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전무로 나타난 그.(2)

김 이사는 만족스러운 미소와 함께 채하에게 악수를 건네며 말했다.

“그동안 수고 많았겠어요.”

“아닙니다. 저 혼자 한 것도 아니고 팀원들이 다 같이 이루어 낸 결과입니다.”

“그렇군요. 마케팅 2팀에 이렇게 인재가 많을 줄은 몰랐네요.”

“이 기회에 아셨으니 더 잘 해주시면 되겠네요.”

윤수가 싱긋이 웃으면서 둘 사이를 끼어들며 말했다. 혹시라도 김 이사가 그와의 관계를 이상하게 오해할까 봐 채하는 조마조마한 것에 비해 윤수는 오히려 능글맞은 미소로 화답했다.

“수고했어요. 윤 대리.”

김 이사가 채하에게 말을 건네고서 윤수에게 인사를 꾸벅 건네고는 회의실을 떠났다. 회의실에는 애초에 SNS 기획팀이었던 주혜 제외한 멤버들만 남아 있었다. 서현은 김 이사가 완전히 나간 것을 확인하고서 윤수에게 말했다.

“아니. 세상에 이런 경우가 다 있어요?”

“하핫. 많이 놀랐죠?”

“많이 놀랐죠? 그게 말이에요? 방구예요? 아. 이제 이런 말 하면 안 되는 급인가?”

“저 그렇게 막 누구처럼 꼰대 같지 않아요.”

저게. 지금 나 들으라고 하는 거야? 채하는 입을 삐죽거리며 윤수의 옆구리를 꼬집었다.

“아야야. 걸핏하면 사람을 때리고 그래요?”

“지금 나 들으라고 하는 거야? 어?”

“아이. 내가 또 언제.”

“그게 아니면 뭔데? 어?”

귀엽게 입을 비죽거리며 채하의 손을 이리저리 피하는 윤수의 입에는 기분 좋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 때리려는 시늉하는 그녀의 손을 맞잡고서 개구진 표정을 지으며, 그의 긴 눈매가 반달처럼 휘어졌다. 그의 두 눈에는 꿀이 뚝뚝 떨어지는 듯했다.

“어휴. 막 헤어졌는지 어쨌는지 할 때는 어쩌고, 지금은 완전 꿀이 완전 흘러넘치네. 아주 그냥.”

“헤어졌다고 했어요?”

서현의 말을 듣고서 윤수가 깜짝 놀란 얼굴을 하고서 채하에게 되물었다. 저게. 진짜. 일부러 그러는 게 명백해 보이는 서현에게 눈치를 주자, 혀를 내밀어 오히려 놀린다.

“아, 아니. 그날 좀 기분이 안 좋아서 대충 던진 말인데, 쟤가 지금 오역한 거야.”

“나랑 헤어질 생각은 하지 마요. 생각만 해도 싫으니깐.”

“어휴. 여기 둘만 있어요? 네? 팀장님 말씀 좀 해보세요.”

윤수의 말이 오글거렸는지 서현이 입을 비죽이며 속내를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서 있는 유라에게 말했다. 그제야 그녀가 있었다는 것을 안 채하는 윤수에게서 조금 떨어졌다. 꽁냥거리는 것을 봤으니 그녀의 기분이 꽤 안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녀에게 괜한 먹잇감을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마음이 불편해졌다.

“…축하해요. 윤채하 대리.”

“네. 감사합니다.”

“감히 상상도 못 할 대우 받고 있는 거 알죠?”

“…네?”

“그렇잖아요. 성인의 임원들이 모이는 자리에 추태를 보였는데도 불구하고, 남친 잘 둔 덕에 이렇게 기회를 다시 잡는 거 쉽지 않잖아요.”

“그게 무슨…!”

유라의 말에 발끈한 채하를 가로막은 건 윤수였다. 그는 조금 전 채하를 바라보던 눈빛이 아닌 싸늘하기 그지없는 얼굴을 하고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모습이 어이가 없는지 유라는 헛웃음을 흘렸다.

“왜? 내가 틀린 말이라도 했니?”

“맞다 아니다를 네가 판단하는 것부터 틀렸어.”

“내가 그렇게 미운 거니? 아니면 윤채하 씨가 상처받을까 봐 걱정이 되는 거니?”

“여기서 할 얘기는 아닌 것 같다.”

“왜 아냐? 너의 현 여친, 전 여친이 다 모였는데.”

“그만하자. 그리고 내가 이전에 다 못한 말이 있었네.”

“……?”

“넌 그 자리에 있을 자격조차 없어. 왠 줄 알아? 성인에 도움 되는 직원과 도움 되지 않는 직원조차 구분 못 하니깐.”

