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가을에 한다, 겨울에 한다, 소문만 무성하던 B.N.(Brand New / 비엔)의 네 번째 정규앨범 컴백 날짜가 발표되자 포털 실검은 매일같이 비엔 관련 검색어로 도배되었다.

정규앨범 트리플 더블 밀리언셀러.

빌보드 톱 소셜 아티스트 3년 연속 수상.

한국 그룹 최초 빌보드 핫 50위 진입.

D.A. , 베이비 G, 딜라이트, 가온 네 명의 멤버로 구성된 데뷔 5년 차 아이돌 그룹 비엔 앞 붙은 수식어는 하나같이 화려하기 이를 데 없었다. 이번 활동에서는 어떤 식으로 그 수식어들이 갱신될지, 한국은 물론 전 세계 방송가에서는 비엔 컴백에 대한 소식을 전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무대가 부서질 듯 파워풀한 퍼포먼스, 어디서 이런 아이들을 찾아냈는지 저마다의 매력이 넘치는 멤버들, 사람들의 이목을 끌게 하는 신선한 기획 등 비엔의 성공은 여러 가지 요소가 더해져 이뤄낸 결과였지만, 무엇보다 비엔이 그 정도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어느 가수에게서나 흔하게 들을 수 없는 비엔의 음악에서 나왔다.

“이번에도 베이비 G 씨가 전곡 프로듀싱을 하신 건가요?”

“네. 당연하죠. 이번 앨범에는 멤버들이 가사 작업에도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그 음악은, 자신의 주변을 감싼 떠들썩함과는 대조적으로 정적만이 감도는 휑한 호텔 방 안

“으으….”

커다란 침대 위 이불 속에 파묻혀 발만 내놓고 잠들어 있는 비엔의 멤버인 베이비 G, 연우가 만들어 낸 것이었다.

“머리… 머리 아파….”

데뷔앨범부터 작사 작곡 프로듀싱까지, 어릴 적부터 클래식 교육을 받아 온 연우가 만든 비엔의 앨범은 내놓을 때마다 신선함을 물론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평을 받으며 비엔은 까도 베이비 G는 못 깐다는 소릴 들을 정도였다.

“아오… 진짜… 제발… 전화 좀. 그만 좀 해….”

그런, 아이돌계에서는 물론 비엔 중에서도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연우가, 컴백을 앞두고 호텔에서 깨어난 것에는, 뭐 별 대단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었다.

“받는다… 받는다고요. 여보세요.”

[야! 이! …너 어디야?]

“아. 왜 받았잖아.”

[아. 왜 받았잖아?”]

“받았잖아.”

[쇼케이스 날짜 잡힌 거 알아? 몰라?]

“그랬나?”

[이 미친놈이!]

연우가 전화를 받자마자 매니저인 지성이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러대고 세상에 이렇게나 다양한 욕이 있었나 싶을 정도의 욕 들을 한참 동안 쏟아 놓는 걸 보면 알 수 있듯이 이런 상황은 연우에게 종종 있는 일이었다.

“계속할 거야? 나 이거 계속 듣고 있어, 아니면 지금 얼른 돌아가?”

숙소를 뛰쳐나가 사라져서는 연락 두절. 물론 그 와중에도 어느 정도 선은 지켜 이제껏 스케줄을 펑크내거나 일에 지장을 주는 일이 없기는 했었다.

[아오! 진짜! 내가 너 때문에 늙는다. 늙어. 어디야!]

하지만 이제까지 없었다는 말이 앞으로도 그럴거다, 상황을 보증해 주는 건 아니었고, 이렇게나 자유분방한 연우가 어디서 사고를 치진 않을지, 갑자기 수틀려 중요한 자리에 끝까지 나타나지 않아 버릴지, 지켜보는 쪽에서는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었다.

“전화 받았잖아. 내가 알아서 가.”

[너 또 미친 듯이 술 쳐 드셨을 텐데. 술 다 안 깨고 오시다가 잘못 걸려서. 쇼케이스 전에 다른 기사 나가게 하시려고요?]

지성의 말에 연우는 투 컷으로 잘라 휑한 옆머리와는 달리 눈을 가리는 앞머리를 뒤로 넘기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도대체 얼마나 마신 건지 주종도 다양한 술병들이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었다.

대중들 눈에 띄는 활동이 없을 뿐 쥐꼬리만큼 짧은 휴가 외에는 마음 편히 쉬는 날이 없었다. 거기다 컴백까지 하면 놀기는커녕 잠잘 시간조차 부족할 만큼 스케줄 러시 일 테니, 놀아보자 하고, 지인들을 불러 부어라 마셔라 한 것까진 기억나는데, 이 정도였을 줄이야.

