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만이라도 일 이야기는 잊어버리는 게 어떨까?”''어느새 세트는 케이트의 눈앞에 서 있었다. 그녀는 그의 존재감에 숨이 막혔다. 마치 깊이를 알 수 없는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느낌이었다. ''“내일은 평소와 다름없는 아주 유능하고 일 잘하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돌아가도 좋아. 하지만 그 전에 예전에 내가 알았던 사랑스러운 케이트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설명해 줘.”''악마 같은 인간!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야? '그녀는 대답할 가치도 없다고 속으로 외치며 그에게서 몸을 돌려 그와 최대한 멀리 떨어진 의자에 앉았다. '“‘예전에 내가 알았던 사랑스러운 케이트’”라니 지금 누구 놀려? '잠시나마 그는 어린 그녀의 행복을 진심으로 걱정해 주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결코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다. 사랑과는 거리가 먼 감정이었다. 그가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고나 있을지 의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