“훗. 그래? 너야말로 직권남용해서 여친 과잉보호하는 건 아니고?”

“이건 과잉보호가 아니라 직장상사인 네가 대처하지 못한 상황을 내가 한 것뿐이야.”

“이것도 내 잘못이다?”

“아니야? 보통의 상사라면 너처럼 행동 안 해.”

“내가 어떻게 했는데?”

“이주혜 씨가 과연 윤채하 씨에게 선의의 마음으로 물을 줬을 거라고 생각하니?”

“그걸 왜 나한테 물어보는데? 직접 당사자에게 물어보지 그래?”

“이상해서 말이야. 넌 꼭 이주혜 씨가 그런 짓을 할 것을 아는 것처럼 침착하더라고.”

채하도 그와 똑같은 생각을 했다. 채하는 유라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녀보다 조금 더 큰 유라가 서늘한 눈빛으로 하고서 마주 보았다. 뭐야? 마치 내가 남친을 뺏은 거처럼 바라보잖아.

“그런 그 상황에서 내가 뭘 해야 되니? 옷이 반쯤 다 젖어서 속옷이 다 보이는 여직원더러 억지로 발표를 시켜야 했었니? 웃음거리 되게?”

“그게…!”

차분하게 받아치는 유라의 말에 윤수가 발끈했다. 채하는 그런 그를 제지하고서 대신 대답했다.

“네. 옷이 반쯤 젖어 있는 건 제 사정이고요. 팀장님이 굳이 제 발표를 대신할 필요까지는 없었어요.”

“내가 윤채하 씨 발표를 의도적으로 뺏기 위해서 주혜 씨랑 공모를 했다 뭐 이런 건가요?”

“모르죠. 그건. 전 여친인 팀장님이 저에게 예전에 윤수 씨 나랑 사귀었다는 둥 추억팔이 하는 것부터 무슨 심리인지 알 수가 없었거든요. 그리고 그 후로 팀장님이 무슨 의도로 제 연애에 계속 관여를 하시는 건지도 모르죠. 저는.”

속에 담아 두었던 말을 내뱉자 심장이 터질 듯이 뛰기 시작했다. 그 반면 유라의 얼굴은 기분 나쁘도록 아무런 동요조차 없어 보였다. 그녀의 붉은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가는 것이 기괴하게 느껴졌다.

“윤채하 씨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윤수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나한테는 큰 충격이었나 봐요. 사랑 따윈 모르는 사람인 줄 알았으니깐.”

유라는 원망 가득 담긴 눈으로 윤수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조금 짓궂게 굴었나 봐요. 하지만 윤채하 씨 발표를 뺏을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내가 왜 그런 짓을 하겠어요? 안 그래요?”

“…그건.”

“나 윤채하 씨와 좋게 지내고 싶어요. 제가 좀 서툴러서 오해가 있었나 봐요.”

생글 웃어 보이는 유라에게 채하는 뭐라 말을 해야 될지 몰랐다. 뭔가 한발 양보하는 듯하면서 교묘하게 이 상황을 빠져나갔다.

“저는….”

“아. 미안해요. 연락이 와서요. 오늘은 다들 수고했으니깐 나중에 저녁이라도 함께하죠.”

그녀는 미안한 얼굴로 들고 있던 폰을 들어 보이며 양해를 구했다. 그녀의 손안에서 울리는 폰 진동이 그녀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지만, 뭔가 꺼림칙한 건 왜일까. 회의실을 나서는 유라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미친 듯이 뛰던 심장이 사그라지지 않았다.

“와. 이게 무슨 일이에요? 나 지금 뭐 들은 거예요?”

숨 막히는 이 상황에 서현이 그 정적을 깼다. 그녀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놀랄 만도 했다. 인턴이었던 윤수가 성인 그룹의 후계자로 나타난 것도 모자라, 유라가 윤수의 전 여친이었다니.

“헐. 그래서 여태껏. 와. 이제 말이 되네!”

그동안 유라가 이상하게 채하에게만 싸늘하게 굴었던 것이 기억이 난 모양이었다.

“와우. 그나저나 모태솔로. 읍읍!”

모태솔로라는 말에 화들짝 놀란 채하가 황급히 그녀의 입을 막았다. 괜히 민망해서 윤수를 바라보며 어색하게 웃었다.

“아. 나 모태솔로라고요? 에이. 그거뿐인 줄 알아요? 무슨 사람을 모지리 취급하지 않나? 또 뭐라 했더라.”

“와. 전무님한테요?”