[그래서 어디냐고.]

“찍어 줄게.”

[아니. 너 못 믿어. 지금 불러.]

“내가 이렇게 신용이 없나?”

[신용? 다른 사람도 아닌 네가 신용을 운운해?]

“뭐….”

[빨리 어딘지나 불어!]

“알았다고.”

순순히 호텔 위치를 말하고 전화를 끊은 뒤, 연우는 180cm를 넘기진 못했다지만 그리 작지 않은 키임에도 불구하고 워낙 말라서인지 어딘가 휘청거리는 걸음을 옮겨 욕실로 향했다.

*****

아 그냥 지각하더라도. 쇼핑백을 바꿔서 가지고 나올 걸 그랬다.

재희는 버스 정류장 벤치 구석에서 앉아 찢어진 쇼핑백 속 공부방 아이들이 푼 문제지들을 수습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 쇼핑백 영 부실하네 싶었어도 사무실까진 괜찮겠지, 했건만 버스에서 사람들을 헤치고 내리다 어디 걸리기라도 한 건지 아예 찢어지고 말았다.

“미치겠네.”

재희는 종이 뭉치 들을 추스르며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갑작스레 추워진 날씨 탓에 버스에 탄 사람들의 옷도 두꺼워 진대 다 오늘따라 사람까지 많아 가뜩이나 이 짐을 들고 여기까지 오는 것만으로도 진이 빠졌는데 쇼핑백까지 찢어지다니, 아침부터 재수가 없다.

쇼핑백은 회생 불능. 재희는 종이 뭉치들을 왼쪽 품에 끌어안은 채 일어서 건널목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 건널목을 건너 조금만 뒷골목으로 들어가면 사무실이니 조금만 더 가면 된다. 재수가 없단 생각이 틀리지 않았던지 또 그 건널목에서 신호가 걸려 그 자리에 멈추어 서야만 했지만.

“쟤네 이번에는 빌보드 더 높은 순위까지 올라가겠던데?”

지쳐서 멍하게 넋을 놓고 있던 재희는 주변 여자들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뒤 여자들의 시선을 따라 건너편 옥상 옥외 광고판을 바라보았다.

[2020년 9월 24일 (목) 비엔 4th 정규앨범 ‘different’ 독점 쇼케이스 특별 생방송.]

광고판에서는 비엔의 컴백 방송을 홍보하는 영상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멋있긴 하니까. 노래도 좋던데? 거기 멤버가 만든 거라며.”

“베이비 G. 걔 음악 천재잖아. 작곡 작사는 물론이고 프로듀싱까지 혼자 다 해 먹어서 팬들이 베이비 G의 G가 지니어스라고 우기고.”

“G가 지니어스 약자 아니었어? 난 그런 줄 알았는데.”

“본명이 지연우라서 그냥 발음대로 G라고 지었다는데. 뭐 모르지. 사실은 지니어스로 지었는데 처음부터 천재니 어쩌니 하면 너무 건방져 보일까 봐 그렇게 둘러댄 건지도.”

이쯤 되면 이 세상에서 비엔에 관심 없는 건 재희 혼자인가 싶을 정도다. 길가에 서 있기만 해도 이렇게 팬까진 아니라도 비엔에게 긍정적인 관심을 가진 듯한 사람들의 대화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재희가 일하고 있는 복지 재단에서 같이 일하고 있는 지은 언니도 딸도 ‘가온’을 좋아한다던가 그랬고, 자원봉사자인 대학생 연경도 ‘D.A.’의 골수팬이라 했다.

‘언니. 사무실에 미리 차 빌린다고 얘기해 뒀어? 이번 쇼케이스 때 기사 해 줘야 해! 무려 1년 6개월 만의 완전체 컴백이란 말이야. 만들어 갈 수 있는 건 다 만들어 갈 거야!’

특히 내년에 대학 입학을 앞둔 친동생 세희도 비엔 ‘딜라이트’의 데뷔 때부터 팬이었는데, 수시로 대학 입학을 확정지은 뒤로는 고3 신분은 완전히 잊은 채 덕질에 매진하느라 재희를 귀찮게 했다.

‘언니. 이 사진 진짜 멋있지?’

‘나 진짜 이번 티저 보다가 코피 터졌어. 우리 한별이 너무 섹시한 거 아니야?’

‘언니는 수현이 좋아하면 딱인데. 나랑 같이 덕질의 세계로 가 볼 생각 없어?’

