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살 만화가 여수인.
무료하고 반복되는 일상 속의 그녀에게 풋풋했지만 반짝반짝 빛났던 그 시절의 그가 또 다시 나타난다.

14년 후의 재회.
14년 후의 현재와 14년 전의 기억의 편린들.



“나한테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기억이 안 난다고 했었지? 난 원래 친절한 성격은 아니었는데 이번만큼은 그럴 필요를 느꼈어.”
“뭐?”
수인의 말을 가볍게 응수해주면서 휘건은 부드러운 동작으로 이번에는 커프스를 더듬어 어렵지 않게 양쪽 단추를 풀어냈다.
“너 지금 뭐하는 거야?”
처음으로 그의 동작이 멈췄다. 단추를 푸느라 아래로 향했던 그의 얼굴이 느릿하게 들어져 그녀를 향했다.
“처음엔 화가 났었지.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네 말이 너무도 진짜 같아서. 이대로 네가 원하는 대로 곱게, 아주 곱게 사라져주려고 했었어. 하지만 돌아서 가는 길에 난 한 가지 잊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어. 그게 뭔지 알아?”
수인은 대답할 수가 없었다.
“지금이나 십사 년 전이나…….”
휘건이 조금은 씁쓸함을 드러내며 말을 이었다.
“우린 시작조차 해보지 않았다는 거야. 그래서 그 시작이라는 것을 해보려고.”
“무슨 말이야?”

“난 너랑 자려고 왔어.”



박현희


20세기 어느 늦겨울에 태어남.
바람은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흥미진진한 글을 쓰는 것.
타닥타닥. 경쾌한 키보드 소릴 좋아하고, 오지랖 넓게 남의 사랑이야기에 귀 기울여 시답잖은 충고를 하다가 여러 번 낭패를 보고, 하루에 삼분지 이를 컴퓨터 앞에서 보내는 여자.
자신이 그려나가는 이야기인데도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을 어찌 다를 줄 몰라 오히려 자신이 질질 끌려 다니는 일상을 반복하고 있다.


출간작
<잔혹하게 때로는 달콤하게>
<발칙한 그들 1, 2>

이북
<잔혹하게 때로는 달콤하게>
<발칙한 그들 1, 2>

heefx@nate.com

박현희


20세기 어느 늦겨울에 태어남.
바람은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흥미진진한 글을 쓰는 것.
타닥타닥. 경쾌한 키보드 소릴 좋아하고, 오지랖 넓게 남의 사랑이야기에 귀 기울여 시답잖은 충고를 하다가 여러 번 낭패를 보고, 하루에 삼분지 이를 컴퓨터 앞에서 보내는 여자.
자신이 그려나가는 이야기인데도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을 어찌 다를 줄 몰라 오히려 자신이 질질 끌려 다니는 일상을 반복하고 있다.


출간작
<잔혹하게 때로는 달콤하게>
<발칙한 그들 1, 2>

이북
<잔혹하게 때로는 달콤하게>
<발칙한 그들 1, 2>

heefx@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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