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서방 내기 2권 (완결)


#8. 다짐

 

 

 

오늘은 나와 함께해 주어서 고마웠습니다. 종일 저잣거리를 헤매고 다녔으니 오늘은 이만 푹 쉬십시오.”

도령님도 무사히 돌아가시길.”

 

다온은 태휼의 장난에 여전히 토라진 상태였다.

마지막 인사만 남기고 휙 돌아서는 다온의 팔을 태휼이 조심스럽게 붙잡았다.

 

더 할 이야기가 남으신 겁니까?”

 

무표정한 얼굴의 다온이 태휼을 돌아봤다.

 

어찌 이리 냉담하게 구신단 말입니까? , 조금 전 제가 짓궂게 군 것 때문에 그러십니까?”

 

다온을 마주한 태휼은 동그란 눈을 겁을 먹은 강아지처럼 뜨고 그녀를 향해 울상을 지었다.

 

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전 도통 모르겠습니다.”

 

모두 태휼의 말대로였지만 다온은 새침한 얼굴로 모르는 척을 했다.

그의 눈에는 화가 난 모습마저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원래 아름다운 꽃에는 벌과 나비가 많이 꼬이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벌과 나비들도 경쟁을 해야 꽃의 눈에 들 수 있지요. 제가 부족하여 고작 생각해낸 것이 미움을 받더라도 다온 낭자에게 한 번이라도 기억되고 싶다는 것뿐이어서.”

그럼 짓궂게 군 것이 용서가 되는 겁니까?”

그것은 다온 낭자의 마음에 달린 것이지요. 다만, 험한 말을 듣더라도 그게 다온 낭자면 전 좋습니다. 다온 낭자도 그 순간에는 저를 생각해 주시는 거니까.”

 

태휼의 머릿속에는 어떻게 하면 다온에게 조금이라도 더 기억될 수 있을지에 대한 궁리밖에 없었다.

 

진짜 이상한 사람이야. 좀처럼 다음 행동을 종잡을 수가 없어.’

 

다온이 헛웃음을 웃었다.

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에 마음이 풀리는 자신도 우스웠다.

 

저는 언제든 다온 낭자의 곁에 머무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자신의 품에서 무언가를 꺼낸 태휼이 주먹을 쥔 손을 다온의 앞에 보였다.

 

앞으로 다온 낭자의 품에 머무를 이 붉은 나비처럼 말입니다.”

 

움켜쥔 손을 펼치자 붉은색 나비 모양으로 장식된 노리개가 다온의 시야를 가득 채웠다.

 

이건.”

 

두 눈을 동그랗게 뜬 다온이 노리개를 바라보며 볕이 빛나는 바다처럼 환해졌다.

그녀의 미소가 환한 빛처럼 태휼의 시야를 밝혔다.

 

쿵쿵.

 

태휼의 심장이 커다란 북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

 

한편, 매일 밤 술 동무가 되어 달라며 조르던 태휼이 사라진 뒤, 서훤은 밤길을 정처 없이 거닐고 있었다.

 

역시 어제 아침에 태휼 도령의 심경에 변화가 생긴 것인가?’

 

잠결이긴 해도 서훤은 비장함에 빛나던 태휼의 얼굴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마치 마음의 결단을 내린 것 같았지.’

 

결단을 내려야 하는 건 서훤도 다르지 않았다.

태휼이 그를 찾지 않은 덕분에 일찍 잠자리에 들 수는 있었지만, 동이 틀 때까지 잠들지 못하고 꼬박 밤을 새웠다.

자꾸만 백옥 같은 다온의 얼굴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렇게 지낼 바에는 차라리 술의 힘을 빌려 잠드는 것이 나았지.’

 

밤을 새워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다온 때문에 잠들지도 제대로 먹지도 못했다.

오늘 밤도 가슴이 답답하여 가만히 있지 못하고 목적지도 없이 무작정 밖으로 나온 것이었다.

 

찬 바람을 쐬면 정신이 들까 했는데.’

 

서늘하던 바람은 어디로 가고 제법 포근해진 바람이 서훤의 뺨을 스쳐 지나갔다.

 

봄이 온 것인가?’

 

들꽃도 피어나고 나비들도 암수 정답게 쌍을 이루는데 서훤은 봄이 온 줄도 모르고 있었다.

 

나만 홀로 겨울인 듯하구나.’

 

이대로라면 서훤에게 영영 봄은 오지 않을지도 몰랐다.

그에게 봄은 다온이었으니까.

