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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친애하는 나의 적 2권

한상운 지음도서출판 가하2017.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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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 979-11-300-233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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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품 소개
“한 가지만 묻자. 이거 꼭 개봉해야 돼?”
영화제작자 한재영. 전재산을 걸고 영화 ‘환상의 여인’을 만들었지만 영화가 너무 재미없어 시사회장은 엉망이 된다. 투자자들이 돌아서고 기자들이 악평을 달기 직전, 재영은 비장의 수를 낸다.
“아직 편집이 덜 끝나서.”
하지만 사실은, 찍은 게 없다. 재촬영할 돈도 없다.
어찌어찌 돈을 마련한다고 해도 잠적해버린 주연배우를 찾아야 영화를 찍을 수 있다!
재영은 사람 찾기의 달인인 잡지에디터 경란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문제는 또 있다. 그녀가 재영의 구여친으로, 재영이 취한 날, 새벽 2시마다 전화해 “자니?” 라고 물었던 사이라는 것.
이러한 사소한 문제를 해결하고 재영은 영화 재촬영에 성공하여 재기할 수 있을까? 그리고 경란과 화해해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2. 작가 소개
한상운
1977년 서울에서 태어나 한양대 전기전자공학부를 졸업했다. 1998년 ‘양각양’을 시작으로 ‘비정강호’ ‘무림사계’ 등 여덟 권의 무협소설을 출간했다. 이후 경찰소설 시리즈인 ‘무심한 듯 시크하게’를 썼고 미스터리 소년 추격전이라는 부제로 ‘게임의 왕’, ‘소년들의 밤’을 썼다. 이후 소설집 ‘보라의 트렁크’와 장편소설 ‘인플루엔자’, ‘비주류 연애블루스’를 발표했다.
영화 ‘백야행’을 각색했고 TV 단막극 ‘텍사스안타’, ‘습지생태보고서’ 등과 16부작 ‘스파이’의 각본을 썼으며 미드 리메이크인 16부작 드라마 ‘굿 와이프’를 각색했다.
3. 차례
#08.
#09.
#10.
#11.
#외전. 남승우의 모험
#작가의 말
4. 미리 보기
밤이라 도로는 한산해 금방 경란의 집에 도착했다. 재영은 경란을 부축해 집까지 올라갔다. 그녀를 소파에 앉히고 부러진 힐은 비닐에 싸서 신발장에 넣었다.
“따뜻한 커피 한잔 만들어줄까?”
경란은 기운이 없는지 소파에 반쯤 누운 채 고개를 끄떡였다.
연인 시절부터 경란은 재영의 커피를 좋아했다. 재영의 더러운 성질이 커피 안에 스며들어 더욱 씁쓸한 맛을 낸다나.
오래 만났기 때문일까, 찬장 한번 열어본 것으로 경란이 물건을 어디다 두는지 알 수 있었다. 그는 싱크대 아래서 커피그라인더와 머그잔을 꺼내고 물을 끓이고 냉장실의 커피콩을 갈았다. 향긋한 커피향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경란은 조금 긴장이 풀리는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재영이 건넨 커피를 받아 한 모금 마셨다.
“고마워.”
경란은 조그맣게 말했다. 소파에 조그맣게 웅크린 그녀의 모습은 평소보다 작고 가냘파 보였다.
“오늘 고생 많았다. 나 갈 테니까 뜨거운 물로 샤워하고 푹 자. 내일 김 형사 찾든 못 찾든 경찰에서 연락한다고 했으니까.”
“무슨 일 있었는지 알고 싶지 않아? 이번 일이 조은심과 무슨 관련인지 궁금할 거 아냐.”
솔직히 묻고 싶은 게 많았다. 조은심을 찾는 일이 어떻게 살인사건 수사로 넘어갔는지도, 형사와는 왜 함께 행동했는지도 알고 싶다. 처음 보는 동네서 무얼 하고 싶었는지도 궁금하고 형사가 납치된 걸 어떻게 확신하는지도 알고 싶었다.
하지만 경란은 충분히 지치고 힘들어 보였다. 거기에 짐을 하나 더 올리고 싶지 않았다. 재영은 경란의 헝클어진 머리를 쓸어 올려주며 말했다.
“나중에. 기운 나면 알려줘. 나 간다.”
“여기 있으면 안 돼?”
“뭐?”
“무서워서 그래. 그 새끼가 나까지 잡으러 오면 어떡해.”
경란은 간절한 눈빛으로 재영을 쳐다보았다. 재영은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 망설였다.
“설마…….”