“그렇다니깐요. 내가 그렇게 내가 누군지 알면 깜짝 놀랄 거라고 얘기했는데 귓등으로도 안 듣더라고요.”

“어쩐지. 그 옷태하며 명품으로 덕지덕지한 게 보통 사람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니깐요. 이 한정판을 짝퉁이라고 하지 않나.”

“이씨! 이것들이 지금 나 놀리는 거지?”

들으면 들을수록 놀리는 것 같아서 소리를 빽! 하고 질렀다. 씩씩거리는 채하를 보고서 윤수는 귀엽다는 듯이 웃어 보였고, 서현은 혀를 샐쭉 내밀어 보였다.

“도대체 어디가 매력인 거예요? 이 상황에 이런 말 눈새이긴 하지만, 전 여친과 너무 갭이 있지 않아요?”

“아주 그냥 오늘 관 짜라고 자꾸 재촉하지?”

채하의 으름장에 서현은 무섭다는 시늉만 하고서 눈으로는 윤수의 대답을 재촉했다. 뭔가 고민하는 듯한 윤수의 얼굴에 괜히 서운해졌다.

“왜 그런 거 묻고 그래? 사람 앞에 두고.”

“궁금하잖아요. 그리고 저 재벌 2세도 처음 봤거든요.”

서현이 눈을 반짝반짝 거리며 윤수를 올려다보았다.

“보통 사람의 반응은 이래요. 근데 윤채하 씨는 달랐죠.”

“뭐 예를 들면 ‘나 그런 여자 아니에요.’ 하면서 뺨 때리고 뭐 그런 거?”

“어. 뭐 얼추 비슷해요.”

“헐. 그러면 나도 우선 뺨을 좀 때리는 연습을 해볼까?”

“야. 그만해. 그랬다간 쇠고랑 차는 수가 있어.”

“아. 쇠고랑 하니깐 생각이 나네. 경… 읍!”

윤수가 말하는 것이 뭔지 단박에 알아차린 채하가 그의 입을 막으며 눈빛으로 경고했다. 더 말하면 죽여버리겠다고. 그녀의 살벌한 눈빛을 읽었는지 윤수가 차에 장식되어 있는 장난감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뭐야? 뭔데요? 왜 또 나만 소외시키지? 이래서 커플들 사이에 끼면 찬밥 신세 된다더니 딱 그짝이네. 서러워서 살겠어? 예?”

채하는 서현의 반응이 귀엽다는 듯이 푸흐흐 웃으면서 오른쪽에는 윤수의 어깨를 왼쪽에는 서현의 어깨를 감싸고서 말했다.

“점심 내가 쏜다.”

“와우. 나는 세상에서 공짜 밥이 그렇게 맛있더라고요.”

“내 입은 고급진데 대리 월급으로. 앗! 걸핏하면 폭력 쓰는 버릇 좀 고쳐요.”

정강이를 차인 윤수가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쓸데없는 말 하는 자에게는 매가 직빵이야. 1인당 1만 원 이내. 더는 안됨.”

“어유. 꼰대.”

“저런 모습이 매력이죠.”

“헐. 저런 스타일이었어요? 와. 너무 신기하네.”

“밥 먹고 싶으면 그 입들 다물고 따라와.”

민망해진 채하가 서현과 윤수를 놔두고 먼저 앞장서 걸었다. 그녀의 귀가 새빨개진 것을 눈에 들어왔다. 그녀의 모습이 귀여워서 미소가 절로 나왔다.

“빨랑 안 오면 나 먼저 가버린다.”

***

손안에서 울리는 진동만큼이나 유라의 심장이 부들부들 떨렸다. 조금 전에 당당하게 채하를 보호하던 윤수의 모습은 유라의 마음을 심란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의 손안의 폰은 끈질기게 울어댔다. 약혼자인 김진찬에게서였다.

“여보세요.”

[무슨 일 있어요? 목소리가 왜 그래요?]

“아뇨. 그냥 컨디션이 안 좋아서요.”

[오늘 신혼집 문제 때문에 상의해야 될 것 같은데… ]

“나 사랑해요?”

[갑자기 물어보기 있어요? 우리 사이에 사랑이 어딨어요. 그냥 비즈니스일 뿐인데.]

“그렇죠. 그래도 난 사랑이 하고 싶은데.”

[… 우리 나이에 사랑이란 게 있는 게 더 이상하지 않아요? 이제 슬슬 신혼집 채워야 하는데, 이런 거 내가 하는 거 좀 아니잖아요.]

“…….”

[여보세요? 유라 씨 듣고 있어요?]