그것도 그나마 구분이 되는 가명이 아니라 꼭 본명으로 말해서 누가 누구인지 헷갈리기도 하고, 관심이 없는 재희로서는 일일이 반응해주는 것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많은 사람의 관심과 애정 아래.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반짝반짝.

음악 천재라….

나도 한때는 음악 천재 소리 좀 들었었는데….

“신호 왜 이렇게 길어.”

영상 속 연우를 바라보다 그 한때는, 이 생각나려는 걸 재희는 괜스레 혼잣말을 밖으로 내뱉고는 생각을 다른 쪽으로 돌리려 애썼다.

“다행이다.”

때마침 신호가 바뀌어 조금만 더 힘을 내보자고.

“죄송합니다! 지나갈게요. 죄송합니다!”

종이 뭉치를 끌어안고 있는 왼쪽 팔이 아파도 사무실에 다 와 간다, 버티자, 자신을 다독이며 걷던 재희의 등 뒤로. 하는 다급한 남자의 목소리가 가까워지기 무섭게. 퍽. 하고, 하필이면 종이 뭉치를 껴안고 있는 재희의 왼팔을 친 뒤 남자는 앞으로 달려 나가 사라져 버렸다.

“아…!”

그 바람에 재희의 품을 떠난 종이들이 하늘로 날아올랐고 재희는 망연자실한 얼굴로 자신의 품을 떠난 종이들이 흩어져 도로 위로 떨어져 내리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

“또 그 미친놈이 손댔어?”

연우는 지성의 전화를 받고 호텔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 왔다가 지성의 빨갛게 부어오른 왼쪽 뺨을 보고는 인상을 찌푸렸다.

“미친놈이 뭐냐. 대표님한테. 빨리 타기나 해. 커피 사 왔으니까 마시고 술 좀 깨.”

“대표고 뭐고 미친놈 짓을 하면 미친놈이지. 5년만 참아. 계약 끝나면 내가 그 회사 나오면서 형 꼭 데리고 나올 테니까.”

“아이고. 참 고맙네요. 그 5년 후까지 내가 여기 붙어 있을 수 있을지 알 수가 있어야지. 머나먼 5년 후 말고 지금부터 잘 좀 해주시죠. 지연우 씨.”

연우는 깰 것이 뻔한 약속을 할 수 없어 미안하단 말 대신 얌전히 차에 올라탔다.

“내가 진짜 너 없어질 때마다 속이 아주 그냥.”

그 이후로는 지성이 뭐라고 하던 조용히 들기만 했다. 속이라도 풀리라고. 한참을 이어지던 지성의 푸념이 멈추고 차가 큰 도로 위로 올라오고 나서야 연우는 조수석 의자에 기대어 핸드폰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좋아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뭘?”

“선 주문 150만 장 넘었다며.”

“어제부로 넘었어. 쇼케이스 날 음반 발매되고 방송 나가고 하면 이번에도 200만 장 거뜬히 넘길 거야. 좋아해야지. 당연히.”

“들어보지도 않았잖아.”

이번에는 너무 힘들어서 막판에 될 대로 되라 하며 넘긴 곡들이 대부분인데 들어보지도 않고 선 주문량만 벌써 150만 장이라니. 지난 앨범은 정말 뼈까지 갈아 넣었다 싶을 만큼 고생해서 만들었건만 그것보다도 앨범 판매량이 더 높을 기세다.

“요새 아이돌 앨범을 뭐 들으려고 사는 건 줄 아냐. CD는 그냥 기록 때문에 사는 거고 어차피 음원 듣는데 뭐. 그만큼 너희 인기가 장난이 아니라는 증거지.”

“내가 별 거지 같은 곡을 다 만들어 와도 비엔 곡이니까 무조건 좋다. 사겠다. 이거네?”

“그런 게 이름값 아니겠냐. 그리고 네가 별 거지 같은 곡을 만들 리가 있어? 너 천재잖아.”

“천재는 무슨 뚝딱하면 좋은 곡이 나오는 줄 알아?”

“천재 소리 부정은 안 하냐?”

“나 천재 맞는데?”

“사실이라 욕도 못 하겠고. 진짜. 아씨. 신호 또 걸렸어. 하필이면 출근길에!”

“내가 전화를 좀만 늦게 받을 걸 그랬나?”

“닥쳐!”

참 의미 없네.

뭘 아무리 잘해도 아이돌이라고 욕먹고.

뭘 더럽게 못 해도 인기 많아 칭찬받고.

연우는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다시 핸드폰으로 시선을 옮겼다가 지성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

“저 여자도 아침부터 고생이네.”

