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품 소개

황후 사하란의 유일한 친자인 나! 어이하여 나는 영원토록 굳게 닫혀 있어야만 했던 비밀의 상자를 열어버렸을까. 대체 어쩌자고 내 힘으로는 결코 감당할 수 없는 일을 저질렀나!

일개 후궁이었던 황후 사하란. 황후가 되었다고 그녀의 과업이 끝난 것이 아니다. 한의 절대권력으로 사하란이 욕망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따로 있다. 사하란을 막아야 한다! 그녀의 핏빛 욕망으로 수많은 목숨이 사라지기 전에…….

“영왕비도 앞으로 몸조심하세요.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사라고 하지 않습니까?”

다음 표적은 바로 영친왕비이니 알아서 조심하라는 경고였다.

“혹시 황후마마께서는 이 나라의 주인이 되기를 원하시옵니까? 제가 보기에는 영유 황자를 한의 다음황제로 만드시겠다는 공언은 표면상의 명분일 뿐, 실질적으로는 황후마마께서 그 권좌에 올라서시려는 의중이신 듯하옵니다. 아니옵니까?”

2. 작가 소개

은서우

자칭 현실주의자라면서 머릿속에서는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세상에 풀어놓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서, 느려터진 손에 한숨만 내쉬고 있다.

▣ 출간작

휘린(輝潾)

휘린(輝潾) 외전

휘린(輝潾) 2부

3. 차례

#제13장. 환(還) (2)

#제14장. 선위(禪位)

#제15장. 오랜 기다림의 끝

#後

#여섯 번째 외전. 누가 한림학사를 죽였나 (1)

#여섯 번째 외전. 누가 한림학사를 죽였나 (2)

#작가 후기

4. 미리 보기

“지금은 헤아리기도 어려울 정도로, 아주 먼 옛날의 이야기입니다. 옥황상제와 서왕모 사이에는 여러 자식들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천랑(天狼)’이란 이름의 옥녀(玉女)는 어머니의 애정을 듬뿍 받았답니다. 하여 서왕모께서는 그 천랑옥녀를 당신께서 진심으로 신임하는 창천(蒼天)의 청제(靑帝)에게 시집보내고자 하셨습니다.

헌데 천랑옥녀에게는 이미 정인이 있었습니다. 그는 천계의 사람이 아니라 이곳 지상의 사람이었습니다. 참고로 그 사람은, 지금은 사라진 지명입니다만, 당시 남양(南陽)이라고 불렸던 지역의 우가(牛家) 마을에 살았던 총각이었습니다. 그를 가리켜 사람들은 ‘우랑(牛郞)’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그 사람의 이름이 우랑이라는 의미입니까?”

“아예 틀린 말씀은 아니니 그렇다고 해두지요. 허면 여기서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천상계의 여인인 천랑옥녀는 어떻게 지상계의 사내를 만났겠습니까? 우랑은 일찍이 부모를 잃고서 형님 내외에 얹혀사는 신세에 불과했었는데 말입니다.”

수련의 발길은 세희의 앞에 멈추었다. 두 걸음의 간격이었다. 그리고 수련은 가만히 세희의 얼굴을 응시했다. 앞서 자신이 건넸던 물음에 대해 어서 답변하라고 채근하듯이. 그런데 세희는 수련이 꺼낸 이야기가 전혀 낯설지는 않았다. 세희도 이미 알고 있는 우랑직녀(牛郞織女)의 전설이었으니.

전설에 등장하는 우랑은 수련의 말대로 고아로 형 내외와 더불어 살았다. 가난한 살림에 입까지 더해진 것이 불만스러웠던 형수는, 평소에도 못마땅하게 여겼던 우랑에게 아홉 마리의 소를 내어주고는 열 마리의 소를 데려오지 않으면 영원히 집으로 돌아오지 말라며 그를 내쫓았다. 우랑은 집을 떠나 낙담해하던 중에 어떤 도인을 만나서 가르침을 받게 되었다.

그는 도인의 말대로 복우산(伏牛山)에 올랐다가 병들어서 신음하고 있는 누렁소를 발견하였다. 우랑은 정성을 다하여 돌봐준 결과 소는 다시 건강해졌고, 우랑은 그 늙은 소가 원래는 천상의 금우성(金牛星)으로 벌을 받아 인간세계로 내쳐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좌우지간 우랑은 그 소 덕분에 형수가 요구했던 소 열 마리를 채웠고 마침내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본디 신선으로 사람처럼 말을 할 줄 알았던 소는 이후, 우랑에게 선녀들이 지상계로 내려와 목욕하면서 노는 장소를 알려주었다. 복우산의 정상에 있는 옥천(玉川)이었다. 우랑은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하늘이 열리는 깊은 밤에 그곳을 찾아갔다. 정말로 선녀들이 목욕하면서 놀고 있었다. 장난기가 발동했던 우랑은 과감하게 선녀들이 벗어놓은 옷들 중에서 아무거나 하나를 집었다.