수화기 너머 진찬의 목소리가 거슬리기 시작했다. 유라는 입술을 잘근잘근 씹어댔다. 뭔가 결정을 할 때 그녀의 버릇 중 하나였다. 자꾸만 재촉하는 진찬의 목소리를 더는 듣고 싶지 않았다.

“우리 결혼 조금 미뤄도 될까요?”

***

“이것 좀 먹어요. 그때 보니깐 완전 비쩍 말라가지고, 앗!”

“으리만 익는그 아니라니끈. (우리만 있는 거 아니라니깐.)”

윤수는 테이블 위에 있는 반찬이란 반찬은 죄다 채하의 밥그릇 위에 얹어주고 있었다. 채하는 하다못해 눈치를 줬는데, 오히려 실실 웃기만 한다. 저 자식이 진짜! 티를 내도 저렇게 꼭 티를 내냐? 채하는 서현을 앞에 두고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몰랐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윤수는 팔불출 마냥 채하에게 또 다른 반찬을 가져다주었다.

“너 먹어. 너.”

“에이. 이거 그냥 한우 아니에요. 고품격 클래식만 듣고 자란 유기농 채소 먹은 소…!”

사람을 무슨 병풍 취급하는 것도 아니고, 눈앞에 커플들의 행위가 어이가 없었다. 심통이 난 서현이 자신의 앞에서 왔다 갔다 하는 반찬을 냉큼 받아먹어 버렸다.

“난 또 나 먹으라고 한 줄 알고.”

“넌 안 바쁘니?”

“왜 안 바빠요? 바쁘지만, 전무님 앞에 두고 먼저 가는 게 예의가 아니잖아요. 그래도 윗사람인데.”

“그래도는 뭐죠? 무슨 의미이죠?”

“에이. 선배의 남친 이콜 제 지인이라는 거죠. 그러니, 제 지인이지만 윗사람 대우 해준다 뭐 그런 거죠. 대충 알아들어요.”

“씁. 어째 그 선배의 그 후배 같단 말이죠.”

“에잉?”

“헐”

윤수의 말에 둘은 어이없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서로가 비슷하다는 말을 극혐하는 것도 똑같아서 웃음이 절로 나왔다.

“너 말 똑바로 해. 내가 얘랑 어디가 똑같다는 거야? 그래도 내가 조금 더 정상적이거든?”

“헤이. 헤이. 선배. 그 말인즉슨 저는 뭐 비정상이라는 겁니까?”

“그럼 네가 여태껏 정상인 줄 알았어?”

“와. 그건 선배도 마찬가지이거든요? 아니, 윤재 씨. 아, 아니. 윤수 씨. 아, 아니다. 한 전무님 얘기 좀 들어봐요. 지금 팀장님 말고 그 이전에 줄타기 잘하던 팀장이 있었는데, 그 팀장이 선배 아이디어를 뺐어갔단 말이에요. 그때 이 선배 어떻게 했는지 알아요?”

“야. 너 그 얘기 하면 진짜 죽을 줄 알아!”

“우리 둘이서 그 옥상정원에서 술 먹었거든요. 아. 퇴근 다 하고. 근데 이 선배 완전 꽐라 되어서 갑자기 그 팀장님 자리에 가서 거하게… 읍!”

채하는 재빨리 쌈 하나 크게 싸서 그녀의 입에 넣었다.

“그 얘기는 무덤까지 들고 가기로 한 거 기억나지? 오늘이 너 제삿날 하고 싶어?”

“으니요. (아니요.)”

“그럼 이 쌈 먹으면서 그 얘기도 같이 삼켜!”

“옙.”

“안 봐도 뻔하죠. 뭐. 저는 더 큰 일도 있었는데요?”

“뭔데요?”

“이씽. 이것들이 진짜!”

분명 그의 집에서 토하고 나체로 된 얘기하려는 게 뻔했다. 채하는 더는 참을 수 없었다. 얼굴이 시뻘게진 채로 대화를 가로챘다. 그러자 그 둘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씩 웃어 보였다.

“나 놀리는 게 재밌나 봐? 내가 아주 그냥 더 재밌게 해줄까?”

옷까지 겉어붙이며 위협적으로 말하자, 그 둘은 눈을 조심스럽게 깔았다. 그러자 채하는 입을 앙다문 채 자리에 앉았다.

“진짜 저런 성격인데도 좋아요?”

“그러니깐요. 내 스타일 분명히 아닌데, 좋은 걸 보니깐 제가 단단히 미쳤나 봐요.”

“진짜! 계속 이럴 거야?”

채하의 반응에 서현과 윤수는 웃음이 푸흐흐 하고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