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르 쾅쾅!'서울 근교에 있는 한적한 시골 마을, 고급 세단 승용차 한 대가 미친 듯이 질주하기 시작했다. 그 미친 질주에 하늘 또한 장단을 맞추듯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의 빗줄기가 쏟아짐과 동시에 번쩍이는 번개가 쩍쩍 갈라지는 소리를 내며 울려대고 있었다.'“사장님, 진정하십시오. 이러시면 안 됩니다.”'“가만두지 않겠어. 오늘 죽여 버리고 말 거야.”'“사장님!”'옆에 있는 남자는 돌아 버린 듯 눈에 살기를 띠고 있는 남자를 말려 보기 위해 옆에서 안절부절못했지만 이미 뭔가에 돌아 버린 남자의 눈은 쉽사리 돌아올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감히, 감히 내 별장에서…….”'“사장님, 이런 때일수록 진정하셔야 합니다. 제발 이성을 찾으세요.”'하지만 씩씩대는 남자의 호흡은 좀처럼 가라앉을 것 같지 않았다. 그런 남자가 불안한 듯 옆에 있던 남자가 말했다.'“사장님, 일단 차를 멈추십시오. 빗줄기가 거세서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시골길을 이렇게 달리시다 사고라도 나면…….”'끼이익 퍽ㅡ'다급하게 브레이크를 밟는 소리, 그리고 차에 뭔가 부딪치는 둔탁한 소리가 들리더니 미친 듯이 질주하던 승용차의 질주가 멈췄다. 그 순간 살기에 미쳐 날뛰던 남자도, 그런 남자를 말려 보기 위해 노력하던 남자도 그 누구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무겁고 두려운 침묵 속에 갇혀 버리고 말았다.'“……사, 사장님.”'그 무거운 침묵을 먼저 깬 사람은 운전석 옆자리에 타고 있던 남자였다. 하지만 운전을 하던 남자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멍한 눈길로 앉아 있었다.'“사장님, 정신 좀 차려 보세요.”'“무, 무슨…….”'남자의 눈에는 이제 살기 대신에 두려움이 가득 들어차 있었다. 그런 남자를 바라보며 안절부절못하던 옆의 남자는 천천히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간절히 빌었다.'‘제발…… 제발, 사람이 아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