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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짝사랑 연대기 4권 (완결)
임소언(스푸키) 지음도서출판 가하2017.10.02
| 판매정가 | : |
|---|---|
| 판매가격 | : 3,000원 |
| 적 립 금 | : 0원 |
| 파일용량 | : 791 KByte |
| 이용환경 | : PC/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타블렛 |
| 독자평점 | :  [참여수 0명] |
| 듣기기능 | :  TTS 제공 |
| ISBN | : 979-11-300-206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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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품 소개
“네가 나의 모든 것이야.”
잘생긴 외모에 뛰어난 성적으로 북악고 태자 전하라 불리는 강선우. 그러나 미혼모였던 어머니가 LT금융 그룹 회장과 재혼하면서 호적상의 아버지를 얻는 대신 초등학생 때부터 홀로 지내고 있다. 겉으로는 한없이 잘났지만 혼자인 외로움에 지쳐가던 선우는 한식 요리사인 아버지와 한복 디자이너 어머니, 어린 동생들 사이에서 반듯하게 자란 여학생 민지현과 우연히 얽히게 된다.
유학을 가겠다는 꿈을 위해 아르바이트에 매달리는 지현에게 같이 밥을 먹어주는 알바를 제안하고……. 지현과 친구가 되고 그녀의 집에 드나들며 가족이 무엇인지 배우게 되지만, 그럼에도 사랑한다 고백하기에 그녀는 너무나 멀기만 하다. 고등학교를 지나고 대학교를 지나 계속해서 어른이 되어가는 두 사람. 친구라는 이름 뒤에서 그녀만을 바라보는 선우의 깊고도 진한 짝사랑 연대기.
“그래서 뭐 하는 사람인데? 지현 씨 남자친구.”
자타공인 호구조사가 취미생활인 매니저의 끈질긴 질문에 영나는 우문현답을 내놓았다.
“지현이를 위해서라면 뭐든 다 되는 사람.”
2. 작가 소개
임소언(스푸키).
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 - pukioz.com
애착을 갖는 것들:
꽃, 커피, 책.
털고 싶은 것들:
뽀로로 시청 10년의 추억, 메뉴 고민, 작심삼일 운동의지.
3. 차례
#23. 인정과 허락
#24. 아버지와 형
#25. 용서
#26. 성장
#27. 짝사랑 연대기
#에필로그. 하늘이 알고 세상이 아는 이야기
4. 미리 보기
2010년 10월 28일 목요일.
순순히 선우의 말을 듣고 약 먹고 하루 더 쉬자 컨디션이 많이 좋아졌다. 아침에 퉁명스레 출근 허가를 거부한 선우를 뒤로하고 지현은 영나에게 받아둔 약도를 들고 상암으로 향했다. 어제는 갈 곳 뻔한 종로라 금방 쫓아왔지만 설마 상암까지 오진 않겠지.
멀리 월드컵 경기장이 보이고 탁 트인 한강변이 눈에 들어왔다. 여기서 한적한 길을 따라 칠 분 정도 걸어가면 새로 옮긴 임대 물류창고였다. 영나가 알려준 대로 가다 보니 비슷비슷한 슬레이트 패널로 된 창고들 사이로 조금 너른 야적장이 있는 건물이 보였다.
“지현아! 여기야!”
손을 흔드는 영나를 보며 지현이 야적장 입구의 커다란 철문을 밀었다.
“사람이 드나드는 입구는 없는 거야?”
“응. 여기가 좀 그래.”
몇 톤 트럭이 드나들 문을 밀고 들어가자니 갑자기 제가 그런 트럭이라도 된 것 같다.
“와우. 되게 넓다.”
썰렁한 공터를 보며 지현이 감탄했다.
“원래 먼저 임대했던 사람들 설치미술 하던 사람들이래.”
“그렇구나. 나는 보자마자 여기서 바비큐 해야겠다 생각했는데.”
“이제 겨울인데 무슨 바비큐?”
“내년 여름에 하면 되잖아.”
빈 공터에 눈독을 들이는 지현을 보며 영나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원래 있던 사람들은 어디 가고?”
“요즘 지역 문화 콘텐츠 늘린다고 강원도 쪽에 신인 작가들 지원해주는 프로그램 있어서 이동했다나 봐.”
“그렇구나.”
영나를 따라 창고 안으로 들어가니 의외로 안은 따뜻하고 좋아 보였다. 겉은 완전 저렴한 미색 샌드위치 패널 딱 그거라 꿈도 희망도 없어 보였는데. 이곳에 도착한 지 오 분여 만에 지현은 새 사무실에 정을 줘버렸다.
“우리 물건은 어디 있어?”
