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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이정숙) 지음로망띠끄2012.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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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처음 만난 여인을 생애 처음 연모하게 되었다.
생애 처음 만나 생애 처음 연모하게 된 여인은 단 한 번도 그에게 미소를 주지 않았다. 생각해 보니 자신에게 보내진 미소가 단 한 자락도 없었다. 그런데도 어떻게 그토록 마음이 갈 수 있었을까. 어떻게 그토록, 그녀를 보는 것 자체로도 그리 웅성거릴 수 있었을까.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그녀의 미소이나 너무나 선명하게 가슴에 박혀 있는 걸 보니, 연모의 정이란 건 온통 환영인 듯. 그 여인을 목숨보다 소중하게 생각한 그 모든 감정도, 절절한 그리움도, 죽을 것 같던 고통도 모두가 다 환영이었던 듯.
처음부터 떠나려고 눈앞에 나타난 여인은, 마지막까지 그의 손길을 거부하고서 그 고운 뺨에 눈물만을 적신 채 완전히 돌아서고 말았다. 이 사내의 비참함 따위, 이 사내의 참담함 따위 그녀는 처음부터 돌아봐 준 적이 없으니, 이렇게 멋대로 가버려도 이 사내는 괜찮을 거라고. 오히려 이 사내 때문에 죽은 거라 각인시키며, 그녀는 이렇게 조롱하듯 쉽게 떠나 버린 것인가.
그대를 잃어도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 그대란 사람, 늘 외면만 주었으니 죽었다고 해도 나는 차라리 웃어 보일 수 있다. 나는 절대 참담하지 않다. 비참하지 않다. 괴롭지도 쓰리지도 않다. 그대가 곱다 생각한 일 따위 한 번도 없었다. 그대를 은애한 그런 마음 따위, 절대 가진 일이 없다.
미워한다. 오로지 절망한다. 그립지도 않다. 아프지 않다. 슬픔 따위 더더욱 있을 리가 없다.
휴의 텅 빈 시선은 타버린 별채 앞에서 움직일 줄을 몰랐다. 절망을 넘어선 허무가 그를 오히려 웃게 하고 있었다.
하하…… 하하하…….
광증에 걸린 사람처럼 그는 타 들어가는 전각 앞에서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눈물도 흐르지 않는 참담함에, 더 이상 쥐어뜯지도 못할 정도로 지친 피로에, 눈앞의 현실을 두고서도 차마 믿지 못하는 이 비참함에 사지가 썩어 들어가고 있었다.
오로지 지쳐 가고 있을 뿐이었다. 그대가 사라질 때 이 심장까지 함께 덜어간 겁니까. 적어도, 괴로워라도 하도록 두고 가지 그랬습니까. 이 사내는 그대를 잃은 슬픔조차도 갖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까. 그것조차 이 사내에게는 허락하고 싶지 않았습니까.
"사실입니까……."
낮은 소리가 천천히 흘러나왔다.
"내가 그리도 미워서…… 죽어가고 있을 때 웃고 계시지나 않으셨습니까. 드디어 이 사내를 벗어날 수 있다고…… 오히려 행복하셨습니까."
이미 형체도 남지 않을 정도로 불길이 먹어 치워 버린 붉고 검은 잿더미가, 숯덩이가 그를 비웃듯 공격하고 있었다.
"아니요. 그대가 죽었을 리 없습니다. 그대의 모든 것을 파괴시키고, 그리도 괴롭게 한 이 잔인한 사내를 살려두고 그대가 그리 쉽게 죽겠습니까. 복수도 하지 않고서, 그대가 죽었을 리가 없지요."
허허로운 웃음소리가 나무가 탁탁 타오르는 소리에 섞여 들었다. 똑바로 눈을 들어 전소된 별채를 노려보았다.
"나는, 그대를 찾아냅니다. 뼈 한 조각이라도 찾아내 그 뼈에 다시 칼을 꽂겠습니다. 이것이 복수입니다. 이것이 진정한 복수란 말입니다!"
참지 못한 분노가 검(檢)에 고스란히 묻어 잿더미를 관통해 날아가 정중앙에 꽂혀 진동했다.
"으아아아!"
