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０９

집에 들어오자마자 강우는 펜듈럼을 뱅글 흔들었다. 핑크빛 장미 원석이 돌자, 가뿐하게 허공에서 원을 그리며 사야가 나타났다. 늘어지게 하품을 하는 사야는 태평했다．

“낮잠 자던 중인데, 왜.”

“넌 강희연이 해나인 걸 알고 있었지. 나한테 말 안 한 이유가 뭔데.”

싸늘한 강우의 음성에 사야의 눈이 가늘어졌다. 미안한 기색은커녕 오히려 당당하게 되물었다.

“그걸 꼭 말해야 알아?”

“그럼 그걸 말하지 않았는데 알아?”

늘 제멋대로 구는 사야의 태도에 강우는 진력이 났다. 몇 년 전 끊었던 담배 생각이 이럴 때마다 간절해진다.

“만나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며? 네가 한 말 기억 안 나?”

왜 그걸 못 알아봤냐며 사야는 오히려 책망하듯 물었다. 말문이 막힌 듯 멈칫한 강우의 귓불이 붉어졌다. 그도 자신이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 1５년의 세월은 중요치 않다고, 해나를 만나면 한눈에 알아볼 거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단 한 번도 자신의 감정과 눈을 의심한 적이 없었다.

“그래도 말했어야지. 적어도 얹는 줬어야 하는 거 아니야?”

“힌트 줬잖아. 만나야 할 인연은 반드시 만난다고”

“그렇게 수수께끼 같은 말이 힌트였다고?”

입술을 씰그러뜨린 강우의 음성이 조금 높아졌다.

“이곳으로 이사 온 것도, 강희연을 면접에서 합격시킨 것도 누군지 잊었어?”

“…….”

“이렇게 만난 것도 엮인 기억 탓이겠지. 풀어야 할 인연이면 마주치게 되어 있어.”

“…그 풀어야 할 기억이란 게 뭐야? 빙빙 돌리지 말고 말해.”

공격적인 태도로 강우가 따져 물었다.

“사람들의 아픈 상처의 기억을 풀어가다 보면 알게 될 거야. 내담자의 사연을 상담하면 너도 네 무의식에 잠재하는 상처를 찾아가고 있잖아． 그 과정에서 네 기억과 제일 많이 연루된 인연을 만난거야． 그게 강희연이고．”

“그런 모호한 설명 말고 네가 아는 걸 구체적으로 말해．”

“어째서 화를 내는 거야? 네가 그리던 첫사랑을 다시 만났는데.”

어쩐지 사야의 음성이 싸늘했다.

“…내 믿음이 산산이 조각난 기분이니까.”

그렇게 말하며 강우는 눈을 바닥으로 내리깔았다. 자조적인 음성이었다.

“기억이란 게 얼마나 우스운 데. 본인이 믿고 싶은 대로 믿고 멋대로 해석해. 그렇게 구성된 걸 인간들은 추억이라고 말하지.”

“네 말대로 난 기억 속에서 해나를 우상화한 건가…. 그런 날 비난하고 싶은 거야?”

생각에 잠긴 강우의 목소리가 떨렸다．

“자연스러운 변화야.”

“내가 좋아한다고 믿은 건 기억 속의 해나였던 건가, 네 말대로.”

그는 판단이 서지 않는 듯 혼란한 얼굴이었다.

“그래. 네가 그린 건 추억속의 해나였어. 지금 네 앞에 있는 강희연이 아니라.”

“한심하군. 당장 앞에 있는데도 모르다니. 넌 이런 날 보면서 줄곧 재미있어한 거야?”

“기다렸어. 네가 직접 알게 될 날이 올 줄 알았거든.”

손바닥에 얼굴을 묻고, 인상을 찌푸린 강우의 입에서 신음처럼 한숨이 터져 나왔다.

“그보다 괜찮은 거야? 차주현이 엉뚱한 기사를 터트렸던데． 봐. 지금도 네 핸드폰 울리고 있어.”

사야는 테이블 위에 놓인 핸드폰을 손끝으로 들어 올려 강우의 손 위에 얹어주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겨우 정신을 차리고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

차창 밖으로 강우는 시선을 옮겼다. 중요한 단서를 찾는 탐정처럼 예리한 눈은 빌라의 출입구를 주시하고 있었다.

“왜, 안 나오는 거지.”

그는 작게 중얼거렸다. 손목시계로 시선을 돌렸다.

10분. 15분.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젖은 머리를 흩날리며 뛰어나오는 희연은 나올 기미가 없었다.

‘벌써 간 건가.’