세희는 그 이야기의 그다음을 떠올리며 수련에게 답했다.

“우랑이 몰래 훔쳤었던 천의(天衣)가 그분의 것이었나 봅니다. 하늘로 돌아가려면 꼭 필요한 천의가 사라졌다는 사실에 놀라서 슬피 우는 그분을 보고서 몹시도 미안해진 우랑은 천의를 돌려주며 깊이 사죄했고, 그분은 우랑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아들였겠지요.

그렇게 인연을 맺은 그들은 보통 남녀처럼 사랑에 빠졌고……. 헌데, 전설 속에 나오는 선녀의 이름은 ‘직녀(織女)’입니다. 백월께서 말씀하셨던 ‘천랑옥녀’라는 이름이 아닙니다.”

“공주님, ‘옥녀’는 상제의 딸에게만 붙는 호칭입니다. 조금 다르게 표현하자면, ‘천녀(天女)’라고 일컫기도 하지요. 그리고 직녀는 삼청궁(三淸宮, 옥청(玉淸), 상청(上淸), 태청(太淸)의 세 궁)과 자미원(紫微垣, 천제의 천궁인 자미궁과 그 주변까지 가리킴)에 속하여 피륙을 짜는 선녀를 통칭하는 말입니다.

공주님의 이해를 돕기 위해 부언설명을 하자면, 당시에 서왕모께서 길쌈과 자수로 천녀의 덕목을 익히라고 보내놓으셨던 자미원 내 직녀원(織女院)에서 천랑옥녀께서는 여공지사(女功之事)에 집중하기보다는 그곳의 선녀들과 어울리기를 더 좋아하셨습니다. 그날 복우산의 정산으로 내려가던 것도 그곳 경치가 빼어나게 아름답다는 직녀들의 말에 즉흥적으로 마음이 동했던 탓이지요.

옥녀께서는 서왕모께서 선녀들과 어울려 지상으로 결코 허락지 않으리라는 것을 아시고는 무리들의 하나인 것처럼 꾸미고 내려가셨습니다. 물론 이름도 ‘직녀’라고 바꾸고 말입니다.”

“허나 백월께서는 앞서 천랑옥녀가 땅으로 쫓겨났다고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전설에서 직녀는 우랑과 더불어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나중에 직녀가 하늘의 규범을 어겼다는 죄목으로 다시 하늘로 끌려가면서 우랑과 이별해야만 했지만, 그 늙은 소의 도움으로 우랑은 천인이 아닌 지상인의 몸으로도 천계로 올라갈 수 있게 됩니다.”

“예, 공주님의 말씀대로, 우랑은 늙은 소가 죽고 난 뒤에 그의 가죽으로 만든 신발을 신고서 복우산의 구름을 타고 천계로 올라갔습니다. 그러나 우랑은 바로 천랑옥녀를 만날 수가 없었습니다. 옥녀께서 고작 땅의 권속과 정을 통했다는 사실에 진노한 서왕모께서 우랑이 은하수를 건너 옥녀를 만날 수 있는 길을 막아버리셨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서왕모께서는 우랑을…….”

“아니요. 전설에 따르면, 그들의 지고지순한 사랑에 감동한 천계의 까마귀들과 까치들이 오작교를 만들어 우랑과 직녀가 다시 상봉할 수 있게 합니다. 서왕모도 이 모습에 감동하여 매년 칠월칠석에 두 사람이 오작교에서 만나는 것을 허락합니다. 이후 우랑은 그들의 두 아이까지 데리고 천계로 올라가 직녀와 만났다고 해요.

백월님의 말씀대로 이 나라의 백성들에게 널리 알려진 우랑직녀의 이야기가 천랑옥녀의 이야기라면, 그분도 전설처럼 다시 우랑과 아이들을 만나 행복한 삶을 이어가고 있어야지요. 그게 맞지 않습니까?”

“애석하게도 공주님께서 말씀하신 그 뒷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사람의 상상으로 보완한 이야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실제로 일어났던 처참한 비극을 재차 확인하기보다는 허상에 기대어서라도 행복한 결말을 보고 싶은 것이 사람의 순진하고도 어리석은 마음이니까요.”

