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야수와 야수의 만남.'''' 찰칵. 찰칵찰칵. 찰칵.' “아혁 씨 여기 한 번만 봐 줘요!”' “아혁 씨 좀 웃어 봐요! 한 번만 웃어 보세요!”' “아혁 씨 이쪽 한 번 봐요! 좋아요!”' “아 이쪽두요! 이쪽도!”' “밀지 마요! 아혁 씨 여기……!”' 찰칵, 찰칵. 찰칵찰칵. 찰칵!' 야수를 길들이는 사랑 제작발표회라는 플랜카드가 걸려있는 한 호텔의 소형 홀. 이곳은 지금 연신 사방에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고 수많은 사람들의 외침으로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그 가장 중심에 있는 남자가 바로 카메라를 든 기자들이 목이 터져라 부르고 있는 아혁이란 이름을 가진 남자. 바로 오늘도 각 스포츠 신문 1면을 장식한 남자다.' ' 「인기 톱 영화배우, 도아혁. 데뷔 4년 만에 첫 브라운관 출연!」' 「데뷔 때부터 온갖 신드롬을 몰고 온 스크린의 황태자 도아혁, 브라운관도 접수할까」' 「나쁜 남자의 극치를 보여준 도아혁, 숨겨진 야수의 본능을 드러낸다.」' 「야수의 사랑, 과연 또 한 번 여심을 사로잡을 것인가!」' 「야수의 신데렐라로 뽑힌 톱 탤런트 정희령!」'' ……등등, 고작 드라마 출연 하나 하는데도 이토록이나 열광적인 언론의 관심을 받는 남자. 그리고 이 상황이 지극히 당연할 수밖에 없는 남자.' 연기자 도아혁은 데뷔 시작부터 한 영화의 주연이라는, 여느 신인과 다른 높이에서 시작하는가 싶더니 그로 일약 스타덤에 올라 인기뿐만 아니라 온갖 상이란 상은 다 휩쓸고 그 데뷔작으로 해외에서 상까지 타온 정말 경이적인 이력을 가진 남자다. 모두가 그를 ‘살아 있는 연예계의 기적’이라고 부르는 것도 결코 빈말은 아니었다. 지금껏 수많은 스타가 있어왔지만 이토록 엄청난 속도로 급부상한, 그리고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킨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 이전에도 있어왔던 이 같은 상황에 수많은 이들이 ‘신드롬, 신드롬’했던 그 어떤 때보다 강한 영향을 뻗쳤다. ' 거기에 더해 한 번 정상에 오른 스타들이 점차 가라앉는 것과 달리 이 남자는 더 이상 올라갈 곳 없는 정상을 향해서 더욱 전진하고만 있었다. 대부분의 국내 톱 배우가 10년을 연기해야 겨우 받을까 말까한 할리우드의 러브 콜을 고작 데뷔 3년 만에 이뤄내고도 스케줄이 밀려 당장 날아가지 못할 정도였다.' 그는 데뷔 후 연예계의 신성(新星)이 되고부터 이미 각종 CF섭외 일 순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데뷔 후 몇 달 되기도 전에 충무로의 캐스팅 순위 베스트에 들었고 온갖 곳에서 손짓하게 만든 남자. 그리고 영화배우로는 정말 이례적인 팬클럽 회원수를 자랑하며, 여느 10대 아이돌도 웬만해선 명함 내밀어 보기 힘든 인기를 자랑한다. 그가 데뷔한 그해 벌어들인 수익금만 해도 100억원에 달한다고 하니, 정말 할말 없게 만드는 남자가 아닐 수 없다.' 남들이 당연하다는 듯 거치는 그 흔한 무명시절 없이 혜성처럼 등장해 빛나는가 싶더니, 그는 단지 짧게 반짝이고 마는 별이 아닌, 연예계의 태양이 되려고 한다. 이제 겨우 26의 나이. 데뷔가 22살로 늦긴 했지만, 그 나이의 누구도 흔히 오를 수 없는 자리에 그는 이미 올라있었다.' 그리고 데뷔 때부터 지금껏 쭉, 스크린 무대만을 고수하던 그가 처음으로 브라운관에 발을 내밀게 되었다. 일년 12달, 365일의 거의 절반 이상을 스포츠 신문에 자신의 기사가 오르고 그의 반이 일면을 장식하는 그이니, 이번 역시 엄청난 대형 사건이었고 모든 신문들은 일약 그가 출연을 결정한 이 드라마에 스포트라이트를 집중했다. 이로 인해 일부 언론에서는 늘, 그가 이런 대접을 받을 때면 하는 말로. 과대 포장된 거품이 빠질 거라고 빈정거리고 있지만 아직 대부분의 이들은 그의 행보 하나하나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