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욱은 퇴근해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들어섰다. 설이 현관 입구까지 나와 그를 반겨 주었다. 계단을 오르다 은욱은 잠깐 멈춰 서선 뒤를 돌아 설을 보았다. 그녀는 웃으며 은욱과 눈을 마주했다.' “기다리다 늦어지는 것 같으면 먼저 자.”' “…….” ' “매일 이렇게 기다리지 말고 시간이 12시가 넘었는데.”' “네 근데 되도록이면 기다릴려구요. 퇴근해 오시는데 깜깜한 어둠만 보이면 쓸쓸할 거 같아서요.”'설의 말이 끝나자 은욱은 긴 팔을 뻗어 설의 손을 잡았다. 그래 쓸쓸했다. 어릴 때도 커서도 어둠속으로 들어온다는 건…….'은욱은 천천히 설의 걸음에 맞추어 계단을 올랐다. 그는 힘없이 양복 재킷을 벗어 소파 위로 던져 버리곤 침대로 가서 걸터앉았다. 그리곤 설에게 다가오라는 손짓을 했다. 설은 주춤거리며 은욱의 앞으로 다가섰다.' “안 잡아먹을 테니깐…… 그렇게 겁 좀 먹지 말지, 내가 치한인가?”' “아니, 그게…….”'은욱은 팔을 뻗어 그녀의 하얀 손을 잡았다. 그리고 그녀의 손등에 가벼운 키스를 했다. 그의 행동에 설의 얼굴이 금방 붉어졌다. 은욱은 다시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다 긴팔로 허리를 감싸 안았다. 은욱이 좋아하는 설이만이 가지고 있는 상큼한 딸기향이 은욱을 감싸는 듯했다.' “조금만 있자, 이렇게.”' “회장님, 좀 쉬셔야 할 듯해요. 항상 피곤하고 힘들어 보이세요.” ' “다니는 학원은 어때?”' “……재미있어요.” ' “학교 다시 가고 싶지 않아?”' “……아직 생각 좀 더 해보구요.”' “내가 보내 줄게.”' “그건 싫어요. 더 이상 회장님께 도움 받고 싶지 않아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제 힘으로 하려구요.”' “쿡쿡쿡. 고집쟁이.” '설의 말에 은욱은 고개를 들어 설을 보았다. 설은 손을 올려 은욱의 지친 뺨을 쓰다듬었다. 그리곤 몸을 숙여 그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두근거림이 가득한 첫 키스처럼 몸 가득 잠자고 있던 세포들이 쿵쿵쿵 뛰고 있었다. '설이 가벼운 키스를 멈추고 몸을 일으키려 하자 은욱의 큰 손이 그녀의 머리칼 속을 밀고 들어왔다. 그의 키스는 끝나지 않았다. 힘이 빠지듯 나른한 몸이 은욱에 의해 침대로 뉘어졌다. 그의 손이 설의 머리칼을 지나고 설의 뺨을 지나고 목선을 지나고 그의 입술이 그녀의 하얀 목선을 따라 입술을 움직였다. '얼굴을 쓰다듬던 손이 점점 아래로 이어졌다. 그리고 봉긋하게 오른 가슴에서 멈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