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로맨스. 남녀 사이의 사랑 이야기. 또는 연애 사건을 이르는 말. 쉽게 풀어서 말한다면 연애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로맨스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대한민국 많은 여인들은 이 사실을 모른 채 환상에 사로잡혀 있다. ‘재벌 2세의 사랑을 받는 운 좋은 여자’ 라던가 ‘운명적인 사랑’ 을 예로 들 수 있다. 어디 1% 라도 가능한 얘기인가? 턱도 없는 소리다. 솔직히 거기 나오는 여자들은 눈에 확 띌 만큼 예쁘기라도 하지 사실상 그런 여자가 몇 명이나 되겠는가. 그러나 모든 여자들은 꿈을 꾼다. 자신만을 사랑해줄 퍼펙트한 남자와의 로맨스를. 꿈꾸는 것은 가상하지만 언제까지나 꿈을 꿀 수는 없는 법. 난 그녀들에게 현실을 말한다. '“로맨스는 없어.” '“언니!” '“너희들이 열 몇 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 언제까지 그런 거 꿈꿀래? 그 시간에 돈이나 벌어. 그게 너희 꿈을 이루어 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니까.” '“언니는 너무 시니컬해!” '“냉소적이라는 표현이 있단다.” '“아우! 내가 미쳤지! 언니 붙잡고 사랑 이야기를 하게.” '“넌 정상이야. 그러니까 화장이나 해 조금 있으면 가게 열 시간이니까.” '“그 놈의 돈 돈 돈! 언니는 그렇게 돈이 좋아?” '“돈이 싫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 '슬며시 미소를 지은 여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문 밖으로 나갔다. 여러 여자가 모여 있던 작은 방안과는 달리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복도를 여자가 당당한 걸음으로 가로 질렀다. 작은 문을 사이로 갈라지는 복도와 방안이었지만 여자에게는 그 갭(gap) 이 큰 것인지 표정도 분위기도 너무나 달랐다. ''“이제 오십니까.” '“네, 늦어서 미안해요.” '“그런 말씀 하지 마십시오. 아랫사람이 기다리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휴우…….” '여자가 한숨을 내쉬었다. 얼굴에도 못마땅함이 가득했다. 그러나 여자는 남자가 올려놓은 서류에 시선을 던질 뿐 남자에게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하루 이틀 겪은 일도 아니고 무려 10 년을 겪은 일이었다. 그러니 바뀔 리도 없었다. '“연락은 왔나요?” '“오늘 저녁 11 시에 온다고 했습니다.”'“오늘은 일찍 문을 닫아야겠네요.” '“이곳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싶다면서 정상 영업 하라고 하더군요.” '“흥. 알고 싶은 게 아니라, 공짜 술과 여자를 취하고 싶은 거겠죠.” '“사장님!” '“알았어요. 알았다고요 그렇게 쳐다보지 말아요. 나도 알고 있어요. 이런 말 누가 들을지 모르니 조심해야 한다는 거.” '“알고 계시다면 하지 마십시오.” '“네네.”'남자의 미간이 좁혀지는 것을 본 여자는 재빠르게 서류로 시선을 돌렸다. 그래야만 그 뻔 한 레퍼토리(repertory)의 잔소리를 피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어제 주문한 물품은 들어왔겠죠?” '“네, 확인했습니다. 영수증과 서류는 올려놓았습니다.” '“좋아요, 이 실장님께서는 웨이터들 교육 실시하도록 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