구겨진 와이셔츠를 매만지며 출근을 서두르는 중년 남자와 아이를 유치원 차에 태워 보내는 다급한 모녀의 모습만 보였다. 강우는 맥 빠진 표정으로 생각했다.

‘혹시 어디 아픈 거 아니야?’

‘흠. 집에 가서 초인종을 눌러봐?’

‘아니면 어제 내가 너무 까칠했나?’

이내 고민을 관두었다.

‘됐다. 네가 왜 그런 걸 신경 쓰는 건데.’

희연이 신경 쓰였지만, 애써 운전대를 돌리며 마음을 다잡는 강우였다. 재떨이의 재를 털어내듯 상념을 떨치고 싶었다. 강우는 일부러 라디오의 전원을 켜고 볼륨을 높였다.

“서강우 작가는 현재 이 논란과 관련하여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는….”

상기된 진행자의 음성이 들렸다.

어제 또 그 기사구나.

그는 인상을 찌푸리며 라디오 방송을 꺼버리고 회사로 향했다． 주차 후 차에서 내린 강우가 사무실로 향할 때 웅성임이 들렸다． 돌아보니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그를 찍는 몇몇 기자가 보였다. 안경을 낀 풍채 좋은 남자가 무작정 카메라를 들이댔다.

“서강우 작가님이시죠? 차주현 씨와의 스캔들에 대한 입장 표명 해시길 부탁드립니다.”

“차주현 씨와 연인 관계였다는 게 사실인가요?”

“폭력 사실에 대해서 인정하십니까?”

기자들의 목소리가 폭음처럼 귀로 꽂혔다. 묵묵부답으로 강우는 사무실로 들어갔다. 쾅 문이 닫혔다. 일제히 사무실 안에 있던 직원들의 시선이 강우를 향해 옮겨졌다. 강우가 들어서자, 삽시간에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뜻밖의 이런 상황에서 출근이라니, 라는 표정이었다. 흘깃거리는 직원들의 이목을 한 몸에 받으며 강우가 개인 사무실로 올라갔다.

사무실 안에서 희연은 통화중이었다． 이따금 고개를 젓는 표정이 심각해 보였다.

“증거도 없이 이러시면 곤란해요. 증명도 안 된 기사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수도….”

강우는 표정 없는 얼굴로 희연의 손에 들린 수화기를 가져갔다.

“…엇어! 지금 연애 스포츠 기자와 통화 중이었어요. 주세요!”

희연은 손을 뻗어 전화기를 가져가려 했지만 강우는 전화를 무작정 끊었다.

“그런다고 기사를 내려줄 것 같아?”

“그렇게 끊어버리면 어떡해요! 얘기 중이었단 말이에요!”

“사람들은 늘 흥미로운 가십을 찾아다녀. 이번엔 운 없게도 그 대상이 내가 된 거고.”

평 이한 음성으로 그가 답했다.

“그냥 넘길 문제가 아니에요. 이번 일은 작가님의 행보와 회사에 걸림돌이 될 수 있어요.”

“그래서?”

지금 벌어진 외부 상황 따위 흥미 없다는 표정으로 강우가 되물었다.

“그래 서라뇨. 지금이라도 당장….”

다시 전화를 걸 심산으로 수화기를 가져가려 했지만 강우는 내어주지 않았다.

“해명한다고 해도 소용없어. 그들은 믿고 싶은 대로 믿을 뿐이야.”

“그럼 손 놓고 가만있어요? 작가님은 억울하지도 않아요?”

희연은 그가 무심하다 못해 시니컬함의 최절정이라고 생각했다. 본인 일에 저렇게 관심이 없는 사람이 있나 싶었다.

“내 일이고, 내 기사야. 소문은 시간이 흐르면 가라앉으니까 신경 꺼. 오히려 기사에 맞대응하면 쓸데없는 관심만 더 불러 모을 거야． 거기다 차주현과 나 사이를 증명할 어떠한 증거도 없어． 그러니 굳이 맞대응하는 건 시간 낭비야．”

네 일이 아니니 관심 끄라니. 선을 긋는 그를 보자 희연은 왈칵 짜증이 일었다. 물론, 이건 희연 자신의 문제는 아니지만, 그녀는 강우의 비서였다. 대응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건 희연의 일이기도 했다.

“이건 제 일이기도 해요. 전 작가님 수행 비서니까요.”

희연은 퉁명스럽게 받아치며 강우가 보는 앞에서 핸드폰으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 보란 듯이 그를 똑바로 올려다보며 또렷하게 입을 열었다.

“서강우 작가님의 비서 강희연입니다.”

“…강희연.”

