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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키친 (개정판) 2권

솔겸 지음스칼렛2017.11.22979-11-315-8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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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315-8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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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솔겸

 

1월 13일생.

여러 형태의 음식 로맨스를 준비 중.

 

<출간작>

변두리 소나타

밥상꽃(e-book)

장항선 급행혼약

나나도시락

 

 

<책 소개>

 

 

“차라리 장렬하게 동사하고 말지.”

아버지와의 내기로 한겨울 시장닭집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철없는 제이푸드 사장 아들 백재웅.

 

“성냥이 필요한 사람은 그쪽일 것 같아서요.”

아버지와의 약속으로 시장닭집에서 악바리같이 버티는,

성냥팔이 소녀 조리사 유정아.

 

반드시 그곳이어야 하는 두 사람이 만났고

제각기 성장한 두 사람은 미래를 위해 떠났다.

 

1년 후, 제이푸드 면접장에서 다시 만난 그들…….

“제길, 성냥팔이 소녀가 여자가 돼서 나타났어!”

그녀에게 빠져드는 건 운명이었을까.

 

한편 순간의 인연으로,

“이상해. 처음 본 얼굴인데도 아주 오래전부터 봐 온 아이 같아.”

제이그룹 허 회장은 문득 스치는 의혹 한 가닥을 붙들었다.

 

가족의 따뜻한 정이 듬뿍 담긴 요리 같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로맨스 키친.

 

*

 

이 소설은 2014년부터 같은 제목으로 판매한 적이 있습니다.

큰 줄거리는 그대로 가져가면서 내용을 일부 수정하여 로맨스적인 요소들을 보강하고 분량을 압축해 재출간한 작품이니 이용에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키워드>

현대물/요리물/사내연애/다정남/직진남/능력남/능력녀/잔잔물/힐링물

 

<본문 발췌>

 

프롤로그

 

 

섬에서 가장 커다란 고택의 정원에 스멀스멀 땅거미가 기어 다닌다. 고기잡이 선주의 집안으로 군림하다가 가세가 기울어 지금은 작은 양식장을 꾸려 나가고 있는 정 사장의 집이다. 안방에서 새어 나오는 중늙은이의 호통 소리에 늦가을 정원에서 새 한 마리가 포르르 날아오른다.

“이놈! 다시 한번 똑바로 말해 봐라!”

방 안에는 이십 대 중반의 남녀가 여자의 부모 앞에서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다시 한번 똑바로 말해 보라니까!”

성난 파도의 기세로 정 사장이 젊은 남자를 채근했다.

“내 눈 똑바로 마주하고 말해 봐!”

기세에 제압당해 있던 남자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

“맞습니다. 제가 아이 아빱니다.”

여자의 어머니는 딸의 표정을 차마 살피지 못하고 눈을 감아 버렸다.

“당신, 잠깐 나가 있어.”

남편의 말에 그녀는 선선히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아이 아비라 했겠다. 그게 네놈이 내 딸, 화영이와 결혼해야 할 이유라 그거지?”

조용하지만 살벌한 기운이 감도는 정 사장의 말투였다. 하지만 젊은 남자는 이를 악물고 기세에 맞섰다.

“사랑해서 결혼하려는 겁니다.”

“이 새끼가! 뻔뻔하게 사랑 타령이네. 처녀 배부르게 만드는 짓거리가 사랑이란 게냐!”

“죄송합니다. 평생 아끼면서 속죄하겠습니다.”

“이 새끼가 숙맥인 줄 알았더니 말은 청산유수네.”

애써 분을 삭이면서 정 사장은 눈길을 돌려 딸을 주시한다. 화영은 시종 고개를 숙인 채 말이 없다. 모든 일을 타인의 손에 던져 주고 눈을 감아 버리는 그런 모습이다. 정 사장은 딸을 바라보며 입술을 달싹거리다가 이내 남자에게 눈길을 돌리고 만다.

“영식이 너, 이리 와라.”

“네?”

“가까이 오라고.”

영식은 무릎걸음으로 정 사장에게 바투 다가갔다.

“좀 맞자.”

정 사장이 주먹을 쥐었다. 영식은 순종하겠다는 양 목을 뺀다. 마치 목을 쳐도 좋다는 투다. 화영은 이맛살을 찌푸리며 보다가 이내 고개를 숙인다.

퍽, 퍽!

60년 남짓 바닷물에 단련된 정 사장의 주먹이 영식의 얼굴을 때렸다.

“네가 나한테 이런 식으로 찾아와? 내 진즉에 경고했었지!”