 

구름 같은 한숨을 내쉬며 나아가는 서훤의 팔을 가느다란 손이 붙잡아 세웠다.

옷소매에 놓인 화려한 꽃 자수가 눈에 익었다.

 

보지 않아도 누군지 알겠군.’

 

어머, 서훤 도련님! 근래에 별성관에 자주 걸음 하여 놀다 가는 날이 많으셨는데 어찌 어제는 걸음 해주지 않으신 겁니까?”

 

귓가를 울리는 카랑카랑한 목소리는 별성관의 기생, 초선의 것이었다.

별성관에는 태휼이 친동생처럼 여기는 매화가 기생으로 있는 곳이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술을 마시는 일이 생기면 별성관으로 갔다.

 

태휼 도령은 이왕 팔아 줄 거, 아는 사람에게 팔아 주자는 생각이겠지.’

 

일반 술집은 듣는 귀가 많았다.

하지만 매화가 주인으로 있는 별성관이라면 이야기가 달랐다.

그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들이 편히 대화를 나눌 공간을 마련해 줬다.

그런 이유로 기생방에 드나들다 보니 의도하지 않게 기생들과 마주치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들이 함께하는 자리에는 기생을 부르는 일이 없었다.

여인을 좋아하는 걸로 치자면 도결이 으뜸이지만.

 

[도결 도령님! 오늘도 별성관을 찾아주시다니 소녀 기뻐요.]

[오늘은 벗들과 긴히 할 이야기가 있어 온 것이니 물러나거라.]

 

그도 선을 두고 지낼 뿐, 누구라도 선을 넘으려 하면 냉정해졌다.

 

오랜 시간 알았지만, 도결 도령이 제일 알기 어려운 인물이지.’

 

구렁이처럼 능글맞게 굴지만 보이지 않는 벽을 세우고 있다.

그걸 유일하게 무너뜨릴 수 있는 사람이 윤성이었다.

 

윤성 도령에 관한 일화라면 잊지 못할 것이 있지.’

 

윤성은 잠보다도 책을 사랑했다.

게다가 여자 보기를 돌같이 하니 그에게 있어 기생들은 없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책 앞에서는 벗들도 없는 것이 윤성이었다.

그는 기방에 와서도 술을 마시는 것 대신 책을 읽었다.

 

[윤성 도령님은 기방까지 오셔서 술도 한 잔 드시지 않으시고 서책만 보시니 소녀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하루는 윤성을 흠모한 기생이 눈물에 호소한 적이 있었다.

그때에도 그는 책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백날 말해 보거라. 윤성 도령의 귀에는 소귀에 경 읽기일 뿐이니. 네가 어떤 마음인지는 알겠으나 가망이 없으니 일찍이 포기하는 것이 네게도 편할 것이다.]

 

오죽했으면 도결이 대신 나서서 오열하는 기생의 마음을 달래 주었다.

 

도결 도령은 그 기생이 자신과 겹쳐 보여 안쓰럽게 여긴 것 같았지만.’

 

태휼은 여인을 좋아했다.

 

좋아한다는 개념은 연정이 아닌 것이 문제라면 문제지.’

 

태휼은 여인뿐만 아니라 사람을 즐겁게 하는 방법을 잘 알았다.

고민이 있을 때 들어주는 역할은 모두 그가 도맡아 할 정도로 성격이 좋았다.

 

처음이었지. 태휼 도령이 누군가를 연모하게 되었다고 말한 건.’

 

태휼이 확고하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다온 낭자는 사내라면 마음을 빼앗길 수밖에 없는 사람이지.’

 

서훤은 윤성과 태휼의 심정이 뼈에 사무치게 잘 느껴졌다.

 

나도 다를 게 없으니까.”

? 무엇이 다를 게 없다는 말씀입니까?”

 

그러고 보니 나는 초선에게 붙잡힌 참이었지.’

 

초선이 되묻지 않았다면 서훤은 그녀의 존재를 잊어버릴 뻔했다.

 

그저 혼잣말이었다. 긴히 생각할 것이 있어서. 나는 갈 길이 바빠서 이만 가보겠다.”

에이, 서훤 도련님! 이리 튕기지 마시고 오랜만에 초선이랑 놀아 주고 가세요!”

 

몸집도 작으면서 뭔 손힘이 이리 억센 거지?’

 

그렇다고 서훤은 매정하게 손을 뿌리칠 위인이 되지는 못했다.

