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인연

“쿵!”

뒤차가 앞차를 사거리 한 복판에서 들이받았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아이… 씨! 진짜!”

여자는 뒷목을 부여잡고 짜증난다는 듯이 차에서 내려 뒤차로 또각또각 구두소리를 내며 걸어갔다.

지나가는 차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뒤차의 창문을 세게 두드렸다.

“이봐요. 문 좀 열어봐요!”

뒤차 주인은 마지못해 창문을 천천히 내렸다.

‘헉, 잘생겼잖아!’

창문을 내리자 말끔하고 점잖게 생긴 낯선 남자의 얼굴이 드러났다.

‘오! 미인인데?’

남자도 속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남자와 여자는 침착하게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다.

“저기요 갑자기 뒤에서 들이받으시면 어떻게 해요? 놀랐잖아요,”

“아, 어디 다친 곳 없으신가요? 안 그래도 보험사 직원 부르려던 참이었어요. 잠시만요….”

“….”

여자가 그런 남자를 보며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낯선 남자는 차에서 내려 차 앞쪽을 살펴보고는 보험사 직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남자가 보험사 직원과 연락하려는 찰나였다.

“저기 그러지 말고 찌그러진 범퍼 값이나 서로 퉁 치죠?”

남자는 차가 부딪힌 곳과 여자의 표정을 번갈아 살폈다.

“아, 그러시겠어요? 그럼 어디 다친 덴 없으시구요?”

“네, 전 괜찮아요. 멀쩡해요.”

여자는 남자에게 명함을 건네주었다. 남자도 여자에게 자신의 명함을 건넸다.

‘한국증권? 이사 한무영?’

‘한솔은행? 팀장 서혜영?’

여자와 남자는 서로 명함을 교환하였다.

‘나이스!’

‘빙고!’

남자와 여자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혹시라도 어디 다친데 있으시면 연락주시구요. 교통사고는 아무래도 후유증이 더 무서우니까요. 범퍼 값은 꼭 청구해주시구요.”

“네 그러죠.”

여자와 남자는 그렇게 헤어졌다.

그녀가 보기에 남자는 매너도 좋았고 무척 젠틀한 사람이었다.

여자는 한 건 했다는 듯이 휘파람을 불며 차를 몰아 집으로 향했다.

그녀가 휘파람을 불며 집으로 돌아갔다.

여자는 차를 집 근처 정비소에 맡겼다.

정비소 주인이 차를 꼼꼼히 살펴보더니 일주일 뒤에 찾으러 오라고 말했다.

힘들게 계단을 올라와 옥탑 방으로 걸어 올라온 여자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옷을 대충 벗어 던지더니 화장실로 들어가 샤워를 하였다. 샤워를 마치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여자는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어 마셨다.

“휴, 힘들다.”

잠시 눈을 감고 피로를 풀던 여자는 자신의 핸드백에서 명함을 꺼냈다.

사고 났을 때 교환한 남자의 명함이었다.

“이사면 돈도 꽤 많이 벌겠지?”

여자가 휘파람을 불며 명함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그녀의 이름은 사기영. 사기전과 2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