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낙화장(烙畵匠)

하얀 종이 위에서 앵무새 머리를 닮은 앵무 부리 인두가 날듯이 가볍게 움직였다. 스승의 몇 번 안 되는 손놀림에 어느새 높은 산 하나가 생겨났다. 분명 화롯불에 달군 인두를 사용사용하지만 그을음 하나 없이 신기하게 산과 계곡이 제 모습을 갖추어 갔다. 언제 보아도 질리지 않고 신기했다. 스승의 손놀림을 따라가느라 송연의 앞에 놓인 화선지는 먹물 한 점 없이 깨끗했다.

“언제까지 그리 보고만 있을 것이냐? 내일 장이 서는 날이라며 장사는 안 나갈 생각인 것이야?”

사용하던 앵무 부리 인두를 화로에 묻고 다른 인두를 꺼내 들면서 노인이 말했다.

“아! 내일이 장이네요. 깜빡하고 잊었어요. 할아버지가 그린 산수화가 제게 자꾸만 말을 걸잖아요.”

“핑계하나는 잘 만든다. 얼른 가서 다듬어둔 나뭇조각이나 가져오너라. 나도 몇 점 보태주마.”

“정말요? 내일은 누군가 횡재를 하는 날이네요.”

사람들은 귀신같이 송연이 그린 낙화와 노인이 그린 낙화를 구분해 냈다. 똑같은 매화를 그려 내놓아도 경지에 오른 솜씨를 당해낼 재간은 없었다. 노인이 오늘처럼 나뭇조각에 몇 점 낙화를 그려주는 날이면 덩달아 송연의 그림까지 잘 팔리곤 했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노인이 좋아하는 유과도 사고 낙화를 그릴 종이와 비단을 샀지만, 자신에게는 인색했다. 언젠가 한양에 가게 되면 필요한 용체를 모으기 위해서였다. 장사가 잘될 것 같은 예감에 송연은 잔뜩 신이 나서 성급하게 일어서다 말고 몸의 중심을 잃고 비틀거렸다.

“서두르다 치마꼬리를 밟아 넘어지겠구나. 조심하거라. 조심.”

“그래서 집에서도 바지저고리를 입겠다는데 자꾸 치마를 입으라고 잔소리하시니 그렇잖아요.”

“언제까지 선 머슴애 흉내를 내려고 하는 것이냐.”

“평생요.”

“저놈이 그냥!”

송연이 입매를 삐죽이며 후다닥 밖으로 나갔다.

“저 아이가 없었다면 기나긴 세월을 내가 어찌 이겨냈을까….”

허둥거리는 모습마저도 어여뻐 노인의 주름진 눈가에 웃음이 조롱조롱 매달렸다.

*****

장터에 아이를 내보내고 노인은 뒷산에 올랐다. 좁은 오솔길을 따라 오르다 보니 울창한 왕대숲이 모습을 드러냈다. 댓잎들이 바람을 타고 속살거리듯이 몸을 흔들었다. 잔잔하지만 느릿하고 평화로운 시간들이 그 속에 숨어 있었다. 대숲 옆으로 보이는 작은 통나무 의자에 잠시 몸을 맡겼다. 여름 태풍에 부러져 누운 나무를 손수 잘라서 만든 것이었다.

“언제 보아도 좋구나. 바람과 이야기 하듯이 흔들리는 푸른 잎도 좋고, 하늘을 향해 꼿꼿하게 뻗은 가지도 좋고. 모두가 바람 앞에 속수무책인데 휘어지는 법을 알아서 긴 세월 제자리를 지키는 그 현명함도 부럽구나.”

대나무가 듣기라도 하는 것처럼 노인의 눈에서 애정이 흘러 넘쳤다.

“어라? 제게 뭐지?”

흔들리는 잎들 속에서 낯선 것이 보였다. 벌떡 일어난 노인이 대나무 한 그루를 휘어서 가까이 끌어 당겼다.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무수히 작은 꽃들이 줄기 끝에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벼꽃과 흡사했다.

“꽃이구나! 이것이 평생 한 번도 보기 어렵다는 대나무 꽃이야.”

가지를 잡은 노인의 팔에 한줄기 전율이 스치고 지나갔다. 순식간에 피었다 진다는 대나무꽃을 여기서 보다니.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꽃이 아니라고 했다. 열매는 너무 귀해서 봉황의 먹이가 된다고 했던가.

“며칠만 더 피어 있어라. 우리 밤이 에게도 보여줘야 하니까.”

