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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이야기를 들어드립니다 2권

이재온 지음도서출판 가하2017.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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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립 금 | : 0원 |
파일용량 | : 1.22 MByte |
이용환경 | : PC/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타블렛 |
독자평점 | : ![]() ![]() ![]() ![]() ![]() |
듣기기능 | : ![]() |
ISBN | : 979-11-300-234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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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품 소개
“화화. 이야기꽃…….”
세 살 때 죽었다 살아난 뒤 대한민국 표준으로 정말 평범하게 살아온 김양이.
어렵사리 취직한 그녀의 첫 직장은 바로 이세계 존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공간, 화화(話花).
이상한 일만 가득한 그곳에서 치명적 매력을 가진 사장님 도는 그녀를 ‘보호’ 해준다는 핑계로 은근슬쩍 자꾸 다가오는데…….
“왜 그러세요. 전 안 예쁘지만, 평범하거든요? 안 못생겼어요.”
양이는 단어마다 힘주어 주장했다. 도는 정색했다.
“무슨 소리야, 안 예쁘고 안 못생겼다니! 못생겼지! 김 양은 못생겼는데 예쁘다니까?”
2. 작가 소개
이재온
행복해지는 이야기, 위로가 되는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http://blog.naver.com/kindkit
3. 차례
#09. 전설의 파즈
#10. 예쁘게 못생겼다
#11. 잠자는 화화의 미남
#12. 보이지 않는 남자
#13. 우리 집에서 살래?
#14. 악몽
#15. 춤추는 변태
#16. 스토커를 응원하는 날이 올 줄이야
#17. 나의 우주에서 가장 찬란한 당신
#18. 계질극을 벌이는 쁘띠줌마
#미주
4. 미리 보기
“여기 진짜 어디예요?”
“풍광과 방위로 짐작건대 용마 능선에서 연주대로 오르는 관악산 암벽 등산 구간. 인간은 두 손 두 발 다 써가며 쇠줄에 밧줄을 붙잡고 발발 기는 곳이지. 경사도가 한, 팔십 도?”
“아…….”
양이는 도에게 매달려 덜컹덜컹 흔들리며 평온히 끄덕였다. 곰곰이 생각하더니 대단찮게 답했다.
“장소가 멀쩡하진 않네요. 길은 길이니 아주 이상한 곳이라곤 못 해도.”
“하? 상황 파악 안 돼? 김 양은 지금 오밤중에 외간 남자와 경사도 팔십 도 암벽에서 고립됐다고.”
“에이, 경사도 팔십 도 암벽에서 뭘 하겠어요? 누우려도 찔려 죽거나 굴러떨어질 텐데. 게다가 고립됐어도 조난되지는 않았잖아요. 오늘 겪은 일에 비하면 지금은 아주 안전하죠.
더구나 암벽이면 어떻고 절벽이면 또 어때요? 아까 보니까 사장님 도움닫기만 수백 미터에 멀리뛰기를 킬로미터 단위로 하시던데. 한, 다섯 번쯤 뛰면 하산할 수 있지 않으세요? 뛰셔도 돼요. 저 완전 단련됐거든요. 이제 목젖까지 삼겹살 오인분 구겨 넣고 곧장 롤러코스터 세 바퀴 왕복해도 버틸걸요?”
“뭐? 하하하!”
도는 웃음을 터트렸다. 팔십 도 산길을 지지물도 없이 오르며 몸이 떨리도록 웃었다. 이렇게 웃는 일이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양이의 뒤통수를 세심히 받치며 말했다.
“아아, 이 길은 험해서 네가 편치 못해. 어차피 어깨이니 정상을 밟고 편한 길로 모셔드리지. 그리고 찐빵 말대로……. 하하.”
도는 뺨이 당기도록 웃었다. 양이가 무서워하면 놀려먹는 맛이 달 터였으나 양이가 무서워하지 않아도 경사 탓에 제게 몸을 바짝 붙여오니 아쉬운 대로 기꺼웠다. 어디로든 문을 열 수 있음에도 이런 곳을 고른 문장이지만 그 심술을 용서하기로 했다. 미소했다.
“물론 몇 번 뛰면 하산할 수 있어. 하지만 조용히 가야 해.”
“왜요?”
양이는 도의 가슴에 뺨을 대며 물었다. 온종일 헤맨 끝에 한약 내 섞인 고택의 정원 같은 향을 맡노라니 산길이 가파르든 사방이 먹빛이든 마냥 나른했다. 뺨에 닿은 비단이 부드러워 반쯤 코를 묻으며 목에 감은 팔을 깊이 당겼다. 너무 바짝 붙는 듯해 조금 민망했지만 피곤도 하고 안전이 먼저였다. 도가 나직이 웃었다.