십여 년 전의 경고였지만 영식은 온전히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이어지는 주먹을 고스란히 받아 냈다. 광대뼈가 시리고 코피가 쏟아졌다. 화영은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움직이지 않는다. 정 사장의 주먹질은 계속된다.

“오냐! 결혼해라! 애가 생겼는데 결혼해야지!”

정 사장은 급기야 울부짖었다. 장판으로 뚝뚝 떨어지는 피가 화영의 눈에 보였다. 비로소 고개를 들어 정 사장을 본다.

“그만해요.”

화영의 목소리는 무심하고 조용했지만 눈은 젖어 있었다. 그런 딸의 눈길을 정 사장은 피한다. 화영은 핸드백을 열었다. 영식에게 티슈를 건네주고는 다시금 고개를 숙였다. 영식은 코피를 막고는 여전히 목을 늘어뜨린 자세를 고집했다. 정 사장은 다시 주먹질을 하려다가 체념한다.

“아프냐?”

정 사장이 물었다. 영식은 대답하지 않았다.

“아프냐고 물었다.”

“겨, 견딜 만합니다.”

“그래. 아파도 견디고, 힘들어도 견뎌라. 기왕 결혼한 거 아파도 견디고 힘들어도 견디란 말이다. 못 견디겠으면 지금 말해라. 나중에 헛소리하면 정말 죽여 버릴 테니까!”

“감사합니다.”

“빠른 시일 내 결혼해라. 대신에 다시는 이 섬에 오지 마라.”

“네?”

“못 알아먹겠냐! 죽기 전엔 돌아오지 말라는 말이다. 너희끼리 작당한 일이니 죽을 때까지 너희끼리 살라는 말이다!”

영식은 곤혹스러운 기색으로 화영의 눈치를 살폈다. 그녀는 건성으로 고개를 까닥이며 정 사장의 말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날 잡으면 연락해라. 식장은 참석하마. 다른 건 기대 접거라. 혼수 따위도 없다.”

영식과 화영이 정원으로 나왔다. 화영의 어머니가 달려왔다.

“아이구, 영식아. 이걸 어쩐다니. 얼굴이 말이 아니구나. 세수라도 하고 가지.”

“집에 가서 하겠습니다.”

“네가 이해해라. 사업이니 뭐니 다 안 풀리고 남은 건 벼슬한 집 후손 체면밖에 없으니 저리 역정을 내시는 게야.”

“괜찮습니다. 죄송합니다.”

“아이구! 네가 죄송한 게 뭐가 있냐.”

화영의 어머니는 영식의 볼을 양손으로 만지며 뜨겁고 깊은 눈길을 보낸다. 그 눈길을 마주한 영식은 황급히 시선을 피하고 만다. 그때 안방으로부터 정 사장의 퉁명스러운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안 들어오고 뭐 해!”

화영은 이미 등을 보인 채 대문을 향해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었다. 화영의 어머니는 한달음에 딸에게 다가가 뒤에서 와락 끌어안았다. 화영은 이를 악문 채 침묵을 고집했고, 어머니는 딸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영식과 화영이 돌아간 뒤 정 사장은 아내와 마주 앉았다.

“참말로 영식이 애가 맞을까요?”

“영식이 지 입으로 맞다잖은가.”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영식이가 그랬다니까 도통…….”

“어허! 지 입으로 맞다잖아! 지가 아비라잖아!”

정 사장의 울화가 터져 나오는 그 시간, 섬마을 한쪽에서는 박수 소리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한국 축구가 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본선을 향해 또 하나의 골을 집어넣었다.

 

이듬해 봄날에 영식과 화영은 딸아이를 얻었다. 아이의 이름은 유정아라고 지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함께 들으며 유년 시절을 보낸 그들은 여전히 라디오를 가까이했다. 영식은 유능한 조리사로 성장하며 조금씩 저축을 했다. 수원의 변두리에 작은 식당을 낸 뒤로는 종일 FM 방송을 들으며 일했다. 그들이 익히 목소리를 알고 있는 박원웅, 이종환, 박인희 등이 소개했던 음악을 딸에게 들려주었고, 최용희, 이금희, 신은경 아나운서의 목소리와 함께 흘러나오는 음악을 딸과 공유했다. 어느 날, 딸과 같은 이름의 아나운서가 라디오 방송을 맡았다. 영식은 아내를 향해 정이 듬뿍 담긴 얼굴로 말했다.

“우리 정아하고 이름이 같다. 정아도 우리를 닮아 음악을 좋아하겠지?”