 

글쎄, 나는 오늘 그럴 기분이 아니라니까.”

그럴 기분이 아니시면 더욱 오셔야지요. 저희가 흥을 돋워 드리겠습니다. 얘들아! 여기 서훤 도련님이 오셨다! 어서 안으로 뫼시거라!”

 

조용히 지나가려 했는데 초선이 별성관을 향해 소리쳤다.

 

어머! 서훤 도련님!”

오셨으면 당연히 놀다 가셔야죠!”

 

서훤의 등골이 서늘해졌다.

불길한 예감이 스치고 지나갔다.

별성관에서 기생들이 우수수 쏟아져 나와 서훤을 붙들었다.

 

궁지에 몰렸군.’

 

이런 일이 벌어질까 봐 별성관 앞은 늘 주의해서 지나치고는 했는데 마음이 심란해서 미처 신경을 쓰지 못했다.

 

이 위기를 넘길 만한 방도가 없나?’

 

서훤이 재빠르게 주변을 훑었다.

아는 얼굴이 보이면 그자와 약속이 있다고 하며 빠져나갈 생각이었다.

주변을 지나치는 사람들에게로 눈을 굴리던 서훤의 시선이 한곳에서 멈췄다.

 

새하얀 얼굴에 곱게 빗어넘겨 땋은 댕기 머리, 물색 치마와 흰색 저고리가 잘 어울리는 여인은 그가 수없이 그리던 얼굴이었다.

 

다온 낭자!”

 

서훤은 제게서 멀어지는 다온을 본능적으로 불러 세웠다.

그녀를 보는 순간, 앞뒤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불러 버렸다.’

 

주변을 살피던 다온이 서훤을 발견해냈다.

그 순간 그의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했다.

 

다음 말도 생각해 두지 못했는데.’

 

서훤을 알아차린 듯 다온의 눈이 커졌다.

 

하긴 당황스러울 만도 하지. 잠시 얼굴을 본 게 전부인 사이인데.’

 

다온이 모르는 척 지나간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그녀는 스스로 서훤에게 다가왔다.

 

도령님은. 서훤 도련님이 맞으시죠?”

 

다온의 입에서 서훤의 이름이 흘러나왔다.

옥구슬 같은 목소리가 그의 귀를 감고 돌았다.

이름을 불린 것만으로 죽어 가던 서훤의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서훤 도련님, 저분은 누구십니까?”

 

서훤의 반응이 심상치 않은 것을 느낀 초선이 매섭게 물었다.

다온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초리가 날카로웠다.

 

다온 낭자가 누구냐라. 나는 다온 낭자를 어떻게 소개하고 싶었던가?’

 

내 정혼자다.”

? 서훤 도련님의 정혼자요?”

 

초선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 비통한 얼굴이었다.

 

내 말은 틀리지 않았다. 벗들이 마음에 품고 있는 여인이라고 해도 어쨌든 내 정혼자인 여인이 아닌가?’

 

바보같이 너무 많은 시간을 버렸다. 없앨 수 없는 마음이라면 일찍이 부딪쳐 볼 것을.”

 

뒤늦게 깨달음을 얻은 서훤이 초선의 손을 뿌리치고 한달음에 다온에게 달려갔다.

그가 다가서자 다온은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아름답다.’

 

그 말이 그녀의 아름다움을 다 담지 못했다.

 

곱다.’

 

그 말 또한 다온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했다.

 

보고 싶었다.’

 

그 말로는 뜬눈으로 밤을 새운 서훤의 마음을 온전히 전할 수 없었다.

 

이렇게 우연히 도령님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다온은 아버지의 눈을 피해 책방에 가기 위해 몰래 나온 상태였다.

윤성과 태휼을 만나고 난 뒤에 갈팡질팡하는 마음을 책으로 잊고자 함이었다.

 

그런데 또 다른 후보인 도령님을 만나게 될 줄이야.’

 

뭐든 많을수록 좋다고 들었는데 남편 후보가 많은 건 다온에게는 좋지 못한 것 같았다.

 

도령님께서 길 한복판에서 저를 이렇게나 크게 부르실 줄은 더욱 몰랐습니다.”

 

서훤은 아차 싶었다.

어떻게든 붙잡아야 하는 생각에 목소리가 커졌다.

 

, 기분을 상하게 했다면 미안합니다.”

 

서훤이 민망함에 얼굴을 감싸며 사과를 전했다.