“관악산은 예부터 오덕(五德) 중 화덕(火德)이며 갓 쓴 큰 산이라 하여 갓뫼, 간뫼, 관악(冠岳)이라 일컫지. 성품이 불같고 갓까지 쓴 장골이니 이놈이 꼿꼿하기는 서서 똥을 누고 냉수도 갓을 쓰고 들이켜며 제 뜻에 맞지 않으면 붉으락푸르락하니 만나면 성가셔져. 예를 차린다, 격식을 갖춘다, 나를 머리에 이고 들들 볶을 테지. 공연히 너까지 눈에 띄고.”
“산신(山神)이요? 진짜 있어요?”
“진짜 있어.”
“아……. 그렇구나.”
양이는 깊은 깨달음이라도 얻은 듯 도에게 뺨을 기댄 채 한참 끄덕였다. 도는 그 몸짓이 품에 고개를 묻고 애교를 떠는 강아지처럼 보였다. 웃음을 터트렸다. 기실 몹시 지쳤고 품에 양이를 담으니 졸음이 쏟아져 아차 하면 다리가 꼬였다.
느긋이 굴면 더 나른할 듯해 요란히 뛰지만 않을 뿐 길을 재촉하던 참이었다. 깎아지른 산을 타지만 뜀뛰듯 민활했다. 하지만 순간이 이토록 기꺼우니 혀라도 깨물어 졸음을 끊으며 마냥 늑장 부릴까 싶었다. 안 될 일이었다.
그래도 일단 든 마음이라 머리가 아니라 하여도 걸음이 어느덧 산보가 되었다. 때로 바위 모퉁이를, 때로 허공을 디디며 춤추는 산등선을 따라 넘실넘실 으스름달밤을 그었다. 그 흐름은 부드럽고 여름밤은 잠포록하여 산도 달도 눅진 온기에 흐무러져 살갗에, 숨결에 붙었다. 양이의 숨소리는 점점 곱게 가라앉았다.
“졸려?”
정상이 코앞이었다. 도는 걸음을 더욱 늦추며 물었다.
“아뇨.”
“왜 아무 말도 안 해?”
“어…….”
양이는 나른했지만 잠이 온달 정도는 아니었다. 여러모로 안일한 성격이지만 오밤중에 외간 남자 품에 안겨 홀랑 잠들 정도도 아니었다. 오히려 도가 졸리지 않나 싶었다. 그 목소리가 물먹은 고운 모래처럼 깔끄럽게 내려앉았고 투정하는 듯도 들려서였다.
‘하긴. 그리 싸우고 뛰고 잡으셨으니.’
양이는 도가 여간 곤하지 않겠나 싶었다. 잠 오니 말 걸어주길 바라시는가 하며 홀로 굴리던 생각을 입에 담았다.
“이레인 씨 일이요.”
“응.”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 남편은 어쨌든 목적을 이루려 이레인 씨를 철저히 속이고 상처 냈잖아요. 처음부터 믿을 수 없는 행동을 하면서 한편으로 환심을 샀어요. 그 목적이 아무리 숭고하고 그 사랑이 아무리 진심이라도 기만은 기만이고 배신은 배신인데도.”
“그래서 난 그놈이 마음에 안 들어.”
“저도요. 그래도 이레인 씨는 그 남자를 원했어요. 뿌리까지 배신당하고 진실이 한 줌도 없다고 생각했을 때에도요. 음……. 화화에서도 그 남자가 자신을 속이거나 이용한 일엔 딱히 마음 쓰지 않았어요.
그런 일을 괴로워야 했지만 근본적으로 남편이 자기 사랑을 배신했다는 점과 남편이 주었던 사랑이 거짓이었다는 점에 슬픔과 분노가 쏠렸죠. 애초에 그랬으니 오늘도 ‘사랑한다.’, ‘진심이다.’라는 호소에 넘어갔을 테고요.”
양이는 잠시 멈추었다. 한 톤 가라앉은 목소리로 동을 달았다.
“그대로 행복할 수 있다면 잘된 일이라고 생각해요. 솔직히 다른 선택이 극단이고 무엇보다 당사자인 이레인 씨가 그 사랑을 그토록 바라니. 하지만…….”
“하지만? 자, 이제 내려갈 테니 업혀.”
도는 양이를 내려놓았다. 양이 앞으로 걸어가 그 앞에 도포를 걷고 선뜻 쭈그렸다. 양이는 어둠에 다소 눈이 익었지만 아직도 사방이 어룽어룽했다. 이런 눈으로 산길을 내려갈 재주가 없으니 업히긴 업혀야 했다.
오늘 내내 안겨 다녀 이제 편한 자세로 품에 기대기까지 하면서도 업히자니 머쓱했다. 뺨을 긁적이고 주춤하다 살며시 도의 목에 손을 감고 등에 기대듯 말 듯 했다. 도가 양이의 허벅지를 받치며 반짝 일어섰다. 양이는 앞으로 확 몸이 쏠렸다. 가슴이 그 등에 밀어붙여졌다.
‘윽.’
양이는 괜스레 붉어졌다. 갑자기 심장이 쿵쿵 뛰어서 그 박동을 도에게 들키지 않을까 싶었다. 몸을 뻣뻣이 굳히며 입술을 사리무는데 도가 다시 걸음을 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