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0장. 우리들의 풍 경이 있는 낙원'''''''“낙원으로 가자. 아무도 우리를 모르고 우리를 찾을 수도 없는. 오빠와 나, 단 둘뿐이고 미움과 증오 같은 건 없는 우리들의 낙원으로 가자.”''“낙원? 낙원을 찾아갈 수는 없을 거야. 아담과 이브가 에덴의 동산에서 쫓겨난 그 날 이후로 인간에게 낙원이라는 곳은 상상의 파라다이스일 뿐이야.”''"그럼, 갈 수 없는 거야? 이런 지옥 같은 곳에서 매일 악몽에 시달리며 '하루 하루를 또 살아야 된다는 거야?”''“지옥이 아냐. 내가 있으니까, 여긴 너에게 낙원이야.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잖아. 낙원이라는 곳은 말이지, 어디에 있어서 그곳을 찾아가는 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그곳이 천국이든, 지옥이든 낙원이 될 수 있는 거야.”''“그럼, 오빠가 곁에 있으니까, 여기가 나의 낙원인 거야?”''"여기는 너와 나의 낙원이야. 그런데, 그래도 조금 힘이 든다면 우리 같이 떠나자, 알았지? 반드시 같이 떠나는 거야.”''“으응. 반드시 함께 가는 거 잊지마. 꼭 이야. 꼭.”''''''아침부터 내 울음은 그칠 줄 몰랐다. 지칠 정도로 울었고, 눈물이 나지도 않았지만, 내 울음은 해가 질 무렵까지 계속되었다. 지치고 목이 너무 아파서 그냥 헥헥거리고만 있었던 것 같다. 아마도 그 날 하루 흘린 눈물을 모두 방울방울이 모았다면 내가 좋아하는 파인애플 주스 컵 속에 가득 담기고도 남았을 것이다. 무엇이 그토록 나를 서글프게 했냐고 물으면 난 정말 할말이 많은 아이였다. 아빠는 매일 저녁, 집에 들어오지도 않으셨다. ''뽀이를 끌어안고 나는 베란다에서 아빠를 기다렸지만, 집에 들어오신다 해도 그리 반갑지 만은 않았다. 간혹 아빠가 시간에 맞추어 집에 들어올때면 엄마와 무섭게 으르렁대는 사자들처럼 싸움을 하시고서 다시 나가버리셨다. 나는 무서웠다. 매일 무서워서 울기만 하였다. 이맛살을 찌푸리는 엄마를 위로해주고 싶어 나는 엄마 앞으로 다가갔지만 엄마는 눈길한번 나에게 주지 않았다. 엄마는 눈앞에 있는 나를 보이지 않는 사람처럼 쳐다보려 하지도 않았다. 그럴 때면 아줌마는 나를 안고서 연신 다독거리며 아줌마도 나를 따라 우시곤 하셨다.''집은 아주 컸다. 이층집이었던 우리 집은 정말 대궐같이 집이 커다랬다. 하늘까지 닿지는 않았지만, 그때 보았던 우리집 지붕은 아주 높았다. 아마도 내가 어려서, 내가 작아서 그 집이 크게 보일 수도 있었겠지만, 내가 자란 지금에 다시 보아도 우리 집은 겨우 4명이서 함께 살기에는 궁궐 같은 집이었다. 1층에는 방이 5개였고, 2층에는 방이 3개였다. 집은 너무 컸는데 집안에 사는 사람은 겨우4명. 모두 사이가 안 좋았다. 벽 사이가 너무 두꺼웠다. 벽은 차갑고 높기만 하여서 어린 나로서는 그 벽이 너무 높아서 항상 싸움이 일어난다고 생각하였다. ''내 나이 겨우 7살. 나는 사랑과 행복을 알기 전에 미움과 슬픔부터 배웠다. 엄마는 매일 방안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으셨다. 어린 나는 엄마가 나에게 중얼거리던 말이 어떤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조금씩 시간이 지나면서, 나를 낳으신 후 심한 우울증과 스트레스에 시달리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쁜 아기가 생기면 아빠와 엄마사이는 더욱 행복해진다고 텔레비전에서 보았지만 그건 우리 집에서는 현실이 될 수 없었다. ''하지만 마법에 걸리 신데렐라의 동화처럼 환상이 다가오는 순간은 몇 번 있었다. 모임이나, 커다란 축제에 갈 때의 아빠 엄마 모습은 굉장히 행복해 보였다. 