잡고 있던 가지를 놓아주고 어깨에 메고 있던 화구통에서 종이와 먹을 꺼냈다. 이렇게 귀한 순간을 놓칠 수 없었다. 빠르고 섬세하게 움직이는 손끝을 통해 화선지에도 대나무꽃이 피기 시작했다. 인두와의 밑그림이 되는 작업이었다.

“이 참에 대나무 연작을 한번 그려봐야겠구나. 봄에 순이 올라오는 모습부터 꽃이 피는 모습까지 보았으니 사계절을 모두 담을 수 있겠지.”

노인의 마음이 기대감으로 출렁거렸다. 시들어 버린 나뭇잎처럼 존재감이 희미해진 자신에게 유일하게 곁을 내주고 묵묵히 지켜봐 주는 것이 자연이었다. 그들은 그림 속으로 기꺼이 들어와 벗이 되어 주었고 그의 화공으로서의 명성에 단단히 한몫을 해주었다. 더할 나위 없이 고마운 존재들 이었다.

‘너희들이 없었다면 기약 없는 유배 생활을 어찌 버티어 냈을고.’

노인의 눈동자에 회환이 어렸다. 멍하니 무아지경에 빠져있는 노인의 옆으로 도토리를 입에 문 다람쥐 한 마리가 겁도 없이 지나갔다.

“너도 나를 자연의 일부로 여기는 것이냐?”

볼이 터져라 먹이를 입에 문 다람쥐를 보니 생각나는 사람이 하나 있었다.

“밤이… 쥐밤… 갈대밭에서 건져온 아이….”

장마당만 나가면 신이 나는 놈인데 오늘은 사고치지 말고 무사히 돌아왔으면 좋으련만….

오랜만에 먹을 잡고 집중을 했더니 손목도 시큰하고 눈도 아팠다.

‘나이는 속일 수 없다더니…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할 줄이야….’

노인이 헛웃음을 지으며 화선지에서 눈을 떼어 산 아래를 바라보았다.

“어?”

멈추어 있는 듯 그림 같았던 풍경화 속으로 침입자가 들어와 있었다. 실개천을 따라 달려오는 말 두 마리 위에는 관복 차림의 기수가 타고 있었다. 노인의 초막을 찾아오는 것이 분명했다. 갑자기 가슴이 뛰었다.

‘무슨 일일까… 두 사람이 한 번에 찾아오는 일은 없는데… 설마 사약이라도….’

허둥지둥 화구를 챙겨든 노인이 초막을 향해 구를 듯이 내려갔다. 말보다 먼저 도착하기 위해서였다.

*****

나주평야는 다시 보아도 넓고 광활했다. 여물어 가고 있는 벼이삭이 바람을 따라 군무를 추는 장관을 보며 금부도사는 잠시 말고삐를 늦추어 잡았다.

“앞에 장애물이라도 있으신 것입니까.”

뒤 따라오던 나장이 말을 멈춰 세우며 물었다.

“아니네. 잠시 옛 생각이 나서 그런다네. 몇 해 전에도 이곳을 지나갔지. 금부도사라는 직책이 유난히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네. 지금처럼 내 의지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누군가의 생과 사를 결정하는 교지를 전달하는 순간이 특히 그렇지.”

“해배 (解配) 교지가 아닌 사약을 전하려면 저라도 그럴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어명이니 스스로를 너무 자책하지는 마십시오.”

나장이 위로하듯 말했다.

“지난번에는 사약을 가지고 왔었네. 조금이라도 시각을 늦추고 싶어 이 벌판을 한동안 서성이다가 출발했었지.”

금부도사의 표정은 어둡고 경직되어 있었다.

“주상전하께 직접 어명과 교지를 받으셨으니 나리께서는 이 궤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미리 아실 것이 아니옵니까?”

나장이 자신의 말안장 뒤에 실려 있는 봉인된 궤를 힐끗 돌아보며 말했다.

“교지 내용이야 물론 알고 있지. 하지만 궤 안에 들어 있는 것이 무엇인지는 나도 모른다네. 봉인이 되어 있는 그대로 전하라는 어명을 받들 뿐이지.”

금부도사의 표정을 보아하니 정말 모르는 것 같았다.

“궁금하긴 하지만 염려가 되지는 않습니다. 대제학대감의 인품이야 주상전하께서도 잘 아시는데 설마….”

나장이 말끝을 흐렸다.

“하늘에 맡겨야지 어쩌겠나. 그만가세.”

금부도사가 말의 옆구리를 발로 힘껏 찼다. 두 사람을 태운 말이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어느새 초막이 코앞이었다.

*****

“여기서 뭐하는 게냐. 얼른 집에 가 보지 않고.”

