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오늘밤뿐이라고 생각해 줄 수 없어요?”''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선정은 감정적으로 행동하고 있었다. 하지만 욕망보다도 훨씬 진한 슬픔이 어린 선정의 눈동자를 들여다본 순간 그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내일 아침 지구가 멸망할 거라고 치고 지금 날 사랑해 줄 순 없나요? 당신이 여기 잇고, 내가 당신과 함께 여기 있으니까.”''선정이 ‘사랑’이라는 단어를 쓴 것 때문에 현서는 부아가 치밀었다. 이 말은 지금 누군가의 대용이 되고 있다는 뜻이렷다. 현서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선정은 한숨을 내쉬었다.''“역시 내가 문제인가 봐요, 그죠? 남자 하나 옆에 잡아둘 줄 모르니까. 이렇게 거절당한다는 건…….”''현서가 그녀의 얼굴을 감싸쥐자 선정은 하던 말을 멈추고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당신이 날 선택했다는 걸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단지 내일 아침 지구가 멸망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당신이 후회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야.”'''* 작가후기''해가 갈수록, 멋진 여자는 많은데 멋진 남자는 점점 줄어든다고 생각했습니다. 왜 괜찮은 남자에게는 이미 여자친구나 아내가 있는 것일까 하고. 내게 오빠가 있다면, 남동생이 있다면 이 친구를, 언니를 소개시켜주고 싶을 정도로 멋진 여자인데 막상 그녀에게 소개를 시켜주려고 찾아보면 마땅한 남자가 보이지 않았던 것입니다.''그런 그녀들이 지난 해, 세 명이나 결혼을 했습니다. 결혼이 무조건적인 해피엔딩이 라고 믿는 사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이 모두 자신에게 하나 부족함이 없는 멋진 남자들과 혼인 서약을 하는 걸 지켜보면서 로맨스를 믿는 것이 헛된 일이 아니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고나 할까요.''그녀들이 결혼 과정에서 맞닥뜨렸던 수많은 우여곡절이 이 책의 소재가 되어 주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녀들의 해피엔딩이 내게는 반가운 소식이 되어 주었던 것 같습니다.''불발로 끝난 모든 로맨스는 새로운 로맨스의 시작입니다.'그녀들이 지나간 사랑의 실패에 주저앉지 않고 진정한 사랑을 찾아 정착한 것이 이 책의 모티브가 되어 주었습니다. 그녀들의 달콤한 신혼이 오랫동안 변치 않고 지속되길 소망합니다. 그 해피엔딩의 행운이 제게도,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께도 찾아와 준다면 하는 소망은 물론이고요.''기자들이 취재하는 방식과 그에 관련된 에피소드들을 이야기해준 기자 친구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녀석들이 가장 먼저 알려준 것은 폭탄주 만드는 법과 인간이 며칠이나 안 씻고 버틸 수 있는가 하는 식의 엽기적인 것들이었지만 진실로 자신의 일을 즐기는 친구들 덕분에 선정과 그 주변 인물들의 캐릭터가 생동감 있게 느껴지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얘들아, 앞으로 특종 많이 하고 돈 많이 벌어라!'현서의 직업적 모델이 되어 준 로저 군, thanks. 부디 바람피지 말고 결혼 생활 무사히 유지하길 바라.''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작업은 결국 혼자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노트북 앞에 앉아 지샌 수많은 하얀 밤에 친구가 되어준 음악과 책들에도 감사를 전합니다.'이 책을 쓰면서 막히는 대목이 나올 때마다 지오반니 미라바시의 󰡐Avanti!󰡑 CD를 반복해서 들었습니다. 덕분에 이제는 이 음악만 들어도 현서가 미소짓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고 선정이 행복한 웃음을 터뜨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이 CD는 영원히 내 첫 책의 주인공들을 위한 사운드트랙이 되어주지 않을까요.'책 쓰기를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시기에 󰡐꼭 희망이 있어야 무슨 일을 기획하는 것은 아니며, 꼭 성공을 할 수 있어야만 끈기 있게 밀고 나가는 것은 아니다󰡑라는 문장으로 저에게 용기를 북돋워준 미셸 투르니에의 산문집 󰡐외면일기󰡑 역시 고맙기 그지없습니다. 투르니에 씨가 이 글을 읽을 리 만무하지만.''이 이야기를 쓰는 동안 너무나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좋은 일도 많았지만 나쁜 일도 많았는데, 그때마다 한결같이 곁에서 힘이 되어준 친구들과 선배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들이 아니었다면 이 이야기를 마치지도 못했거니와 이렇게 한 권의 책이 되어 나오는 일 역시 불가능했을 테니까요.'복 받을 거야, 다들. 부디 이 책을 재미있게 읽어주길. 그리고 웬만하면 돈주고 사서 읽도록!''부족한 점 많은 원고를 꼼꼼하게 검토해 준 신영미디어 편집부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내 책의 1차 독자였을 뿐만 아니라 가장 엄격한 독자였던 분들입니다.''책을 마치고 후기를 쓰는 이 시점에서 가장 간절한 소망은 독자 여러분들이 선정과 현서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어 주셨으면 하는 점입니다. 두 사람과 함께 웃고 함께 우는, 감동과 웃음이 있는 글이 되었으면 합니다. 마지막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하느님, 감사합니다.'-채은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