결혼한 뒤 말수가 줄어 있던 화영은 모처럼 방긋 웃고는 딸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응. 안 그래도 닮아 가는 것 같네.”

정아를 키우면서 화영은 잃었던 웃음을 온전히 되찾은 성싶었다. 하지만 정아가 유치원을 들어갈 무렵부터 우울증에 빠져들었다. 아이를 바라보면서 방긋방긋 웃던 여자가 돌연 아이를 바라볼수록 웅숭깊은 슬픔에 빠져들곤 했다.

“우리 공주님, 갈수록 아빠를 닮아 가네. 아빨 많이 사랑하나 보다.”

“조용히 좀 해!”

핏줄의 돈독한 끈을 확인하려 드는 영식의 살가운 태도에 짜증을 내기도 했다.

화영은 식당의 유리창에 뺨을 붙이고 넋 없이 먼 산을 바라보는 일이 늘었고, 칼질을 하다가 손가락을 베이기도 했다. 그리고 서서히 건강을 잃어 갔다. 영식은 식당 뒤로 살림집을 붙여 이사를 한 뒤 아내를 쉬게 했다. 하루는 달력에 담긴 바다와 섬을 바라보면서 여자는 소리 죽여 울었다. 고향을 다녀오자는, 목구멍까지 넘어온 말을 영식은 삼켰다. 고향 섬은 그들에게 여전히 금기어였다.

 

딸이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영식은 교통사고를 당해 입원을 했다. 영식이 퇴원을 한 뒤부터 화영은 말을 하지 않았다. 이유도 말해 주지 않았다. 어느 정도 기반을 잡은 영식은 전문 조리사를 채용해 시간을 쪼갠 뒤 아내 곁을 지켰다. 건강이 조금만 호전되면 그토록 아내가 원하는 세계 여행을 함께 나설 터였다.

총명하게 자란 딸이 대학 생활을 무난히 엮어 가던 어느 날, 병실의 여자는 영식을 가까이 불렀다. 병실 창으로 담겼던 푸른 잎이 무성했던 은사시나무는 어느새 잎을 거의 털어 내고 있었다.

“난 옛날부터 직감이 남달랐잖아. 얼마 안 남은 것 같아.”

깡마른 여자는 차분한 말씨로 자신의 죽음을 예고했다.

“정아 아빠, 나를 사랑해 줘서 고마워.”

영식은 대답 대신에 여자의 손을 잡았다.

“또, 우리 정아를 많이 사랑해 줘서 고마워.”

영식은 입을 열지 못했다. 환자 앞에서 흔들리고 싶지 않아 창으로 시선을 돌렸다. 바람이 한 번 지나갔는지 멀리 은사시나무가 관성적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그 관성의 법칙이 영식의 마음까지 파문을 몰고 온다. 중심이 올곧지 못해 작은 바람에도 쉬 흔들리는 그 속성수가 새삼 야속하다. 만약 커다란 정원이 생긴다면 은사시나무는 심지 않을 것이라는 다짐을 해 본다.

영식은 침을 꿀꺽 삼켰다. 서서히 몸을 돌려 아내와 눈길을 섞었다. 아내의 눈길이 연민의 정으로 그득하다. 영식은 그런 눈빛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떤 두려움을 주는 눈빛이어서 사뭇 싫었다.

“정아를 사랑해 줘서 고맙다고.”

아내가 되풀이 말했다. 영식은 마음에 들지 않는 질문이지만 대답을 했다.

“당연하지. 내 이쁜 새낀데.”

아내의 창백한 얼굴로 보일 듯 말 듯 희미한 웃음이 걸렸다.

“다 알고 있어.”

“무슨 소리야?”

영식은 움찔하며 그녀의 낮은 목소리를 놓치지 않으려고 귀를 바짝 갖다 댔다.

“난 정아 얼굴에 그 사람 얼굴이 보여도 안 믿으려고 애썼어.”

바로 이런 말이었다. 영식이 두려워했던 말은.

“제발…… 그만 말하고 쉬어.”

영식의 애원에도 아내는 야속하게도 힘겹게 말을 잇는다.

“당신 혈액형은 B형이잖아. 나한텐 A형이라고 했었지? 풋, 감쪽같이 속고 싶었는데.”

영식은 말없이 O형 아내의 축축해진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자신의 운명을 예감했다고 한다. 의사한테도 이미 들은 말도 있었다. 영식은 마침내 잔인한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언제 알았는데?”

