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너에게 안 당해.”'취해서 비실거리며 희원이 말했다. 쓰러져 잠들었다가 문득 고개를 쳐들고 옆에 앉은 그에게 앞뒤전후도 없이 한 말이었다. '“뭘.”'“니가 꼬드겨도 안 당해, 안 넘어갈 거라구.”'그래, 이희원. 그건 좋다 이거야. 하지만 아무도 안 물어 봤잖아. 성준은 희원을 물끄러미 보다가 눈을 살짝 떴는데 자신만만하게 웃는 듯 보였다. '“벌써 넘어 온 거 같은데?”'성준이 말하자 희원은 우습다는 듯 억지웃음을 보였다. '“웃기네. 넌 미미에게나 가버려.”'“…….”'“…….”'“질투해, 지금?”'“뭐? 아하하하하하 너 사람 웃기는 재주도 있구나. 질투는 좋아하는 사람한테 쓰는 말이거든! 난 너보다 나이도 많고 이제 결혼할 나이야.”'“나도 결혼할 나이야.”'“호호호호 웃기고 있어, 어린 게.”'그리고 다시 생각나는 것은 주점을 나오기 전이던가 아니면 그 앞 입구였다. '“그럼 안녕. 빠이빠이.”''“집이 어디야?”'성준이 물었다. 그의 차에 어떻게 탔는지 모르지만 희원은 조수석에 앉아 눈을 감고 미소를 띤 채 어느덧 상황을 가볍게 즐기고 있었다. '“바래다주는 거야?”'눈을 서서히 뜨고 고개를 드는 희원은 눈이 약간 풀려 피식 웃었고 성준은 묘하게 미소를 띠우며 그녀를 바라봤다. '“바래다 준댔잖아.”'그는 오른 손으로 희원의 흘러내리는 긴 머리칼을 쓸어 올려 주었다. '“괜찮아, 대리기사 부르면 돼.”'“너무 취해서 위험해.”'희원은 취해서 인지 단 둘이 앉아 있는 차안의 산소가 줄어드는 듯 호흡이 가빠졌고 그의 손길을 고스란히 느끼면서 돌아보았다.“뭐하는 거야?”'취하고 낮은 음성은 허스키하게 흘러나와 웃음을 띠고 있어서 희원은 상당히 유혹적이었다.'“머리가 흘러 내려.”'머리카락을 귀 뒤에 잘 넘겨주면서 성준은 희원의 귀를 건드렸고 손바닥은 그녀의 목덜미를 타고 만지작거렸다. 몸이 부르르 떨렸지만 그 손을 떼어 낼 수가 없는 희원은 제 눈빛이 얼마나 섹시한지도 모르게 성준을 보고 살며시 미소를 띠었다. '“아, 머리가 긴 것도 아닌데. 원래 잘 흘러내려.”'성준의 손길을 느꼈지만 어쩐지 손을 치우라거나 목을 뒤로 빼지 않았고 그의 엄지손가락이 희원의 살갗을 만지작거리는 것을 내버려 두었다.'“오늘 더하네.”'성준의 엄지손가락이 희원의 턱에 닿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취한 이성은 뒷감당을 미뤄둔 채 욕망에 몸을 맡기라고 희원을 종용했다. '성준의 손가락이 희원의 턱을 살며시 열고 다가오는 순간 희원은 아랫입술을 살짝 물었다 떼며 그를 반겼고 그와 입술이 닿자 따뜻하고 단단한 혀가 서로 교차되어 파고들었다. '희원의 태도가 갑작스럽게 변했지만 억눌러 온 욕망이 그를 원하고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듯그녀의 키스는 뜨거웠다. 성준의 손이 희원의 머리를 눌러 더 깊이 파고들수록 희원은 그것이 좋아 키스를 하면서도 웃었다. '취기에 젖은 몸은 희원의 이성을 망가뜨리고 육체의 본능을 충실하게 이끌었고 성준의 손이 옷을 파고 들어와 젖가슴을 움켜쥐었을 땐 파르르 떨면서 그것을 느꼈다. 술은 희원을 무장해제 시켜 그녀를 춤이라도 추게 만들 기세였다. '키스를 멈추고 싶지 않았다. 따뜻했고 섹시했고 단단한 그의 혀를 놓고 싶지 않아 키스가 끝날까봐 신경이 쓰일 정도였다. 그것은 성준도 마찬가지였는지 집요하게 희원을 빨고 핥았다. 그의 손에 쥐어진 젖가슴은 눌리기도 하고 톡톡 건드려지기도 하고 비틀려 꼬집히면서 희원의 다리사이가 젖어오게 까지 했다.'성준은 잠시 떨어진 입술을 고양이가 핥듯 희원을 할짝거렸고 희원도 그를 못 참고 다시 입술을 열었다. 빨아 당겨진 혀가 얼얼하고 입술이 아릿하게 느껴질 쯤에 서로는 마주 보았는데 이런 기세라면 차안에서 밤이라도 샐 것 같았다. '희원이 키득하며 웃자 성준은 두 손으로 희원의 머리칼을 넘겨 얼굴을 마주보았다. 취해서 흐느적거리는 희원을 보면서 성준은 묘한 웃음이 떠올랐다. 오늘밤 여자를 안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 자꾸만 웃음이 나왔다. '“집이 어디지?”'성준이 물었고 그의 두 손에 얼굴이 잡힌 채 희원도 흥분된 미소를 띠었다.'“글쎄…… 어디더라.”'성준이 피식 웃었다.'“그럼 어쩌지? 여기서 잘 수도 없고.”'“아, 어쩌지? 난 눕고 싶은데?”'“그럼 방법이 없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