 

아닙니다. 기분이 나빴다기보다 의외라서요. 저는 서훤 도련님이 저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아 하시는 줄 알았거든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시는 겁니까? 제가 다온 낭자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니! 그런 생각을 한 적은 결단코 없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다온의 말에 서훤이 손을 휘휘 내저었다.

 

오히려 너무 마음에 들.”

 

무심결에 숨기고 있던 속마음이 드러날 뻔한 서훤이 말을 멈췄다.

 

?”

 

다온이 눈이 호기심에 빛나고 있었다.

 

다온 낭자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문제란 말입니다.’

 

서훤은 참았던 만큼 거세게 불타오르는 마음을 꾹 눌러 담았다.

 

다온 낭자는 참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셨습니까?”

 

에둘러 답한 것이건만, 다온의 물음이 되돌아왔다.

이번에도 서훤은 적잖이 당황했다.

 

도령님을 뵌 건 딱 한 번 뿐이라. 좋은 사람이라고 단정 짓기에는 이르지 않았나 해서 말입니다.”

 

다온의 말이 서훤의 양심을 찔렀다.

 

다온 낭자의 말이 맞아. 나는 다온 낭자가 어떤 사람인지 알기보다는 겉모습에 반한 것이 전부지.’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치부했던 건 서훤, 자신이었다.

 

제일 싫어했던 일을 내가 똑같이 하고 있다니.’

다온 낭자를 만나기 전에 소문을 들었습니다. 지혜롭고 심성이 고운 사람이라고.”

 

서훤은 자신이 부끄러워져서 솔직히 말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온전히 도령님의 생각은 아니라는 것이군요.”

 

또다시 허를 찌르는 질문에 서훤은 다시금 강하게 부정했다.

 

아닙니다. 정말로 다온 낭자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 몇 마디 나눈 것만 해도 다온 낭자가 얼마나 올바른 심성을 가졌는지 알 수 있었는걸요.”

 

이것만큼은 진짜 서훤의 솔직한 마음이었다.

 

그렇게 느끼셨다면 다행이네요. 저는 도령님이 저를 나쁘지 않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답니다.”

나쁘게 보여서 좋을 것이 없으니까.’

 

다온의 남편 후보들은 전부 정계에서 이름난 집안의 자제들이었다.

사이가 나빠서 좋을 것이 없고 가까이 두면 득이 되는 사람들이었다.

다온은 이 혼담이 추후에 가문에 미칠 영향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다.

 

안도하는 다온의 미소에 서훤은 숨이 멎는 것 같이 심장이 아파 왔다.

너무 좋아서 심장이 아플 수도 있다는 걸 그는 처음 알았다.

 

만족하지 마십시오. 다온 낭자.”

?”

난 아직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으니까.’

 

고개를 들어 서훤을 올려다보는 다온에게 그는 봄바람에 흩날리는 꽃처럼 아름다운 미소를 지었다.

 

저 여인은 누구인데 서훤 도련님이 저런 얼굴을 하신다는 말이냐?”

 

멀찍이서 둘을 지켜보고 있던 초선의 눈초리가 매섭게 뜨였다.

별성관에서 초선과 사이가 좋지 않은 화련이 그녀를 팔꿈치로 찔렀다.

 

정혼자라고 하지 않더냐? 서훤 도련님의 입으로 직접 들어 놓고서는.”

 

좋은 건수를 잡은 화련이 이때다 싶어 본격적으로 초선의 약을 올렸다.

 

저 여인은 복이 터졌구나! 초선이가 몇 년을 공들여도 얻지 못한 게 서훤 도령인데 말이야.”

이게.”

 

초선이 화련의 말을 받아치려는 찰나였다.

 

밖이 왜 이리 소란스러운 것이냐?”

 

별성관의 최고의 기생, 매화가 나타났다.

 

매화야. 때마침 잘 나왔다. 내 이야기 좀 들어 봐. 글쎄 초선이의 오랜 외사랑, 서훤 도련님께 정혼자가 있다지 뭐니?”

 

매화의 눈길이 서훤에게로.

그리고 그의 맞은편에 선 다온에게로 향했다.

 

초선아. 내가 오랜 동료로서 충고 하나만 할게. 아무리 주제를 몰라도 그렇지. 기생 주제에 그냥 양반도 아니도 좌찬성 대감의 자제라니, 가당키나 한 일이니?”

 

그 와중에도 화련은 초선의 속을 긁는 데 여념이 없었다.

그 말에 표정이 어두워지는 건 초선뿐만이 아니었다.

 

미리보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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