그럴 리가 있겠냐고 말하려다 그만두었다. 그렇잖아도 경찰에게 거짓말쟁이로 몰렸던 그녀다. 그녀가 상상하는 납치범이 존재 안 할 수도 있다는 말은 하고 싶지 않았다.
“아무도 안 올 거야. 걱정 마. 이 오피스텔은 경비에 CCTV도 있는데 미친놈이 아니고서야 오겠니.”
“어제는 그렇게 자고 가고 싶어 했잖아.”
재영은 말문이 막혔다. 자존심 강한 경란이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 경란에게 잘해주지 못한 것이 늘 마음에 걸렸다. 오늘이라도 원하는 대로 해주자는 생각에 재영은 경란을 살짝 안고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알았어. 알았어. 울지 마. 내가 지켜줄 테니까.”
경란이 씻으러 간 사이 재영은 커피 잔을 씻고 쓰레기를 분리수거했다. 음식물 쓰레기가 엄청나게 쌓여 있었다. 욕실에서 들리는 샤워기 소리에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오늘도 그녀와 함께 잠들진 못하겠지.
거기까지 생각하다가 재영은 고무장갑 낀 손으로 머리를 소리 나게 철썩 때렸다. 경란이 저렇게 겁먹고 심란해하는데 다독일 생각은 못하고 음탕한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 좀 더 숙연해지도록 하자. 하지만 자꾸 욕실에서 나는 소리에 귀가 쫑긋 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안 되겠다. 일단 좀 나가자.
재영은 음식물쓰레기를 챙겨가지고 밖으로 나왔다. 다행히 쓰레기 분리수거일이었다. 오피스텔 주민들 사이에 끼어 쓰레기를 버리고 돌아서다 문득 걸음을 멈췄다.
길 건너편에 모닝 한 대가 주차되어 있었다. 시동은 켜져 있지만 차 안이 캄캄해 안에 누가 있는지 보이지 않았다. 길 가다 보면 발에 채이듯 많은 게 모닝이다. 별일 아니라고 넘어가도 될 일이지만 공포에 질린 경란과 함께 있었기 때문인지 자꾸 신경이 쓰였다.
재영은 오피스텔을 나가 모닝을 향해 걸어갔다. 헤드라이트 불이 번쩍 켜졌다. 재영이 손을 들어 눈을 가릴 때 모닝이 빠르게 모퉁이를 지나 사라졌다. 차량 번호를 볼 틈도 없었다.
재영은 왠지 모를 불안감에 차가 떠난 자리를 한참 동안 지켜보았다.
재영이 집으로 돌아왔을 때 경란은 잠옷 차림으로 위스키를 홀짝이고 있었다.
“너 그냥 간 줄 알았어.”
재영은 문을 모두 걸어잠근 후 창밖을 살폈다. 모닝이 보이지 않은 걸 확인한 후 블라인드를 쳤다. 경란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왜? 무슨 일 있었어?”
“아냐. 그냥 좀 보는 거야. 네 말대로 누가 쳐들어오면 어떡하냐. 너 안심하고 자라고 내가 다 확인하는 거야.”
“고마워.”
재영은 블라인드를 들추고 다시 밖을 보았다. 모닝 한 대가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재영은 경란을 돌아보며 말했다.
“집에 야구배트 같은 거 없니?”
경란의 집에 야구배트는 없지만 망치는 있었다. 재영은 망치를 손에 쥔 채 경란 옆에 앉았다. 라디오에서는 조그맣게 넬의 ‘기억을 걷는 시간’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경란은 혼자 술을 홀짝이다 재영에게도 잔을 내밀었다.
“너도 한잔해.”
“안 피곤하냐. 그만 마시고 자라.”
“잘 거야. 이것만 마시고.”
경란은 침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난 내가 되게 강한 줄 알았어. 근데 형사님 보는데 너무 무서웠어. 지금도 자꾸 그 사람 얼굴이 떠올라.”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경란은 떨리는 목소리로 사정을 설명했다. 아침에 김지용 형사가 찾아와 함께 스튜디오에 들러 사진을 분석한 일. 사진 속 모닝을 찾다가 호텔에 탐문 간 일. 그리고 주차장에서 벌어진 일까지 전부 다. 경란은 형사가 경련을 일으키는 순간을 설명하다가 입을 다물었다.
재영은 너무 놀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렇잖아도 인생이 가시밭길인데 주연여배우가 잠적이 아니라 납치라니. 그것도 연쇄살인범에게. 살다 살다 이렇게 반갑지 않은 소식은 처음 들어본다. 그는 벌떡 일어나 찬장에서 위스키 잔을 하나 꺼내 와 술을 마셨다.