강우가 그만하라는 뜻에서 이름을 불렀다. 그녀는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강우를 지나쳐 사무실을 나갔다. 붙잡을 새도 없이 희연은 강우의 손을 뿌리치고 사무실을 나갔다.

닫힌 문을 보며 강우의 입에서 한숨이 흘러나왔다. 고집스럽게 제 뜻을 밀고 나가는 태도. 부당하다 생각된다면 어떻게든 밝혀내려는 기사도 정신. 어린 강우의 손을 맞잡아주던 해나의 모습이 확실했다. 그는 맥없이 웃으며 중얼거렸다.

‘해나가 맞구나．’

과거를 헤아려보는 강우의 눈빛이 아득하게 빛났다.

＊＊＊

15년 전.

“얼레리 꼴레리. 서강우는 미쳤대요!”

골목 사이로 동네 아이들은 떠나가라 소리쳤다.

“겨우 이런 돌멩이 따위로 연극이나 하다니 유치하다, 유치해!”

코웃음을 치며 서너 명의 아이들이 어린 강우를 둘러싸고 놀려댔다.

“이리 내.”

인상을 찌푸리며 강우는 손을 뻗었다. 무리의 중심에서 제일 키가 큰 사내 아이가 허공으로 손을 높이 뻗고 혀를 날름 내밀었다.

“싫은데? 그럼 뺏어 보시든가.”

“내놓으라고!”

“자신 있으면 가져가 봐.”

키 큰 아이가 눈앞에서 장미 원석을 뱅글 돌리더니 어딘가로 던져버렸다.

“엇 이제 내 손에 없는데?”

아이는 빈손을 어깨 위로 가져가더니 으쓱 추어올렸다.

“어디다 놨어?”

“저기.”

가리키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사나운 진돗개가 대문에서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거렸다. 겁이 덜컥 난 강우는 잠시 말을 잃었다. 무리 중 한 명은 약 올리려는 심보로 한 마디 던졌다.

“겁쟁이 녀석. 못 갖고 가겠지?”

“못할 줄 알고?”

아무렇지 않은 척, 강우는 호기롭게 대답했다.

“조심하는 게 좋을 걸? 저 녀석 성질이 고약하거든. 단숨에 네 팔을 물어버릴지 몰라.”

진돗개의 날카로운 이빨을 흉내 내며 남자아이는 겁을 주었다.

멍멍. 으르렁.

진돗개는 아이들이 제 이야기를 하는 것을 알아차린 듯 사납게 짖어댔다. 아이들 무리는 개 짖는 소리에 겁을 먹었는지 뒷걸음질 쳤다.

“까, 깜짝아.”

“애들아. 우, 우린 이만 가자.”

남자아이들은 그 자리에서 줄행랑치듯 도망쳤다. 홀로 남아있는 강우가 망연한 눈빛으로 성난 개를 응시했다.

“그럼, 잘해봐! 서울 촌놈아!”

뒤에선 골목대장들의 비웃음 소리가 들렸고, 바로 앞에선 비좁은 대문 틈으로 빼죽이 코를 내밀고 진돗개가 짖어댔다. 떨리는 숨을 내뱉으며, 강우는 한 걸음씩 대문으로 다가섰다.

큰소리를 쳤지만, 막상 저 사나운 개의 집에 들어갈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했다. 최대한 몸을 낮추고, 거리를 좁혀갔다. 차가운 푸른 눈동자가 강우의 발놀림을 쫓아왔다.

“머, 멍멍아. 미안한데, 네 발밑에 그것만 가져갈게.”

대문 사이로 슬쩍 몸을 비집고 들어가며 불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으륵, 으르륵.

“착하지 멍멍아.”

전혀 착해 보이지 않았지만, 자신을 다독이며 강우는 최면을 걸었다.

이건 귀여운 강아지일 뿐이라고.

으르렁.

낯선 사람의 체취가 느껴지자 녀석은 이빨을 드러냈다. 주위를 빠르게 훑어보던 강우의 눈에 진돗개의 발밑에 떨어진 원석이 보였다.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 빛을 냈다.

“…자, 잠시만.”

조심스레 손을 뻗치려 하자, 개는 강우의 팔을 집어삼킬 것처럼 가까이 다가왔다. 끈에 매여 있지 않았더라면 달려들어 날카로운 이빨로 물어버릴 것만 같았다. 손을 뻗었다.

“조금만…. 조금만 더…!”

짧은 팔로는 발밑에 떨어져있는 원석까지 닿기엔 역부족이었다.

으르렁. 멍멍!

녀석이 이빨을 드러내고 사납게 짖었다. 낡은 끈을 끊어내고 금방이라도 달려들 기세였다. 커다랗게 벌린 그 입에 위축되어 비명을 지르다 휘청였다.

