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권	정가	4,800원
판매가	4,800원
적립금	0원

아너 도노반은 남자가 골치덩어리라는 걸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그러지 않아도 골치거리를 잔뜩 안고 있던 참이었다. 자신의 가족이 소유한 회사, 도노반 인터내셔널 조차 손도 대지 못하고 있는 문제였다.
「경찰서에서 온거라면 당장 문 닫고 나가요.」
아너는 단호히 덧붙였다.
「신문기자면 지옥에나 떨어져요.」
「그 곳에 가서 모든걸 체험하고 돌아오다.」(미국에서 유명한 광고 선전 문구임.)「진짜 갔다 왔다는 증거로 지옥행 기념 티셔츠나 보여주지 그래요?」 남자는 기름때가 묻은 데님 재킷의 단추에 손을 가져갔다.
「됐어요.」
아너는 재빨리 덧붙였다.
「당신, 기자예요?」
「아닙니다. 낚시 가이드예요.」
「피라냐(남미산 어류, 사람이나 짐승까지 먹어치움. 미국에선 기자를 피라냐라고 경멸해서 표현하기도 한다.)라도 잡나봐요?」
「미스 아너 도노반 맞죠? 태평양 북서해(北西海)전반과 특히 씨스포트(낚시배의 한 종류.)종류의 어선에 관해서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사람을 구한다고 광고를 내보내지 않았어요?」
아너는 한숨을 내쉬면서 이젠 피할 수 없는 상황이란걸 인정 할 수밖에 없었다. 몸집이 커다란 남자는 거뭇거뭇한 턱수염에 옅은 색의 눈동자를 하고 있었다. 왼쪽 눈썹 근처에 흉터자국이 있었고 손톱은 깨끗하게 손질되어 있었다. 퓨젯 사운드(워싱턴주 북서부에 위치한 만.)에 자리잡은 오빠의 별장에 우연히 발을 들여 놓은 사람은 아닌게 분명했다. 아너의 오빠 카일은 어딘가 사라져서 행방불명인 상태였다. 남자는 인상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직감적으로 지원자들 중에서 제일 괜찮은 후보라는 판단이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