품 안에 담겨 있던 꽃 한 송이를 잃은 것으로 하늘도, 땅도, 그 자신마저도 모두 잃어버린 사내의 참담한 비명 소리가 하늘을 울렸다
생애 처음 만나 생애 처음 연모하게 된 여인은 단 한 번도 그에게 미소를 주지 않았다. 생각해 보니 자신에게 보내진 미소가 단 한 자락도 없었다. 그런데도 어떻게 그토록 마음이 갈 수 있었을까. 어떻게 그토록, 그녀를 보는 것 자체로도 그리 웅성거릴 수 있었을까.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그녀의 미소이나 너무나 선명하게 가슴에 박혀 있는 걸 보니, 연모의 정이란 건 온통 환영인 듯. 그 여인을 목숨보다 소중하게 생각한 그 모든 감정도, 절절한 그리움도, 죽을 것 같던 고통도 모두가 다 환영이었던 듯.
처음부터 떠나려고 눈앞에 나타난 여인은, 마지막까지 그의 손길을 거부하고서 그 고운 뺨에 눈물만을 적신 채 완전히 돌아서고 말았다. 이 사내의 비참함 따위, 이 사내의 참담함 따위 그녀는 처음부터 돌아봐 준 적이 없으니, 이렇게 멋대로 가버려도 이 사내는 괜찮을 거라고. 오히려 이 사내 때문에 죽은 거라 각인시키며, 그녀는 이렇게 조롱하듯 쉽게 떠나 버린 것인가.
그대를 잃어도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 그대란 사람, 늘 외면만 주었으니 죽었다고 해도 나는 차라리 웃어 보일 수 있다. 나는 절대 참담하지 않다. 비참하지 않다. 괴롭지도 쓰리지도 않다. 그대가 곱다 생각한 일 따위 한 번도 없었다. 그대를 은애한 그런 마음 따위, 절대 가진 일이 없다.
미워한다. 오로지 절망한다. 그립지도 않다. 아프지 않다. 슬픔 따위 더더욱 있을 리가 없다.
휴의 텅 빈 시선은 타버린 별채 앞에서 움직일 줄을 몰랐다. 절망을 넘어선 허무가 그를 오히려 웃게 하고 있었다.
하하…… 하하하…….
광증에 걸린 사람처럼 그는 타 들어가는 전각 앞에서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눈물도 흐르지 않는 참담함에, 더 이상 쥐어뜯지도 못할 정도로 지친 피로에, 눈앞의 현실을 두고서도 차마 믿지 못하는 이 비참함에 사지가 썩어 들어가고 있었다.
오로지 지쳐 가고 있을 뿐이었다. 그대가 사라질 때 이 심장까지 함께 덜어간 겁니까. 적어도, 괴로워라도 하도록 두고 가지 그랬습니까. 이 사내는 그대를 잃은 슬픔조차도 갖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까. 그것조차 이 사내에게는 허락하고 싶지 않았습니까.
"사실입니까……."
낮은 소리가 천천히 흘러나왔다.
"내가 그리도 미워서…… 죽어가고 있을 때 웃고 계시지나 않으셨습니까. 드디어 이 사내를 벗어날 수 있다고…… 오히려 행복하셨습니까."
이미 형체도 남지 않을 정도로 불길이 먹어 치워 버린 붉고 검은 잿더미가, 숯덩이가 그를 비웃듯 공격하고 있었다.
"아니요. 그대가 죽었을 리 없습니다. 그대의 모든 것을 파괴시키고, 그리도 괴롭게 한 이 잔인한 사내를 살려두고 그대가 그리 쉽게 죽겠습니까. 복수도 하지 않고서, 그대가 죽었을 리가 없지요."
허허로운 웃음소리가 나무가 탁탁 타오르는 소리에 섞여 들었다. 똑바로 눈을 들어 전소된 별채를 노려보았다.
"나는, 그대를 찾아냅니다. 뼈 한 조각이라도 찾아내 그 뼈에 다시 칼을 꽂겠습니다. 이것이 복수입니다. 이것이 진정한 복수란 말입니다!"
참지 못한 분노가 검(檢)에 고스란히 묻어 잿더미를 관통해 날아가 정중앙에 꽂혀 진동했다.
"으아아아!"
품 안에 담겨 있던 꽃 한 송이를 잃은 것으로 하늘도, 땅도, 그 자신마저도 모두 잃어버린 사내의 참담한 비명 소리가 하늘을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