“안 되겠다. 나도 한 잔 해야지.”
경란은 창밖을 보며 혼잣말처럼 말했다.
“호텔로 죽어라 도망쳤어. 그 사이에 차는 멀리 떠나버렸고. 그 다음에 너한테 전화한 거야.”
“그 얘기 전부 경찰한테도 했어?”
“했지. 내가 하는 말을 믿어주는 것 같진 않았지만. 그 사람들은 그냥 형사님이 차 몰고 떠났다고 생각하더라고.”
“그래. 형사 말이 틀릴 수도 있잖아. 그 새끼, 아니 그분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하던데.”
“내가 피투성이가 된 걸 봤다니까!”
혀라도 깨물었는지 아냐.
재영은 속으로 말했다. 하지만 아무리 아니라고 외면하려고 해도 경란의 말에 일리가 있다는 건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가 아는 한 경란은 절대 허튼소리 안 하기로 유명한 여자니까. 조은심이 납치되었다는 사실은 믿을 수가 없다. 아니, 믿고 싶지 않다.
재영은 안달복달못하며 말했다.
“그럼 어떡하지? 조은심 어떻게 찾아?”
“형사님 말로는 한두 달 살려둔다고 했으니까. 지금 걱정은 형사님이야. 그 사람은 오래 안 살려둘 텐데…….”
“야. 형사야 알아서 살아야지. 그게 그 사람 일인데. 우리가 걱정해야 될 건 조은심…….”
“뭐?”
경란이 인상을 썼다.
“아니, 내 말은 형사도 걱정인데 그보다는 조은심이 더 걱정이라 이거지.”
“나 아니었으면 그 사람 그렇게 될 일 없었어. 아직 내 말 모르겠어? 나 혼자 갔으면 내가 납치됐을 거라고. 나 때문에 그렇게 된 거야.”
“아니, 뭐 꼭 그렇게 볼 것까지야…….”
재영은 경란의 눈치를 보고 말을 멈췄다. 경란은 고개를 숙인 채 침묵하고 있었다. 재영은 경란이 형사를 두고 도망친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도망친 것도 대단한 거야. 나 같으면 그 자리에서 하나도 못 움직이고 그냥 오줌을 지렸을 거다. 너나 되니까 도망친 거지. 너까지 잡혔으면 난 어떡하냐. 형사도 도망치라고 그랬다며.
네가 무사해서 다행이야. 그 형사님도 네가 도망쳐서 경찰에 난리를 쳐놨으니 안 죽고 풀려날 가능성이 높지. 아마 나중에 너한테 삼대가 고마워할 거다.”
재영은 어떻게든 경란의 기분을 풀어줄 생각에 열심히 떠들었다. 하지만 경란은 계속 고개를 흔들기만 했다. 재영은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잘 모르는 형사 걱정을 왜 계속 해줘야 돼? 그의 인생도 끝장나기 일보 직전인데. 조은심을 어떻게 찾을지 그런 얘기를 해야 하는데 대체…….
재영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야! 어제 처음 만난 형사를 왜 그렇게 걱정해. 아직 뭔 일 났는지 안 났는지도 모르는데.”
“너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니?”
“그래. 말이라고 한다. 넌 조은심 찾으라고 돈 받았으면서 민중의 지팡이 걱정을 왜 해! 걔들은 걔들이 알아서 하는 거지. 죽으면 나라에서 돈도 나와!”
“넌 옛날부터 참 정이 없었어.”
“야! 내가 지금 정 따질 때냐? 내가 죽게 생겼는데. 오늘 내가 정인상 감독도 잘랐어. 너야말로 정을 발휘해봐라. 나 망하면 연쇄살인범한테 죽는 것보다 훨씬 불쌍해져.”
“오버하지 마. 너 아직 안 망했잖아.”
경란은 눈을 부릅뜨고 재영을 째려보았다.
“너야말로 오버하지 마라. 처음 만난 형사한테. 너 걔 맘에 들디? 잘생겨서 좋아?”
“말하는 거 하고는. 넌 정말 지저분한 놈이야.”
재영은 한숨을 쉬며 위스키를 한 잔 더 따라 마셨다.
“내 말을 말자. 너랑 내가 무슨 대사를 논하겠냐.”
“넌 항상 이런 식이야. 문제 생기면 지 할 말만 하고 딱 말을 끊지.”
“내가 언제?”
“너 조은심이랑 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