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국광의 귀국을 위하여!”'“치열한 대한민국 사회의 일꾼으로, 피터지게 살아갈 남자로 거듭난 걸 축하한다!”'“야야, 그걸 축하라고 하냐?”'“그래, 이 자식은 좀 놀아도 돼. 그동안 열혈남아로 얼마나 바쁘게 사셨냐? 지나가는 개 한 마리도 그냥 못 지나치고 너희 집이 어디냐고 묻는 놈 아니냐!”'“하긴! 자기 일 하기도 바쁜데, 남이 곤란하다고 하면 그 일부터 도와주는 오지랖으로 하늘도 질리게 한, 아니 감동시킨 황보국광 님 아니시냐.”'“그만들 해라?”'“아하하하하!”'국광은 술잔을 높이 든 채 이어지는 친구들의 축하 세례에 눈을 부라렸다. 축하인지 저주인지, 그것도 아니면 칭찬인지 험담인지, 그 경계가 미묘한 말들을 이어가는 친구들을 죽 훑어보았다.'시끌벅적한 이야기 소리와 요란한 음악 소리가 넘쳐나는 휘황찬란한 호프집에서 국광의 귀국 축하 모임을 조촐하게 갖는 중이다. 며칠 째 이어지는 술자리였다. 문자 한 통에도 달려 나올 친구들과 지인들이 많은 국광이라, 그의 귀국 소식을 들은 후 자체적으로 자리를 마련하고 그를 초대하는 통에 그는 저녁마다 술을 벗 삼을 수밖에 없었다.'“다음 주부터 출근이라고?”'“그 다음 주가 내일이시다.”'호탕한 그의 친구들은 연이어 술을 붓고 마시며 좀체 술자리를 끝낼 생각이 없어 보였다. 국광은 보란 듯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반겨 주는 것도 고맙고, 축하도 고마운데! 나도 좀 살자, 엉? 니들은 간만이라고 하지만 나는 일주일째 술자리거든?”'국광의 하소연에 옆자리에 앉은 태산이 그를 이해한다는 듯 어깨를 감싸 안으며 친구들에게 동의를 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