“당신 교통사고 당할 적에 수혈했잖아. 덕분에 간호사 앞에서 신랑 혈액형도 모르는 바보가 됐지 뭐야.”

“그래도 정아는 내 자식이 맞아. 우리 부부 딸이야.”

영식의 나지막한 호소에 화영은 애달픈 눈길을 보낸다. 역시 연민의 눈길은 달갑지 않다.

“정아 아빠, 당신은 참 좋은 아빠야. 근데 동생이 생기는 건 왜 한사코 반대했어?”

“당신 몸이 안 좋았잖아.”

“겁이 났던 거지? 차별할까 봐.”

“글쎄…….”

“정아 아빠 인생도 참 기구하다.”

“무슨 소리. 어릴 적 당신이 있어서 힘든 시절을 건널 수 있었잖아. 당신은 내 인생의 은인이야. 백 번을 다시 태어나도 당신하고만 결혼하고 싶다.”

“정아 아빤 나한테 할 말 없어?”

말머리를 바꾸는 화영이 영식은 밉다. 빈말이라도 좋으니, 다시 태어나면 나도, 하고 말해 주면 좋으련만. 영식은 이내 도리질을 했다. 계산에 어둡고 가식이 전혀 없는 순박함이 그녀의 가장 큰 매력이었다. 동네 아이들 모두 영식을 따돌릴 때도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곁에 머물러 주었던 여자다. 그리고 투명한 영혼 탓에 오해와 상처도 더 많이 감내해야 했던 여자다. 그녀의 투명함을 닮고 싶다. 오래된 비밀을 꺼내고 만다.

“편지 말이다. 그 사람이 편지 보냈었어.”

“편지라면…… 설마 그 사람이?”

“일본에서.”

“그, 그랬어?”

큰 고백을 듣는 여자의 반응은 너무도 작았다.

“미안하다. 전하지 못했어.”

20년 이상이 지나서야 봉인이 풀린 비밀 앞에서 화영은 대꾸하지 않고 눈을 감는다. 먼 기억을 더듬는 표정이다. 눈은 울고, 입은 웃고 있다. 그 사람을 여전히 잊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역시 ‘그 사람’이 내리고 간 뿌리는 깊었다. 한참 뒤에 눈을 뜬 화영이 영식을 본다. 위로하고자 하는 마음이 그득히 담긴 눈길이다.

“정아 아빠, 미안해. 난, 난 진심으로 당신을 사랑하지 못했어. 노력해도 안 됐어. 그게 정말 미안해.”

여자는 흐느꼈다. 영식은 맥이 탁 풀렸다. 행복했다는 말을 그녀는 하지 않았다. 사랑하지 못해서 미안하다니. 끝까지 멍청한 투명함 같으니.

영식은 그녀로부터 눈길을 돌렸다. 병실 창을 통해 먼 산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 사람, 한번 보고 싶지 않아?”

목소리가 떨렸다. 화영의 표정이 궁금해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쓸데없는 일이야. 다만.”

화영은 곁눈질로 병실 문을 바라보았다. 언제 왔는지 정아가 서 있었다. 화영은 턱짓으로 딸을 가리키며 속삭였다.

“저 애한텐 기회를 줬으면 해.”

한 달 후에 화영은 세상을 떠났다.

 

‘이젠 고향에 갈 수 있겠지?’

 

그녀가 남긴 마지막 말이었다.

 

 

 

<목차>

 

<1권>

프롤로그

시장닭집

 

<2권>

도전

연수원

레스토랑 4s

뷔페

좋은 식품

학생 식당

 

<3권>

연회

셰프의 조건

명절의 빛과 그늘

가슴의 언어, 머리의 언어

음식남녀

진실은 봄의 이치를 닮았다

 

<4권>

운명의 희롱

가족으로 가는 길

죽은 영혼이 머무는 곳

숭늉의 생물학적 지성

폭풍전야

반격

진실의 빛과 그림자

세상에는 여러 형태의 가족이 있다

에필로그

키친. 조연들의 에필로그

 

<합본>

프롤로그

시장닭집

도전

연수원

레스토랑 4s

뷔페

좋은 식품

학생 식당

연회

셰프의 조건

명절의 빛과 그늘

가슴의 언어, 머리의 언어

음식남녀

진실은 봄의 이치를 닮았다

운명의 희롱

가족으로 가는 길

죽은 영혼이 머무는 곳

숭늉의 생물학적 지성

폭풍전야

반격

진실의 빛과 그림자

세상에는 여러 형태의 가족이 있다

에필로그

키친. 조연들의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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