“이쪽에 옮겨놨어.”
창고 구획으로 물건들을 쌓아둔 곳의 앞쪽에 영나가 지현의 책상과 컴퓨터를 옮겨놓았다. 낯익은 제 물건들을 확인하고야 비로소 지현이 안심했다. 컴퓨터 본체의 전원 버튼을 누르는 지현을 보며 영나가 정색했다.
“너 일하게?”
“응. 왔는데 해야지. 사무실 이전 안내 떼고.”
“선우가 알면 뭐라 할 텐데.”
영나가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선우가 영나에게 지현이 일하는 거 당분간 손대지 못하게 해달라고 신신당부를 했기 때문이다.
“나 체력 좀 달리니까 며칠 택배 작업하게 되면 그것만 언니가 좀 도와줘.”
“와. 너 웃긴다. 그게 ‘그것만’이니? 사무실 이전작업 한다고 나도 지금 쓰러지기 직전인데.”
“해줄 거면서.”
“으이구.”
꿰맨 머리를 쥐어박을 수도 없고. 그러고 보니 니트 모자를 쓰고 나타난 지현에게 눈이 갔다.
“너 실밥 언제 빼?”
“내일. 원래 일주일 있음 보통 실밥 뽑는대. 봐서 잘 아물었음 다 뽑고 아님 몇 개 남길 수도 있다는데……. 선우가 약 발라줄 때 보면 괜찮은 거 같다고 하더라.”
“괜찮을까. 너 그때 피 많이 났는데. 그 건물이 오래돼서 계단 모서리가 좀 깨진 데라 상처가 울퉁불퉁하다고 그랬었어.”
“그래도 퇴원하기 전에도 의사 선생님이 잘 붙은 거 같다고 그랬었어.”
그러나 조금 나와 있었다고 클릭 몇 번을 하자 기운이 또 확 떨어지는 것 같았다. 저도 모르게 한숨을 쉬는 지현을 보며 영나가 책상에 기대 있던 몸을 일으켰다.
“커피 줄까?”
“응. 쉬엄쉬엄 영업 재개 올려야지.”
“아뇨. 누나. 지현이 아직 약 남아서 커피 안 돼요.”
“헭???”
지현은 저도 모르게 이상한 소리를 냈다. ‘설마 여기까지 잡으러 오지는 않겠지?’라고 했었는데. 무표정한 얼굴로 지현을 보는 선우의 눈빛이 썰렁하기 짝이 없었다.
“일어나.”
“어? 아니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사무실 확인했고, 물건 옮겨진 것들 대충 봤으면 됐잖아. 공지 작업 그런 거 집에 가서 해.”
어찌나 싸늘한 얼굴로 단호박 같이 구는지 지현은 조용히 주섬주섬 가방에 방금 꺼내놓은 스케줄러와 수첩, 펜 등을 도로 주워 담았다. 지현이 가방을 집어 들고 일어서자 선우가 책상에 의자를 밀어넣고 지현의 어깨를 품으로 잡아당겼다.
“누나. 그럼 저희 가볼게요.”
“그, 그래.”
“언니. 나중에 전화할게에!”
선우에게 끌려나가는 지현의 말소리 끝이 늘어졌다. 그들이 사라지자 쇼핑몰 여직원들 사이로 누군가 얕게 탄식했다.
“너무…… 괜찮다.”
“그러게……. 정장 코트 자락이 도포 자락 휘날리는 것처럼 단정하시네.”
전에 창고 작업 때, 지현의 남자친구라며 인사했던 선우를 보았던 매니저가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갸웃했다.
“사장님. 지현 씨 남자친구 요리사 아니야?”
“응? 선우가?”
“전에 같이 와서 뭐 하는 분이냐 하니까 요리사라던데?”
딱 봐도 정장이며 시계며 한두 푼 하는 물건들이 아니었다. 전에는 면바지에 티셔츠 입고 와서 좀 귀티나고 흔치 않은 이미지인데도 요리사라니 그러려니 했는데. 매니저의 말에 결혼 적령기 여직원들이 한마디씩 거들었다.
“요리사요? 저런 남자가 가게 주인이면 매일 먹으러 가겠다.”
“되게 멋있다. 어깨 확 잡고 가는 거 봐봐. 나 괜히 심쿵했어.”
“그래서 뭐 하는 사람인데? 지현 씨 남자친구.”
자타공인 호구조사가 취미생활인 매니저의 끈질긴 질문에 영나는 우문현답을 내놓았다.
“지현이를 위해서라면 뭐든 다 되는 사람.”
응. 이게 정답이다. 어리둥절해하는 매니저를 뒤로하고 영나는 제가 말해놓고 대단히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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