있는 훤칠한 신랑의 모습은 더욱 늠름하고 멋있었다.

사람들은 겉으로 선남선녀의 아름다운 결혼식이라며 축하했지만 속으로는 안타까움에 혀를 찼다.

마냥 어리고 순진한 신부가 안타까웠고, 한편으로는 번듯한 사윗감을 놓친 게 안타까웠다.

신랑은 성큼성큼 걸어와서 장인어른인 단태호 앞에 넙죽 절을 했다.

루이의 손을 잡아 자신의 팔에 얹고 주례 앞에 가서 섰다.

귀찮은 일은 빨리빨리 끝내자는 급한 성질이었지만 루이는 그것도 모르고 마냥 설레서 발그레한 얼굴을 얌전히 숙이고만 있었다.

어제 밤 이모에게 신랑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어릴 적 부모님을 사고로 여의고 외롭게 자란 소년은 안하무인으로 고등학교 때 툭하면 사고를 쳐서 전학을 세 번이나 다녔고, 결국 3학년 1학기도 마치기 전에 퇴학을 당했다고 했다.

대학에 도서관까지 지어주면서 특례로 입학했지만 학교를 나간 적은 한 번도 없는, ‘나쁜 남자’ 수준이 아니라 그냥 ‘악당’라는 소문이 자자했다.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어쨌든 애틋한 쓰레기였다.

그리고 중요한 건 여자가 있다고 했다.

단태호가 끝까지 반대한 이유였다.

여자 친구가 있겠지.

그렇호 잘난 얼굴로, 신체 건장한 20대 남자에게 여자 친구가 없다는 게 더 이상하다.

루이는 속으로 몇 번이나 괜찮다는 말로 스스로 위로했다.

우리 서로가 사랑해서 결혼하는 게 아니라는 건 당사자들이 너무 잘 아는 사실이었다.

어떻게 보면 나보다 더 불행한 사람은 그의 여자 친구일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남자가 다른 여자와 결혼한다면 기분이 어떨까? 그녀 입장에서는 내가 원망스러울 수도 있겠지.

루이는 오히려 신랑의 여자 친구를 걱정하는, 천지분간 못하는 소녀였다.

가느다란 팔에 가득 얽힌 단단한 신랑의 팔은 그가 움직일 때마다 불끈거려서 루이의 심장을 콩닥거리게 만들었다.

이 결혼이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으나 좋은 건 어쩔 수 없었다.

루이의 입가에 보스스 미소가 떠올랐다.

허울뿐인 예식이 끝나갈 무렵 두 사람의 눈이 잠시 마주쳤다.

하울은 루이를 보며 싱긋 웃었다.

이 남자가 내 남편이라니.

걷잡을 수 없이 훅 들어온 그 미소는 신부의 여린 마음을 마구 흔들어놓았다.

나보고 웃지 말라고 해 놓고 저렇게 멋지게 웃으면 반칙이다.

이모에게 들었던 소문들을 깨끗이 잊어버릴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루이는 자신을 향해 웃는 멋진 신랑의 모습에 황홀했다. 그냥 홀딱 반해버렸다.

사회를 맡은 신랑의 친구가 결혼의 내막을 다 알면서도 짓궂은 멘트를 날렸다.

“자. 행진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신랑 신부의 진한 키스가 있겠습니다!”

단태호는 사색이 되어 ‘저 미친놈’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옆에 앉아 있던 전다혜가 그를 말렸다.

“형부. 앉으세요.”

신랑은 악마 같은 표정으로 루이의 허리를 단단히 휘어 감고 얼굴을 가까이 가져왔다.

코끝이 닿을 거리에서 루이는 너무 놀라 눈을 질끈 감았다.

그 때 귓가에 큭큭거리는 웃음소리와 함께 신랑의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교정기 낀 여자랑 키스할 생각 전혀 없어. 키스가 가능하긴 하냐?”

눈을 살짝 뜬 루이의 허리에서 신랑의 손이 떨어져나갔다.

“눈은 왜 감아?”

혼잣말 하듯 피식 웃으며 하객을 향하는 그의 옆모습에 루이의 작은 얼굴은 홍시처럼 빨갛게 익었다.

**

결혼식 한 달 전.

“학교 다녀왔습니다!”

더워. 더워.

루이는 열기가 뜨끈하게 올라오는 너른 마당을 지나 대청마루로 올라갔다.

이모 전다혜가 살얼음이 언 식혜를 들고 나왔다.

“덥지? 이거 마셔. 치과는 다녀왔어?”

“응. 교정기 교체했어. 빡빡해서 그런가? 이가 더 욱신거리네. 아빠는? 누구 왔어?”

주차장에 못 보던 차가 서 있었다. 손님이 온 것 같았다.

“석재 삼촌. 오늘은 뭔가 심각한 얘길 하는 것 같아. 네 아빠 표정이 별로 좋진 않아.”

“심각한 얘기?”

“자세히는 몰라. 얼른 들어가서 씻고, 과외 준비해. 레이첼 올 시간 다 됐어.”

루이는 손에 들고 있던 식혜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제야 더위가 조금 가셨다.

버스 정류장에서 집까지 걸어오는 데에만 30분이 넘게 걸렸다.

시내에 있는 아파트에 살면 얼마나 좋아. 변두리 산꼭대기에 한옥집이 웬 말인지. 청학동도 아니고.

루이는 투덜거리며 욕실로 들어가 샤워를 마친 후 편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번화한 도심에서 살짝 떨어진 장엄한 산자락에 위치한 아름다운 한옥집 ‘자은재’.

단태호와 단루이 부녀가 살고 있는 집이었다.

10여년 전 엄마가 사고로 돌아가시고, 피 한 방울 안 섞인 이모가 엄마 역할을 대신 했다.