장터 좌판에 직접 만든 소품을 늘어놓고 팔고 있는 송연에게 낯익은 얼굴 하나가 다가왔다. 가끔 초막을 찾아오는 감영의 나졸이었다.

“아직 파장하려면 멀었어요. 가지고 나온 물건들을 반도 못 팔았습니다. 그러지 마시고 필요한 것이 있나 한번 보시지요. 손수건도 있고 받침대도 있고 이리 보여도 만물상입니다.”

송연이 너스레를 떨었다. 처음 장터에 나왔을 때의 쭈뼛거리는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노련한 장사치처럼 손님을 잡을 줄도 알았다.

“나리 댁에 어여쁜 따님이 계시다 들었습니다. 진달래가 그려진 댕기를 드리면 지나가던 도련님들의 시선이 저절로 모아질 것입니다. 마님께 드리면 기뻐하실만한 향낭도 있고요. 나리께는 요기 이거, 먹빛으로 물들인 주머니가 어떠신지요. 연초주머니로 그만입니다.”

거미 똥구멍에서 실이 나오듯이 작은 입에서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는 말에 막힘이 없었다.

“지금 장사가 문제가 아니다.”

나졸이 무엇이 그리 답답한지 가슴을 두드렸다.

“하긴 아직 요기도 못했으니 다른 문제가 있긴 하네요. 아까부터 뱃속에서 밥을 달라고 난리도 아닙니다. 그러니 아재가 얼른 하나 사주셔요. 그래야 국밥 한 그릇 사 먹을 돈이 됩니다.”

“국밥은 내가 다음에 사주마. 좌판을 걷고 얼른 집에 가 보거라. 한양에서 내려온 금부도사 나리께서 어명이 담긴 교지를 가지고 네 할아버지를 뵈러 가셨다.”

“금부도사? 교지요? 그 말을 왜 이제야 하시는 거예요?”

금부도사라는 말에 놀란 송연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네가 말할 틈을 안 주니 그렇지.”

“교지 내용이 뭐라고 하던가요? 아저씨는 아시지요?”

송연이 나졸의 멱살이라도 잡을 듯이 가까이 다가왔다.

“윗분들이 하시는 일이니 내가 뭘 알겠냐. 관찰사 나리께서도 곧 뒤따라간다고 하셨으니 중요한 일이구나 생각했을 뿐이다.”

“아저씨 나빠요. 그런 중요한 말은 빨리 해 주셔야지요. 아침나절부터 장터에 나왔는데 이제야 오셔가지고는….”

송연의 목소리에 울음이 실렸다. 펼쳐 놓았던 물건들을 보자기에 아무렇게나 쓸어 담았다. 나졸의 잘못이 아닌 것을 알지만 자꾸만 원망스러웠다.

‘나쁜 일이 아니어야 하는데… 제발 사약만은….’

송연이 보따리를 등에 메고 집 방향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가기 시작했다. 급한 마음과 달리 미투리가 자꾸만 발에서 벗겨졌다.

“한시가 급한데 너 마저 왜 이러는 것이냐.”

짜증이 난 송연이 미투리를 벗어 손에 쥐고 달렸다. 버선이 흙발이 되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숨을 헐떡이며 죽을힘을 다해 집을 향해 달렸다. 한여름에 오한이 들린 사람처럼 송연의 입술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

“어명이요! 죄인 허규는 앞으로 나와 어명을 받으시오!”

나장의 목소리가 좁은 마당을 울렸다.

“금부도사 나리께서 직접 오신 것을 보니 한양에서 교지가 내려온 모양입니다. 오늘부로 내 목숨은 어찌 되는 것이요?”

어느새 의관을 정제한 노인이 마루를 내려서며 담담하게 물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

때마침 숨이 턱까지 차오른 송연이 고꾸라질 듯 위태로운 몸짓으로 마당으로 뛰어 들어왔다. 모두의 시선이 그쪽으로 쏠렸다.

“내 수발을 들고 있는 손자요. 어명을 받기 전에 잠시만 시간을 주시오.”

노인의 부탁에 금부도사가 승낙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놈이 요즘은 장터만 나가면 꾀를 부리고 일찍 들어오는구나. 작은 초막에 무슨 특별한 일이 생길 것이라고 이리 숨도 못 쉬고 달려온 것이냐. 할애비 괜찮다. 그러니 걱정 말고 방에 들어가 있거라.”

노인이 평온한 어조로 송연을 달랬다.

“싫어요. 할아버지 안계시면 저는 혼자 못살아요. 사약이라도 내리시는 것이라면 어떡해요. 그냥 유배지에서 더 사시겠다고… 한양 근처에는 얼씬도 않을 것이니 이대로 살게만 해달라고 하시면 안 되나요?”

