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야수의 생일(生日) (2)'''' “서 편집장님, 이러시면 안 되죠. 이거 오해의 소지가 너무 다분한 글이잖습니까. 솔직히 그때 얘기 분위기가 오프 더 레코드였다는 거 알지 않습니까. 아, 물론 인터뷰 중에서 한 말이고 딱히 오브 더 레코드라고 한 건 아니지만요…… 네, 맞습니다. 그냥 이 내용만 봤을 땐 열애설은커녕 스토커 애기가 흘러나와야 정상인거 저도 압니다. 오히려 이걸 그렇게 받아들인 사람들이 이해가 안 가는 거죠. 근데 지금 분위기가 대중 전체가 그런 사정이 아니라 그냥 이 사실만 관심을 주고 있잖습니까. 특히 인터넷이 어떤 곳입니까? 사실보다는 그냥 처음에 불거져 나온 소문 그 자체의 영향력이 큰 겁니다. 나중에 사실을 알려도 절반 이상의 사람들은 와전된 사실만 알지, 후에 바로 잡혀진 진실은 모르지 않습니까. 그래서 아예 그런 소지를 차단시키는 게 최선인데. 이건 솔직히 와전의 거리를 충분히 제공하고도 남았잖아요. 아니, 화내는 게 아니라 조금 조심 좀 하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아, 네. 알겠습니다. 그럼, 서 편집장님도 이런 문의 들어오면 제가 먼저 말씀드린 대로 좀 답해 주세요. 다른 사람들 분위기도……네, 네. 알겠습니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아, 김 기자님. 오랜만입니다. 하하, 그 얘기 말씀이시군요. 아니, 잡지에 적힌 내용은 분명히 ‘야수는 아니었으면 합니다. 최근 저를 정말 곤란하게 하는 분이 있어서요(웃음)’이었다구요. 거기다 원래 아혁이 의도는 그게 드라마 안 야수역이 힘들다, 이런 걸 농담 삼아 흘린 건데, 그게 하필이면 이상형 질문을 받는 타이밍에 흘려서 어째 잘못 되가지고 이렇게 된 겁니다. 어제 TV인터뷰 보셨죠? 그거랑 별반 다를 바 없는 겁니다. 실은 방금 그 잡지 편집부랑 통화했는데, 안 그래도 그날 인터뷰 나온 직원이 아직 초보에 서툴러서 확실히 짚어주지 않는 바람에 꼬여 잘못된 거라고 사과했습니다. 네. 정말 어이가 없는 상황이지요. 열애설이라니, 말도 안 돼요. 김 기자님도 우리 아혁이 성격 아시잖아요. 절대 그런 거에 괜히 신비주의 내세울 녀석 아닙니다. 거기다 진짜 열애설이면 열애설로 터지지 이렇게 말도 안 되는 형태로 나오겠습니까? 아니, 행여나 제가 김 기자님께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걱정 마세요. 저희도 아혁이 스캔들이라면 오히려 기다릴 정도라구요. 절대 안 숨깁니다. 터뜨릴 거면 아주 왕창 터뜨리지, 이런 옹졸한 식은…… 아, 네. 알아주셔서 다행입니다. 그럼 조만간 인터뷰나 하나. 네, 그럼, 차후 뵙겠습니다.”' “네. 앗. 신 기자님. 안녕하세요? 아, 그 소문이 벌써 거기까지…….”' “……맞습니다, 허 기자님. 그런 거니까 너무……(배고파요, 밥 주세요!)…… 아, 제 전화 밧데리가 다 돼서 죄송하지만 이만…… 네, 수고하세요. (나, 졸려. 있다 봐아!)……후우.”' 핸드폰을 닫자마자, 특유의 소리를 내며 꺼지는 모습을 지켜보던 형민은 세상을 가라앉힐 것처럼 무거운 한숨을 내뱉었다. 아침, 아니, 새벽부터 지금까지 거의 쉼 없이, 울린 탓에 분명 어제 저녁 자기 전에 빵빵하게 채워두었던 배터리가 몇 시간 새 동이나 버렸다. 그리고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