금방이라도 새엄마가 될 줄 알았는데 아빠는 의외로 철벽남이었다.

이모의 마음을 모르는 건지, 알면서 모른 척 하는 건지 어른들의 세계는 알 수 없었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누구도 함부로 얘기할 수 없고 침범할 수 없을 만큼 그윽했다.

곧 영어 과외 선생님이 방문할 시간이었다.

공부할 내용을 한 번 훑어보기 위해 침대에 엎드려 문제집을 펼쳤을 때 방문이 살그머니 열렸다.

“루이야. 네 아빠가 잠깐 서재로 오래.”

“서재? 왜? 석재 삼촌 갔어?”

“아니. 아직 계셔. 일단 가 봐.”

석재 삼촌은 대한민국에서 알아주는 변호사였다. 아빠와는 오랜 벗이다.

어릴 땐 자주 만났었는데 요즘은 왕래가 뜸했다.

사랑채에 있는 서재로 건너가 방문을 두드리자 들어오라는 소리가 들렸다.

“석재 삼촌, 안녕하세요?”

“어. 그래. 루이 잘 지냈어? 그새 많이 컸네? 이제 제법 숙녀다워졌어. 잠깐 삼촌이랑 얘기 좀 할 수 있을까?”

루이는 시원한 대나무 방석 위에 앉았다.

석재는 루이를 보고 흐뭇하게 웃으며 물었다.

“루이가 올 해 몇 살이랬지?”

“열아홉이요.”

“남자친구는 있어?”

“네? 아니요. 아직… 그런 건….”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해서 얼굴이 빨개졌다.

학교가 남녀공학이다 보니 남사친은 있지만 딱히 남자친구를 사겨 본 경험은 없었다.

“이번 주말에 시간 있니? 점심이나 같이 하려고. 너 혹시 가람 말 할아버지 기억나?”

“아. 네. 아주 어릴 때…….”

가람 마을에 살 때 같은 동네에 살았던 할아버지는 루이의 기억에도 남아있었다.

그는 대기업 F&M의 오너 김 회장이다.

김 회장의 아들 덕수와 루이의 아빠 단태호는 죽마고우였다.

덕수 내외는 12년 전 사고로 숨졌다. 루이의 엄마가 죽은 바로 그 사고였다.

덕수 내외에게 아들이 한 명 있다고 들었지만 루이는 일곱 살 이전의 일이라 기억하지 못한다.

엄마를 잃은 충격으로 인해 말을 잃어버렸던 루이는 아홉 살이 되어서야 학교에 들어갈 수 있었다.

“오랜만에 할아버지도 뵙고. 그 분이 널 보고 싶어 하셔.”

루이는 그 분이 왜 자신을 보고 싶어 하는지 보다 등을 돌리고 창밖만 보며 꼼짝없이 앉아있는 아빠의 뒷모습이 신경 쓰였다.

“아빠.”

불러 봐도 대답 없이 한숨만 내쉬었다.

석재는 토요일 날 보자며 인사를 하고 방을 나섰다.

단태호는 석재가 나가는데 돌아보지도 않았다.

루이는 가까이 가서 아빠의 얼굴을 마주보았다.

단태호는 열 살이나 어린 아내와 사랑에 빠져 마흔이 되어서야 루이를 품에 안았다.

금지옥엽 하나밖에 없는 딸내미를 얼마나 곱게 키웠는지 모른다. 통금시간은 저녁 6시, 학원을 보내는 대신 개인 과외 교사를 집으로 불렀고, 어디를 가도 혼자 보낸 적이 없었다.

10년 동안 애지중지 딸 하나만 바라보고 산 딸 바보. 그는 딸과 함께 나이를 먹었다.

힘든 일이 있어도 루이를 보면 늘 웃음 짓던 그의 얼굴에 깊은 시름과 근심이 어렸다.

“아빠 무슨 일 있어요?”

“아무 것도 아니야. 우리 딸. 아빠가 잠깐 생각 좀 할 게 있어서.”

“석재 삼촌이 무슨 얘길 했는데?”

“아무 얘기도 안 했어. 학교는 잘 갔다 왔어?”

“학교는 이제 눈 감고도 갔다 오지. 진짜 아무 일도 없는 거 맞아?”

걱정스럽게 묻는 루이의 얼굴을 보고 단태호가 허허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없어, 없어. 아빠가 아까 낮에 팥빙수 기계 하나 구해왔는데 이따가 저녁 먹고 팥빙수 만들어 먹을까? 얼음도 얼려 놨어.”

“아빠. 설마 얼음 얼릴 때 맹물 얼린 거 아니지?”

“얼음은 생수로 얼렸지. 생수.”

“어휴. 아니지! 팥빙수 얼음은 우유로 얼려야 맛있는데!”

“어? 그랬어? 아…. 그런 건 몰랐네. 미안. 다음엔 우유로 얼릴 게.”

그 때 안채에서 루이를 부르는 이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루이! 과외 선생님 오셨어!”

**

그날 이후.

단태호는 3일이나 서재에 틀어박혀서 전다혜가 가져다주는 밥도 거의 먹지 않았다.

전다혜는 저러다 큰일 날 것 같다며 매우 걱정했다.

결국 사흘 째 되는 날, 단태호는 전다혜에게 속내를 털어놓았다. 다만 루이에게는 절대 말하지 말라는 당부를 했다.

“김 회장님께서 우리 루이를 손주 며느리로 삼고 싶다고 하시는데 이걸 어쩌면 좋을지….”

김 회장은 돌아가신 단태호의 부친과도 막역한 사이로, 김 회장님 하시는 말씀을 따르기 어렵다 할지라도 딱 잘라 안 된다, 싫다, 말 할 수는 없는 입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