그리고 나도 그땐 나도 행복해했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다정스럽게 팔짱을 끼고 하하 호호거리며 엄마 아빠를 보면 지금까지의 일들은 모두 거짓말인 것처럼 나는 입가에 함박 웃음을 머금고 행복해했지만, 몇 번의 그런 환상은 잠깐에 지나지 않았다. 신데렐라가 12시에 집으로 돌아와 다시 재투성이가 되다고는 하지만 결국 유리구두를 신고 왕자님과 결혼하는 해피엔딩은 일어나지 않았다. 12시. 집으로 돌아오기 무섭게 다시 돌아서 버리는 아빠와 엄마를 보고서 나는 그제야 쇼윈도 부부가 어떤 것인지를 알게 되었다. ''차갑고 허전하였다. 나는 유치원도 다니지 않았다. 내 성격이 못돼 먹어서 유치원에 가면 또래의 아이들과 싸워서 돌아오거나,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히는 일들 뿐이었다. 아이들은 나를 따돌리거나 헐뜯었지만 난 조금도지지 않았다. 그건 아마도 자존심이 너무 강해서 지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했다. 그런 나를 매일 불쌍하게 여기면서 아줌마는 결국 나를 유치원으로 보내지 않았다. 한글도 구구단도 모두 아줌마가 가르쳐주셨다. 친구 같은 건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아줌마만 내 옆에 있어준다면 다른 건 아무것도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줌마는 나만의 것이 아니었다. 한번도 보지 못한 아줌마의 아들이 아프다는 이유만으로 아줌마는 아줌마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나를 보며 미안해 하셨다. 매일 꾀병을 부리며 아줌마를 잡았었는데 이번만큼은 나에게 무척이나 미안해하며 가시려고 하셔서 나도 큰마음 먹고 그 손을 놓아드릴 수밖에 없었다. ''아줌마가 떠난 후 5일 동안, 나는 방안에만 틀어박혀 인형놀이를 하거나 텔레비전을 보았다. 1층으로 내려가고 싶지 않았다. 일에 파묻혀 엄마를 무시하는 아빠도 이해할 수 없었고, 나를 무시하고 지나쳐버리는 엄마도 이해할 수 없었다. ''번개가 무섭게 내리치고 비가 억수같이 퍼붓던 날, 그 날도 아빠는 일에 파묻혀 계시다 엄마의 신경질적인 고함소리에 아빠는 또다시 엄마와 싸우고 계셨다. 집으로 번개가 꽂힐 것만 같아서 나는 몸을 움츠린 채, 침대와 창문사이 틈으로 숨어들고서 울기만 하였다. 탁자 위에 올려둔 인형들이 다들 나를 보고 비웃는 것만 같았고, 갑자기 번개가 떨어지고서 집은 깜깜한 정전이 되었다. 무서웠고 슬펐다. 화가 나고 창피했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두 눈을 감고 두 귀를 막고서 우는 것뿐이었다.''“셀레나 맞지?”''누군가가 문을 열면서 깜깜한 방안으로 들어왔다. 울고 있는 내 눈가의 눈물을 손으로 닦아주면서 그는 나를 안아주었다. 아줌마 품처럼 따뜻하고 포근했다. 나를 안아주던 나보다 커다란 손이 나를 안심시켜주었다.''''''제1장. 홀로 피는 아이의 자존심''제2장. 여자와 소녀와 친구 그리고 사람''제3장. 세상의 끝. 세상의 시작''제4장. 나와 그리고 나를 닮은 아이와 여자''제5장. 책임지고 바라보고 기다리는 사랑''제6장. 행복이 돌아오는 주문''제7장. 머리에서 가슴까지 물이 꽉 차버렸어요''제8장. 사랑을 받는 사람 보다, 사랑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제9장. 안녕. 이제 그만 죽어버렸으면해 나도... 그리고 너도...''제10장. 내 닮은 영혼을 찾아 사랑하기''제11장. 달라질 것 없는 마지막 해피엔딩''에필로그 그녀가 죽은 그 이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