연우의 차는 신호를 받고 건널목 바로 앞에 서 있었는데 그 건널목 위에 한 여자가 출근길 분주하게 길을 건너는 사람들을 해치며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었다.

“어쩌다 종이를 흘려서는.”

자세히 보니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종이들을 주우려 쫓아다니고 있는 거였다.

“신호 금방 바뀌겠는데.”

그렇게 줍다 남은 종이 몇 장이 바람에 실려 연우의 차 앞쪽으로 굴러왔고 지성은 신호를 확인하며 난감해했다. 급한데 설마 계속 저러고 있진 않겠지, 하고.

“뭐야. 진짜 안 비켜?”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지성의 시선을 따라 연우가 신호를 확인하기 무섭게 신호의 색이 바뀌었지만, 여자는 그 몇 장의 종이를 도저히 포기할 생각이 없는지 차 앞 유리를 향해 큰소리로 사과를 하고는 계속해서 종이들을 쫓아다녔다.

“뭐 하는 거야. 뭘 얼마나 중요한 서류라고 출근길 도로를 막아. 그것도 무려 12차선 도로를.”

지성은 답답함을 토로하며 클랙슨을 울렸고 길을 막은 여자에게 분노를 쏟아 내기는 연우 차 뒤로 늘어선 차들도 마찬가지였다. 클랙슨을 울려대는 것도 모자라 차선을 바꿔 여자의 곁을 지나가며 창을 내리고 무슨 짓이냐며 욕까지 퍼부었다.

그런데도 여자는 자리를 뜨지 않은 채로 묵묵히 종이들을 주웠다.

“도대체 저 종이들이 뭐기에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

정말 이쯤 되면 그 종이들의 정체가 궁금해질 정도다. 호기심이었는지 심심하던 차에 눈에 띈 이벤트 같은 거라서였는지, 연우는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지 않은 채 조용히 눈으로 여자를 쫓았다.

고층 빌딩 사이로 번져 나오는 태양 빛이 어딘가 생경한 느낌으로 거리를 비추는 출근길. 쫓기는 기분에 가까운 분주함으로 소란스러운 공기가 가득한 가운데, 여자와 연우의 차만이 그 공간에 발이 묶인 채로 멈추어 있었다.

“드디어 한 장! …남았는데 영락없이 다음 신호에 건너가게 생겼네.”

집요한 추격 끝에 마침내 마지막으로 남은 종이 한 장이 쉽사리 잡혀 주지 않겠다고 작정이라도 한 것처럼 보는 사람까지 속이 탈 정도로 여자의 손끝이 닿을라치면 바람에 떠밀려 자리를 옮겨갔다.

미처 차선을 바꾸지 못한 차들의 클랙슨 소리와 지성도 화가 나 창문을 열고 한마디 할 듯 말 듯, 길을 막아선 자신에 대한 수많은 원망 속에서도 꿋꿋이, 지독할 정도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던 여자는 그 마지막 종이를 쫓으며 점점 지쳐가는 기색을 내비쳤다.

“그냥.”

그렇게 지친 표정을 애써 감춰가며, 이번에는 잡히겠지 싶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내민 손을 피해 또 한 번 마지막 종이가 멀리 날아가 버리자, 여자는, 허망하게 날아 가 버린 종이를 바라보며 그대로 굳어 행동을 멈추었는데. 순간.

“그냥.”

종이가 사라진 방향 어딘가.

아득히 먼 허공을 바라보고 멈춰선.

그 찰나의 순간.

여자는.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쓸쓸하고 절망적인 표정을 내비쳤다.

그 얼굴이.

그 순간의 감정이.

너무나도 강렬해서.

연우는 저도 모르게.

“그냥 버리지.”

라고 중얼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냥 버리지.

포기하지.

그게 얼마나 대단히 중요한 서류인지는 모르지만.

결국.

그런 얼굴 할 거였으면.

처음부터 그냥 버려버리지.

“응? 뭐라고?”

지성이 되묻는 사이, 여자는 금방 무표정한 얼굴로 돌아가 기어이 마지막 종이를 줍고, 마침 바뀐 신호를 따라 남은 건널목을 건너 연우의 시야에서 사라졌지만, 연우는 여자가 사라진 뒤 남은 씁쓸한 잔상을 뒤쫓으며 그렇게 되뇌었다.

그 모든 것들을 견딜 수 없어 참고 참다가.

결국에는 그렇게 처참할 정도로 절망적인 얼굴을 할 거라면.

그냥 버려버리지.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