너무도 담담한 말씨의 대꾸라, 세희는 그만 입을 다물었다. 수련이 계속해서 ‘천랑’이라고 불리는 천녀를 언급하는 것도 심상치가 않았다. 마치 ‘은세희, 당신이 그 전설에서 직녀라는 이름으로 감춰진 천랑옥녀입니다.’라는 말로 쿡쿡 찔러대는 듯했다.

수련은 세희의 낯빛이 어두워지는 양을 보면서 또다시 싱긋했다.

“어이하여 제게 실제의 결과는 어떠했었느냐고 물어보지를 않으십니까? 아니면, 이미 깨달으셨습니까?”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제게 확인하고자 건네시는 물음입니까? 예, 답해드리겠습니다. 결단코 천랑옥녀와 우랑의 관계를 인정할 수 없었던 서왕모께서는, 옥녀께서 똑똑히 지켜보는 자리에서 우랑의 목숨을 거두셨습니다. 한갓 땅의 권속이 주제를 모르고 하늘의 귀한 공주를 탐했다는 것이 그의 죄목이었습니다.

어머님의 손에서 정인의 육신이 산산이 부서지는 광경을 지켜봐야 했던 옥녀께서는 그 충격으로 말미암아 자기 자신을 잊어버렸고, 서왕모께서는 그런 따님을 지상으로 내치셨습니다. 네가 누구이며 어디서 왔는지조차도 영영 잊어버린 채로 끊임없이 반복되는 윤회의 틀에 갇혀서 죗값을 치르라고 말입니다. 서왕모께서는 하늘의 권속들에게 엄히 경고하셨습니다.”

“…….”

“‘지상에서의 유배형에 처해진 천랑의 존재에 대해서 함구하라. 그 누구도 천랑에게 접근할 수 없으니, 유념하라. 천랑이 언제 유배형에서 풀려나고 다시 하늘로 돌아올지는 내가 정하노라.’라고 말입니다.”

“…….”

실제로 서왕모께서는 당신의 따님에게 내리셨던 형벌을 거두셨습니다. 그리고 어젯밤에 그 징표를 분명하게 보이셨습니다.”

수련이 후미에 꺼내놓은 두어 문장이 귓속으로 흘러들어오던 그때, 세희는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듯했다. 목과 허리, 양쪽의 팔다리를 힘껏 붙들고 있었던 동아줄들이 동시에 끊어지는 기분이었다. 자신의 머리로는 쉬이 이해할 수 없는 느낌은 오히려 가슴을 선뜻하게 하는 불안감으로 되돌아왔다.

“전…… 지금 백월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를 당최 모르겠습니다. 징표라니요? 그런 것은 없었습니다.”

“아니요. 공주께서도 이미 흠천감의 관원으로부터 들어서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지난밤 천랑성이 유난히도 밝게 빛났다는 사실을요. 다행스럽게도 어젯밤에는 천랑성만 홀로 요요히 빛났을 뿐, 화성이나 금성의 부근으로 옮겨가지 않았으며 다른 별의 영향을 받지도 않았습니다.”

“만일 그러했었더라면, 흠천감에서는 황실과 나라에 재난이 일어날 징조라며, 병란이나 도적의 발호를 경계하라고 제언했겠지요. 허나 어떻게 그런 것이 징표가 될 수 있단 말입니까? 천랑성은 원래부터 밤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났습니다. 허니 어젯밤의 경우도 천랑성에는 일반적인 현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공주님, 지상의 인간들에게 있어서 천랑성은 행운과 복락보다도 위험과 경계를 상징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어젯밤의 천랑성은 제자리에서 혼자서만 빛났습니다. 평소보다도 더 유난히도 말입니다. 해서 흠천감에서는 일단 어젯밤의 빛남을 예측치 못했던 특별한 일로 정리하고는, 후면에서는 그것이 대체 무엇을 예고하는지를 열심히도 연구하고 있겠지요.”

“…….”

“허나 그들은 늦었습니다. 그들은 천랑성이 본디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었는지조차도 알지 못하였으니.”

그러면서 수련은 빙긋했다. 수련에게는 여인으로서의 우아함을 더해주는 웃음빛이겠지만, 세희에게는 가까이 다가서지 말아야 할 것에 발끝을 대고 말았음을 확인시키는 표시등 같았다. 더 이상 다가서지 말라는 경고마저도 되지 않는다. 이미 늦었다는 통지였다. 세희는 심장이 점점 빠르게 뛰어댐을 생생히 느끼면서 입술을 움직였다.

