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이봐, 이 선생. 오늘 이 선생의 반으로 전학 온다는 여학생 이야기 들었어?”''“예. 몸이 아파서 석 달 정도 쉬다가 전학을 오게 되었다는 것 밖에 모릅니다. 그 학생이 무슨 문제라도 있는 학생인가요? 권 선생님 무슨 들으신 이야기라도.”''“몸이 아파서 석 달 쉬어? 허, 참. 그 여학생이 얼마 전에 있었던 배성 고등학교를 발칵 뒤집은 인물이야. 앞에서 선동한 학생은 소년원에 들어간 진 성주라는 남학생이지만, 그 배후에서 학교 교장부터 선생들까지 뇌물 비리와 교육청, 학생회 관련 자료까지 모조리 수집해서 그들을 수사 의뢰한 배후가 바로 오늘 전학 오기로 된 그 이름이…….”''“홍지흔입니다.”''“그래, 그 홍지흔이라고. 배성 고등학교에서 한 여학생이 남선생에게 강간당했던 일 알지? 학교에서는 쉬쉬하느라고 그 일을 모두 덮어두려고 했는데, 그 학생이 그 사건 때문에 학교 교장에게 따지러 갔다가 교장이 생색을 내며 묻어두려고 하자, 비리 사건까지 모두 검찰에 고발했다는 거 아니야.”''“대단하네요. 그런데 그 학생이 어떻게 우리 학교에 오게 되었습니까? 우리 학교는 전학이 어려웠을 텐데.”''“서 선생이 교장선생님께 부탁드렸다고 들었어.”''“서 선생이라면 서민 양호 선생님 말씀입니까?”''“그래. 그 학생과 아는 사이인가 보지”''“글쎄요.”''“아무튼 이 선생 앞으로 잘 지켜봐. 그런 학생들은 한번 틈을 보이면 정신없이 쳐들어오거든. 항상 살피라고.”''“…….”''균하는 교무실에 들어갔다. 선생들 사이로 어색한 듯 교복단추를 만지작거리며 서있는 까만 머리카락의 낯선 여학생이 보였다. 조금 전 권 선생과 이야기했던 새로운 전학생이었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까만 머리칼을 하나로 질끈 묶고 있었다. 균하는 자신의 자리에 서 있는 여학생에게 다가갔다.''“반갑다. 니가 오늘 전학 오기로 한 홍지흔이지? 나는 3-6반 담임을 맡은 이균하라고 한다. 이 시기에 전학 와서 많이 어색할 텐데, 그래도 친구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해. 우리도 잘 지내보자.”''“저기. 바지에 자크 열렸어요.”''이런, 이게 처음 본 학생 앞에서 무슨 망신이란 말인가? 균하는 빨갛게 굳어 가는 얼굴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얼른 고개를 숙여 아래를 보았다. 하지만 자크를 확인하려고 떨어진 두 눈을 둘 곳이 없었다. ''어라?! 그런데 잘 잠겨있는 게 아닌가? 괜한 장난을 치고 있다고 생각한 균하는 가자미 같이 눈을 째리며 지흔을 다시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