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다치면 좋은데.”'나를 치료해주는 모습을 반쯤은 넋을 놓고 바라보는데, 차현우 씨 목소리가 들려오는 바람에 화들짝 놀라며 대답했다. '“네?”'“몸이든, 마음이든, 어떤 것 하나 안 다치면 참 좋은데, 그죠?”'“그렇죠. 하지만, 상처 받지 않고는 살 수 없잖아요.”'차현우 씨는 치료를 하면서 조근 조근 말을 이어나갔다. 적당히 차분한 목소리가 듣기 좋게 울려 퍼졌다. '“그래도, 될 수 있으면 작게 다치면 좋겠어요. 몸이든, 마음이든, 특히 마음은 더 더욱이요.”'“그랬으면 좋겠는데, 그게 쉽지 않아요.”'‘정말 상처를 받고 살지 않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만약, 상처를 받아야 한다면 이렇게 치료 해줄 연고가 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흉터가 남지 않도록.” '“몸에 난 상처는 그렇고, 그럼 마음 난 상처는요?”'거즈를 붙이고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나를 올려 보았다. 늘 장난기가 가득한 두 눈에는 장난기 대신 진지함이 가득 담겨 있었다. 진지함이 가득한 눈빛에 나는 알 수 없는 떨림 같은 걸 느꼈다. '“사람이요. 사람이라는 연고가 있잖아요.”'''“고마워요, 나한테 와줘서.”'이번에는 내가 그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내 손이 닿자 살짝 움찔하는 게 느껴지자 입가에는 자연스럽게 미소가 자리 잡았다. '“나도, 고마워요.”'어두운 밤, 하늘위로 뜬 총총한 별들이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고, 현우 씨의 숨결이 일정하게 내 살결에 와 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