“저도…… 천랑성이 본디 어떠한 역할을 지니고 있었는지를 알고 싶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백월께서 내내 말씀하신 이야기 속의 그 인물과는 어떠한 관련성도 없으니까요. 분명하게 말씀드리건대, 저는 그 인물이 아닙니다. 저는 서의 임금님과 왕후 전하의 딸인…….”

하지만 세희는 말을 온전히 끝맺지 못했다. 가슴이 뻐근해지면서 심장이 무엇인가에 짓눌리는 고통이 강하게 일어났기 때문이다.

“왜…… 내가…….”

반사적으로 가슴을 움켜잡는 그녀를, 수련은 담담히 바라보았다.

“예, 공주님이 이번 생에서 지니신 이름은 ‘은세희’입니다. 허나 지상에서의 이름들은 모두 당신의 진짜 이름을 감추기 위한 가짜 이름에 지나지 않습니다. 아울러 지상에서의 삶들도 모두 당신이 잠깐 꾸는 꿈에 불과합니다.”

“무슨 그런…….”

“당신이 깨어나면 당신의 가슴속과 머릿속에서 모조리 지워질 허상들입니다. 결국에는 아무것도 아닌 이름이니, 집착하지 마십시오.”

수련의 단언은 푸르게 빛나는 도끼날이 되어 세희의 흉부를 과감히 내리그었다. 소름끼치는 고통에 세희의 낯은 새하얗게 질렸다. 뒤에서 누가 장대로 오금을 친 것도 아닌데 두 다리가 절로 앞으로 꺾였다. 육신이 힘없이 주저앉는다.

“아니……야…….”

하지만 세희는 포기하고 순순히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정확히 무엇을 포기하며 무엇을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모르겠지만, ‘은세희’의 이름과 삶을 이대로 놓아버릴 수는 없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어떻게 해서든지 반드시 지켜내고 싶은 이름과 삶이다. 그래서 이루 말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온몸에서 일어나도 고개를 들어 수련을 보았다.

“아무것도…… 아니라니…… 당치 않으신 말입니다. 은세희는…… 내가 누구인지를 규정하는 이름입니다. 하여 저는 당신의 그 말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세희는 두 눈을 부릅뜨고 강하게 말했다. 그러나 수련은 듣지 않았다. 애초에 ‘은세희’의 의지 따위는 조금도 중요하지 않았다. 수련에게 있어 그것은 몹시 성가시기만 했다. 어이하여 천녀는 한갓 껍데기에 이토록 집착하나. 사실, ‘은세희’도 기나긴 유배형에 처해진 천녀가 잠깐 거친, 하나의 이름에 불과하거늘.

“지금의 공주님은 기억하지 못하시겠지요. 허나 언젠가 공주님께서 숨결이 끊어지기 직전에 하늘을 향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어이하여 나는 길바닥의 돌멩이처럼 남의 발길에 차이기만 하다가 마지막까지도 남의 손아귀에 붙들려 비참한 죽음을 맞이해야 하느냐.’ 그때에는 공주님의 서러운 눈물을 알고도 말씀드리지 못했습니다. 송구합니다.

하여 비로소 공주님께 이런 말씀을 올릴 수 있음이 참으로 기쁩니다. 공주님, 기약도 없는 유배를 묵묵히 견뎌내시느라고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당신에게 고통만 안겨주었던 이곳을 벗어나 하늘로 돌아가십시오.”

“제발! 얼토당토않은 소리를 그만하세요! 분명히 말씀드리건대 저는 천랑옥녀가……. 아악!”

세희의 입에서는 ‘천랑옥녀가 아니다.’는 확언 대신 통성이 터졌다. 심장의 움직임이 점점 빨라지면서 뒷골이 욱신욱신 쑤셨다. 두통은 이를 악물고서 견딜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머릿속 전체가 아팠다. 머리의 핏줄들이 모조리 붉게 볼가져서는 심장의 박동에 따라 움직이는 듯싶었다. 두 손으로 머리를 감쌌지만 두통의 강도는 줄지 않았다.

하지만 세희를 향한 수련의 무심한 말소리는 약간도 흔들리지 않고 차분히 이어졌다.

“땅이 하늘의 구속을 거부하면서 하늘도 땅에 대한 보호를 접었습니다. 신화는 전설로 사라지고, 하늘의 존재들은 지상의 현실과 분리된 신앙에서만 존재합니다. 해서 하늘의 귀한 공주님이신 당신의 존재가 저와 일족에게 아주 중요합니다.

당신이야말로 땅의 돌아섬에 따라 하늘이 닫아버렸던 문을 다시 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 하여 저와 제 일족은 당신을 통해 그 오래전에 하늘을 버리고 땅으로 내려왔었던 잘못된 선택을 비로소 바로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