“으아악!”

철퍼덕. 퍽.

발을 잘못 놀려, 뒤로 콱 나자빠지더니 엉덩방아를 쿵 찧었다.

“아얏.”

쓰라린 느낌에 들어보니 팔꿈치는 쓸려서 피가 뚝 떨어졌다.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앉은 강우는 손바닥과 엉덩이로 밀어 뒤로 물러섰다.

으르렁.

말뚝에 박힌 개 줄이 없다면, 성난 녀석의 먹잇감이 됐을지도 모른다.

멍멍! 으르렁.

“이봐. 꼬맹이, 거기서 뭐 해?”

그때, 높다란 목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말총머리를 높이 올려 묶은 소녀가 허리춤에 손을 올리고 있었다.

“워워, 꽃띠야, 왜 이래. 흥분하지 마. 워워.”

소녀는 꽃띠라는 귀여운 이름으로 개를 불렸다. 목덜미를 부드럽게 매만지자 녀석은 기분 좋은 숨소리를 냈다. 코를 킁킁대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자리에 얌전하게 앉아 혀를 날름거렸다. 당황한 표정으로 강우는 소녀와 개를 번갈아 보았다. 어린 소녀가 저 사나운 개를 아무렇지 않게 만지고, 조련하다니. 놀라운 광경이었다.

“스읍, 언니 말 들어야지.”

그 한마디에 고개를 숙인 개가 두 다리에 얼굴을 묻었다. 소녀는 꽃띠의 다리 밑에 있던 원석을 집더니 바닥에 주저앉은 강우에게 다가가 건넸다.

“이거, 네 거지?”

“…고마워.”

망설이던 강우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말했다. 소녀는 강우를 내려다보며 한 손을 내밀었다.

“손잡을래?”

고개를 끄덕여 보인 강우가 손을 잡고 일어났다. 흙먼지가 묻은 바지를 탁탁 털었다.

“다쳤잖아. 아프겠다.”

큰 눈과 시원스럽게 뻗은 입매가 어여쁜 소녀였다. 시선을 피하며 강우는 수줍게 답했다.

이런 꼬마 여자애 앞에서 넘어지고, 개가 무서워 벌벌 떨었던 게 부끄러웠다.

“괘, 괜찮아.”

“잠시만 기다려. 이럴 때를 대비해서 늘 챙기고 다니는 게 있거든.”

소녀는 강우의 말은 듣지도 않고 어딘가로 들어가더니 부스럭거리며 무언가를 찾았다. 돌아 나온 소녀의 손에는 밴드와 연고가 들려있었다. 강우의 팔꿈치 상처에 연고를 발라준 뒤 소녀는 호호 입바람을 불어주었다.

“짠. 이제 다 됐다.”

밴드를 붙여준 뒤 소녀가 두 손바닥을 탁탁 털었다. 강우는 조그만 목소리로 한 번 더 고맙다고 말했다.

“너, 서울에서 전학 왔다던, 맞지?”

“어떻게 알았어?”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는 소녀를 보며 강우가 뜻밖이라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소문 들었어. 난 한윤해나라고 해.”

해나는 싱긋 웃으며 오른쪽 손을 내밀었다. 얼결에 그 손을 맞잡으며 이름을 곱씹었다.

“한윤… 해나?”

“짧게 해나라고 불러.”

“꽃띠는 예민한 시기야. 새끼를 향한 모성애가 엄청난 녀석이거든.”

소녀는 가르릉 거리며 낮잠을 자는 커다란 개를 가리켰다.

“암컷…이었어?”

저 사나운 개의 이름이 꽃띠라는 것은 의외였지만, 암컷이라는 말은 더욱 놀라웠다. 겁도 없는 듯 티 없이 맑은 소녀의 옆얼굴을 보며 강우는 자기 귀를 의심했다.

“응. 저렇게 짖는 건 보호 본능이야. 새끼와 집을 지키려는 본능.”

“아….”

“개장수한테 팔려 갈 뻔 한 적이 있대. 그 이후로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졌어.”

자세히 보니 개집 안쪽에는 작고 조그마한 생명체가 꼬물거리고 있었다. 강우는 고개를 끄떡이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네 집에 함부로 들어와서 미안해.”

“여긴 내 집 아니니까 사과할 필요 없어.”

“그럼 누구 집인데?”

“이웃집 할머니 네인데, 꽃띠를 보러 놀러 오곤 해.”

소녀는 명랑한 목소리로 말하더니 툇마루 아래에 있는 짧은 다리를 달랑달랑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