울음이 볼 안에 가득 들어차 있었다. 빗물처럼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없이 송연이 노인의 옷자락을 움켜쥐었다.

“나라님의 명을 누가 거역할 수 있단 말이냐. 사약이라도 기쁜 마음으로 받는 것이 신하된 도리니라. 곧 끝날 것이다. 너무 걱정하지 말거라.”

송연을 달랜 노인의 시선이 천천히 금부도사를 향했다.

“이제 어명을 받을 준비가 되었소. 교지를 읽으시오.”

어느새 노인은 인자한 촌로의 얼굴을 벗고 대제학 허규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금일부로 해배가 되셨습니다. 경하 드립니다. 대감.”

금부도사의 한마디에 긴장이 풀린 송연이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 한마디를 듣는데 오년의 세월이 걸렸구먼.”

노인의 회한이 가득한 시선이 북쪽을 향했다.

‘…궐 안이 잠잠해지면 부르겠네. 그때까지만 참아주게. 말이 유배지, 글 읽기를 좋아하는 그대에게는 학문에 매진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도 있지 않겠나. 돌아올 때는 시문집이나 한 권 만들어 가져다주게.’

늦은 밤, 그를 불러서 미안한 마음을 전하던 임금의 목소리가 또렷이 기억났다.

‘어명을 어기고 빈손이니 전하를 다시 뵐 일은 없을 듯합니다. 만수무강 하시옵소서.’

노인이 교지를 받고 천천히 북향 사배를 올렸다.

“대감마님께 전해 드리라는 것이 또 있습니다.”

절을 마치자 금부도사가 나장과 함께 궤를 가져다 노인의 앞에 놓았다. 궤는 눈으로 보기에도 제법 컸다.

“이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 것이요?”

노인이 물었다.

“저도 모릅니다. 주상전하께서 내리신 명을 그저 받드는 것뿐입니다.”

“할아버지! 제가 열어 볼게요. 궤가 큰 것이 혹시 위험한 물건이 들어 있을 수도 있으니 제가 하겠습니다.”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 그대로 부끄러움도 잊은 채 송연이 앞으로 나섰다. 궤의 크기를 보니 예사롭지 않았다. 해배를 명하셨다고 하지만 아직은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조심스럽게 봉인을 뜯고 궤를 열었다.

“이건?”

송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호피구나. 비단도 들어있고… 해배를 명하는 자리에서 상을 함께 주실 리는 없고….”

노인이 고개를 갸웃했다. 임금의 의중을 짐작하기 어려웠다.

“호피가 이렇게 큰데 실제로 살아 있는 호랑이는 얼마나 무시무시할까요. 산중왕이라고 불릴 만 하네요. 가죽만 봐도 무섭습니다.”

송연이 제 앞에 호랑이가 있기라도 하는 것처럼 진저리를 쳤다.

“할아버지! 여기 서찰도 있어요.”

궤안에서 서찰을 꺼낸 송연이 조심스럽게 펼쳐서 노인의 손에 들려주었다.

‘자네가 시문집을 만들지 않았다는 것에 호피를 걸겠네. 그래도 부탁을 했던 임금의 체면도 있고 하니 한양으로 돌아올 때 선물로 호피에 낙화 한 점 그려다 주게나. 나주평야가 그리 넓다지? 그 땅과 그곳에 사는 백성들의 모습을 그려다 주게. 비단도 몇 필 들어 있을 것이야. 금부도사 일행이 한양에서 나주까지 가느라 고생이 많았으니 위로차원에서 그림 한 점씩 그려준다면 더없이 고마워 할 것이고. 한양에서 자네가 돌아올 날만 기다리고 있겠네.’

친한 벗에게 보내는 서신처럼 격식을 초월한 임금의 서찰이었다.

‘방금 해배를 명하시고 그 자리에서 다시 손을 묶으시는 군요. 하지만 이 또한 어명이라면 받들겠습니다.’

서신을 읽는 노인의 입가에 빙그레 미소가 떠올랐다.

“밤아! 화로를 준비하거라. 오늘은 밤새 인두화를 그려야 할 것 같구나.”

“갑자기요?”

“어명이시다. 교지를 수행한 금부도사에게 낙화를 한 점 선물하라 명하시는 구나.”

“조선제일의 낙화장인이신 대감의 인두화를 저도 받을 수 있는 것입니까?”

금부도사가 놀라서 물었다.

“그만 둘까?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내 목숨을 두고 흥정을 한 사람인데 뭐가 예쁘다고 그림 선물을 하라고 하시는 것인지 원….”

노인이 금부도사를 놀리듯이 혀를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