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무릎 위에 올려놓았던 손에 주먹을 쥐었다. 아주 꽉. 심호흡을 크게 마시고 다시 내뱉었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를 내뱉었다.''“니가 보기에 내가 정말로 힘들어 하면.”''목소리가 희미하게 떨리기 시작한다. 떨면 안 돼. 경남아, 떨면 안 돼. 제대로 말을 해야 돼.''“내가 많이 지친 거 같으면. 내가 놓아 달라고 하기 전에 니가 먼저 놓아주면 된다.”''침묵이 흘렀다. 내 말에 아무런 반응도 없는 녀석 때문에 나는 슬그머니 고개를 돌려 녀석의 표정을 살피었다. 녀석은 약간 어이없다는 식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난 천천히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렸다. ''“그게 이혼하자는 소리잖아?”''“이혼이 아니다.”''“그럼?”''“와누갱남. 진짜로 깨지는 거다.”''반대편으로 돌렸던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녀석을 마주보았다. 아주 몇 초 동안이었는데도. 녀석의 두 눈을 마주보고 있으니 가슴 한구석이 저릿했다. 젠장. 아직도 너에게 떨림이 남아있다니.''“오케이.”''노우라고 대답해 줄 거라고 작은 희망을 걸었던 내가. 아직도 너에게 떨림이 남아있다니.''''''2.''“지훈아.”''“와.”''“니 같은 동생이 있어서 참말로 다행이다.”''전광판을 바라보다 녀석에게로 눈길을 돌릴 때였다. 내 주변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오오오!’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무슨 일인가 싶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리고 전광판을 바라보는데 놀랍게도 나와 녀석의 모습이 비추었다.''“키스해! 키스해!”''“아, 아입니더! 녀석하고 나는 남매라예!”''“키스해! 키스해!”''“내 동생이라고예!”''녀석의 팔을 억지로 들려고 할 때였다. 녀석이 두 손으로 내 어깨를 꽉 잡았다. 그리고는 입술을 맞대었다. 너무나 놀란 나머지 나는 두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말았다. 전광판에 우리 두 사람의 모습이 사라졌다. 그러나 녀석의 말랑말랑한 입술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이래도 동생으로 보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