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했다. 아니, 환생인 줄 알았다.
사실 알고 보니 책 빙의였다.
【그날 수많은 귀족이 그곳에서 목숨을 잃었다.】
그것도 작중에서 언급조차 되지 않는 ‘수많은 귀족’ 중 하나, 최종 악역에게 죽임당할 이름 없는 엑스트라로.
이대로 삶을 포기할 순 없다.
난 원작의 글자를 볼 수 있는 내 능력으로 최종 악역의 측근이 되기로 결심했다.
“끌고 가.”
하지만 이 원작 악역, 쉽지 않다.
나는 중대한 비밀을 털어놓으며 다급하게 소리쳤다.
“저 예언가예요!”
그건 그저, 나를 죽일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신뢰를 얻으려던 것뿐이었다. 그런데…….
“그러니까, 저희가 연인 사이라고 말을 하라고요?”
“나는 그대의 예언이 필요하고, 그대도 생존을 위해선 내가 필요하니까.”
졸지에 악역 대공과 계약 연애를 하게 되다니!
*
“자기야!”
난 뻔뻔했다.
“뭐든 다 예쁘군.”
그러나 이 남자도 만만치 않다.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의 연기는 점점 물이 올랐고, 일시적 동맹이었던 계약 연애는 자꾸만 판이 커졌다.
그리고.
그가 입술이 닿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속삭였다.
“……눈, 감아야지.”
“네, 넵!”
정신을 차려보니 이렇게 되어 버렸다.
[작가 소개]
룸야 <회귀한 황후는 사냥개를 길들인다>
[본문 중에서]
“지금 내가 준비 중인 일이 있는데, 그게 성공할지, 실패할지 대답해 봐.”
어……. 그렇게 물으면 대답하기가 좀 곤란한데?
대공이 소설에 등장하는 것은 그가 리엘라에게 반하는 그 황제 탄신 연회 이후부터였다. 그러니 지금의 헤일러트 대공이 무슨 일을 준비하고 있는지 나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
나는 다급하게 다시 설명했다.
“어, 음. 제가 미래를 안다고 해도 모든 걸 다 아는 건 아니라서요. 혹시 그거 말고 다른 건 궁금한 게 없으신가요……?”
“끌고 가.”
뭐?!
언제 다시 들어왔는지 모를 브리든 경이 내게 다가오는 모습을 보며 나는 다급하게 소리쳤다.
“잠시만! 잠시만요! 저 진짜 미래를 안다니까요?”
하지만 대공은 마치 우스운 연극을 보고 있다는 듯 입가에 차가운 미소를 띤 채였다.
그렇다. 이 모든 것은 씨알도 먹히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어차피 망한 거, 리엘라의 대사를 가로채 그가 나를 반하게 하는 작전이라도 실행해 보자.
여기서 죽나, 기원제에서 죽나 그의 손에서 죽는 건 똑같을 텐데.
이렇게 된 거 나도 이판사판이다, 이거야!
“대공 전하의 눈동자에는 마치 별이 들어 있는 것 같아요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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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권
1. 엑스트라가 살아남는 방법
2. 첫 번째. 만남
3. 두 번째, 계약 연애
4. 세 번째, 밀고 당기기 (1)
2권
5. 세 번째, 밀고 당기기(2)
6. 네 번째, 질투
7. 다섯 번째, 연애 조작단
8. 여섯 번째, 사건 수사
9. 일곱 번째, 자각
3권
10. 여덟 번째, 오해
11. 아홉 번째, 독살 미수 사건
12. 열 번째, 뽀뽀 대작전
13. 열한 번째, 약혼
4권
14. 열두 번째, 헤일러트 영지로
15. 열세 번째, 세계의 비밀
16. 열네 번째, 반역
17.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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