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님 같은 분이 왜 저 같은 여자한테 호감을 가지시는지, 전 솔직히 이해가 되질 않아요." 

"저 같은 여자라... 당신이 어떤 여잔데."

"능력이 뛰어나지도 않고, 그렇다고 집안이 빵빵한 것도 아니에요. 하루하루 살기 위해서 아등바등..." 

"더 해봐." 

사랑은 표현하고 오로지 직진하는 고소한 남자와, 그의 거침없는 대시가 부담스럽기만 한 달콤한 여자의 사랑

마른침을 꼴깍 삼키는 소원은 요리조리 동공을 굴려 가며 애써 규민의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단단히 힘주어 자신을 보게끔 소원의 얼굴을 살짝 들어 올려 고정했다. 묘하게 흘러가는 분위기 속에서 그들 사이에 잠깐의 침묵이 흘렀다. 두근두근, 긴장감에 소원은 버릇처럼 입술을 달싹였다.
쌍꺼풀이 없지만 또렷한 눈매가 매력적이게 보였다. 느릿하게 감겼다 떠올려지는 그 눈이 소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규민의 시선은 그녀의 붉은빛이 감도는 입술에 내려졌다.
군침이 돌기까지 했다. 맛보고 싶을 만큼 탐스러운 입술에 규민의 시선이 꽤 오래도록 머물러 있었다.

“키스하고 싶다.”
“……!”

깊은 동굴 속에서 울리는 착각을 일으킬 만큼 치명적인 그의 낮은 목소리. 그리고 키스라는 수줍고도 떨리는 단어에 소원의 눈이 큼지막하게 뜨였다. 개구쟁이 같은 장난기가 묻은 얼굴과 음성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진지하고도 진심이 담긴 뜨거운 직구를 던지는 패기 넘치는 남자의 모습이었다.
그의 엄지가 어느새 소원의 아랫입술을 보드랍게 쓸고 있었다.

“키스하면 뺨 때리려나. 아니면 도망 다니려나.”
“…….”

그의 입술이 부드러운 호선을 그리고 있었다.
소원은 딱딱한 목석처럼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아니,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 순간 호흡이 가빠 왔다. 그리고 규민의 손가락이 닿은 입술은 너무나 뜨거워 자칫 화상을 입을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